금요일이지만 시프트근무인 나는 쉬는 날
고로 나에겐 휴일이다
마누라 휴일이라는데 자택근무 잘 하던 우리집 자기야
금요일은 회사 출근을 한단다
아니 해야 한단다 ..
자기 일부러 마누라 피하는거 아냐?
뭔 소리야?
왜 자택 근무 잘하다가 마누라 쉬는날 회사간대
아니 어쩌다 그렇게 된거지 무슨 ..
지난주도 내가 쉬는 날 출근했잖아
이번주도 그렇고 2주 연속이면 이건 우연이 아니야
내일 출근은 조금전 갑자기 결정된거야
알았어 알았어 마누라랑 같이 있기싫다는대 누가 말려 ..
아이 참 아니라니까 왜 그래
이 남자 나랑 20년을 살아도 가끔씩 내가 하는 농담을
진담인지 농담인지 못 알아 들을때가 있다
때론 놀려 먹기 재미있어서 좋다가도
가끔은 아니 나랑 20년을 살고도 마누라의 농담을 못 알아들어 ?
싶을때가 있어
그렇게 금요일 아침 자기야는 자차 출근
출근하는 자기야의 점심도시락을 만들고
출근하며 차 안에서 먹으라고 커피도 한잔 내려주고
핫샌드위치도 하나 구워주고 그렇게 자기야 출근을 시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이때 놀러를 갈수도 없고
친구를 만날수도 없고 하루가 길고도 길다
아침겸 점심으로 핫샌드를 구웠다
그리고 햇살 따뜻한 마당에 나가 나홀로 브런치
마당에서 보내는 나 홀로의 시간은 나에겐 힐링의 시간이다
내가 마당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때
항상 내 곁을 지키는 우리집 귀염둥이 모꼬짱
하.. 지... 만 ...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마당에서의 힐링의 시간이라곤 하지만
홀로 보내는 하루가 넘 길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모꼬짱이랑 산책겸
머위를 따러 보물창고인 반딧불 연못으로..
지난번 왔을때는 피지 않았던 물냉이의 꽃이 하얗게 피었다
물냉이는 아주 깨끗한 물에서 자란다고 하던가 ..
물이 너무나 깨끗한 반딧불 연못
오른쪽엔 물냉이가 왼쪽에는 원추리가 ..
하지만 오늘은 물냉이도 원추리도 아닌 머위가 목적이라
천지에 널린 물냉이도 원추리고
그리고 풀 밭속에 가득 숨어있는 미나리까지도 패스
자연산 머위를 따왔다
잎은 따서 버리고 줄기만 가져 왔다
그리고 껍질 벗기기 ..
코로나 때문에 무료하게 보내는 휴일
시간보내기 딱이다 싶어 시작한 머위 줄기 껍질 벗기기가
말 처럼 그리 간단치가 않았다
웅크리고 앉아 한참을 껍질을 벗기다 보니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저리고
내가 휴일날 왜 이러고 있지 싶었다는 ..
껍질을 벗긴 머위 줄기를 물에 한시간 정도 담궈 뒀다가
일본식 장아찌인 머위 쯔꾸다니를 만들었다
한동안 우리집에서 매 끼니마다 대활약을 할 밑반찬이다
전날 저녁 농담으로 왜 마누라 쉬는날 골라서 출근을 하냐고 했던
마누라 말이 아무리 농담이라곤 하지만
맘에 걸렸나 보다
갑자기 사장이 출근을 하라면 어쩔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마누라 쉬는 날은 자택 근무를 하겠다고 한다
아니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데 ..
당신 마누라는 쉬는 날에 집에 있어도 할 일도 많은데
마당에 풀도 뽑아야하고
보물창고인 반딧불 연못에가서 나물도 뜯어 와야하고
나도 나름 바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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