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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이 보다 더 좋을순 없다 !한국 언니와 함께 한 분식의 날

by 동경 미짱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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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9개월만의 만남이었다 

일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언니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국에서 내가 갓 스물이 되면서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이니 이 선배와의 인연도 

근 삼십년이 다 되어 간다 

무슨 운명이 그리도 질긴지 일본까지 이어진 선배와의 인연 

내가 참 좋아하는 선배다

뭐가 그리 바쁜지 같은 일본에 살면서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각자 가정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으니 ...

그래도 적어도 두, 세달에 한번은 만나 회포를  풀었었는데 

이번엔 작년 11월에 마지막으로 만났고 곧 연말이라 바쁘니 

 해가 바뀌면 보자고 했는데 

해가 바뀌고 나서는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하다 

이러다 얼굴 잊어 버리겠다며 코로나가 더 심각해지기전에 

만나자고 해서 이뤄진 오늘의 만남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서 아침 일찍 만났다 

 장소는 우리집 ! 


9개월만에 만나도 엊그제 만나듯 친근한 선배 


 언니 어째 항상 그대로야

머리카락만 달라져 . 흰머리가 느는거 있지 ㅋㅋ

 언니 뭐 먹고 싶은거 있어?

뭐든 말만해 

 아니 아무거나 괜찮아 

수다가 메인인데 뭘 먹어도 상관없어 


여기서 내가 뭐든 말만해 라고 한건 뭐든 만들어 주겠다가 아니라

뭐든 말만 하면 식당으로 데려 가겠다는 뜻 임 

 ㅎㅎ


그래서 내린 결론 

넘 오래간만에 만나 밀린 이야깃 거리가 산처럼 쌓였으니 

식당 오고가며 시간 낭비말고 

집에서 간단하게 분식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라면 사리 넣고 만든 라뽁이 



울 집 근처 마트에서 살수 있는 한국 냉동 식품인 

김말이 튀김이랑 한국김치 만두 

김말이랑 김치 만두는 에어 프라이어로 돌려주는 센스 

결론은  에어 프라이어가 열일하고 

난 라뽁이만 만들었다는 ..

최대한 요리하는 시간도 줄이고 우리의 목적은 

오직 수다 ! 




일본에서 먹는 한국 분식은 뭐든 맛있다 

오래간만에 만났으니 처음엔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한국에서 10년을 이어온 인연인데다가 

일본에 와 20년 가까이 이어온 인연이라 

서로 식구들 안무 묻는건 너무 자연스럽다 

한국 가족관계와 사정 

일본에서의 가족 관계와  사정을 속속히 알고 있는 

말 그대로 절친중의 절친이라  가능한 대화들이다 


분식을 대하다보니 자연스레 20년전 한국에서의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었다 


 언니 난 한국에서 왜 숙대앞에 포장 마차에서 파는 

매콤한 떡코치가 그렇게 생각이 나 

 난 숙대 밑으로 내려 가다보면 은행 근처에 풀빵집 

그 풀빵이 기억나 

그리고 그 커피숍 이름이 뭐였지?

아  이제는 이름이 기억도 안 나네 

아! 골목길 쭉 올라가다 보면 있는 해물탕집에서 먹던 알탕 

그게 그렇게 생각이 나네 

 왜 숙대 앞에 영화관 맞은편에 KFC 에서 

눈 내리던  추운 겨울날 2층 창가에 같이 앉아 있었던 거 기억나?

 진짜 별걸 다 기억하네

그니까 .. 요즘엔 그 별개 다 기억이 나는게 

내가 나이 드나 보다 싶다니까 ㅋㅋㅋ

 미짱은 그때랑 진짜 하나도 안 변했어 

그대로야 

 내가 그런가 봐 

초등학교때 날 본 사람도 그때랑 똑 같다고 그래 

초등학교때부터 노안이었나 봐  ㅋㅋ


일본에서 한국에서의 과거 추억을 함께 이야기 하고 

공감할수 있는 선배가 가까이 살고 있다는게 

이래서 좋다 


보통 일본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한국 언니들을 만나면 

이야기의 주제가 한정적이다 

그냥 그런 시시콜콜한 일상의 수다가 대부분이지만 

이 선배를 만나면 이야기의 주제다 참 다양하다 

한국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에게 말 하고 싶지 않은 가족 이야기도 할수 있고

내가 잘 하지 않는  경치, 경제, 종교, 사회 비판 ...

서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도 부담이 없다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정치를 뭘 얼마나 안다고 

주어들은 어줍잖은 상식으로 오늘은 주제 넘게도 

 정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오래간만에 이런 깊은 이야기를 할수 있어서 좋았다 


언니 맛있는 집에 데려 갔어야 했는데 

여기까지 오라고 하고선 이렇게 분식으로 때워서 미안하네  

 무슨 소리야 .진짜 분식 오래간만에 먹었어 

아무래도 어머니랑 애들 때문에 집에서 이런거 잘 못 먹거든 

해봐야 겨우 부침개지 뭐


아침 9시에 만나 4시까지 여섯시간을 함께 했는데도 

여섯시간이 왜 이렇게 짧은지 ..


 담번엔 미짱이 우리집 쪽으로 와 

 그래 언니 코로나  더 심해지기 전에 빠른 시일내 보자 


그리고 시어머니랑 아이들 저녁 준비를 해야 하니 

빨리 가야겠다고 서두르는 언니에게 

얼마전 담근 깻잎 김치를 절반 뚝 ! 

언니에게 건넸다 

줄게 겨우 깻잎  김치 밖에 없어서 아쉽다

이 언니가 그렇다 

나에겐 뭐든 다 줘도 절대 아깝단 생각이 안 드는 그런 언니다 

일본에서 한국 분식을 먹으며 

20년전 한국에서의 추억을 함께 공유 할수 있는 언니 ...

조만간 다시 보자 

여섯 시간 수다를 떨어도 다 못하고 남겨 둔 수다를 떨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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