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아들이 떡복이가 먹고 싶단다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보니 먹고 싶다고 한다고 해도
재료가 늘 준비 되어 있지 않아서 마트에 가야 하기 때문에
그날 바로 만들지는 않는편이다
대충 2, 3일안에는 만들어 주지만 ....
하지만 아들이 떡볶이 먹고 싶다는 말을 하자마자 당장 만들었다
오래간만에 나도 떡볶이가 먹고 싶었던게
제일 큰 이유고
마침 얼마전에 사둔 떡볶이 떡이 있었으니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되었고
떡만 있으면야 냉장고 뒤지면 대충 떡볶이 정도는 만들수 있으니까
내가 사는 곳은 일본이다 보니 예전에는 떡볶이가 먹고 싶어도
떡볶이 떡이 없어서 만들어 먹지 못했었다
그래도 정말 먹고 싶다면
왕복 1시간 30분을 투자해서 한인마트까지 가는 수고가 필요한
아주 귀한 떡볶이 떡이었는데
이젠 울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마트에 떡볶이 떡을 팔고 있다
대충 다른 음식들은 한국과 똑 같은 재료가 없어도
대체재료로 만드는게 가능한데 이 떡볶이 만큼은 대체가 안되었다
일본의 떡은 죄다 찹쌀로 만들기 때문에
일본떡으로는 끓여야 하는 떡볶이로는 절대 대체가 안된다
지금은 동네마트에서
쉽사리 떡볶이 떡을 구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히로랑 둘이서 배불리 먹기 위해 라면을 넣고
라볶이를 만들었다
양배추 듬뿍 한국의 납작 오뎅은 없지만
오뎅 정도야 일본 오뎅으로 대체가 가능하고
라뽁이에 들어갈것 같지않는 고구마도 넣고
이것 저것 넣다보니 양이 점점 많아 졌다
냉장고 뒤지다 보니 만두가 있길래
만두는 노릇노릇하게 튀겨야 제 맛이긴 하지만
후라이팬에 기름 조금만 두르고 가볍게 구워 주었다
히로랑 둘이서 저녁 대신으로
이것 저것 닥치는대로 넣고 만든 라볶이와 군 만두 완성
오래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아마도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먹기 시작한 떡뽁이
수많은 떡볶이중에서
떡볶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고 제일 기억에 남는게
예전에 내가 일본에 오기전 20년전 서울에 살때
용산 국제빌딩옆에 작은 포장마차에서
사먹던 국물이 많았던 떡볶이가 제일 기억에 난다
그 포장마차는 김치 부침개도 함께 팔았었는데
떡뽁이 국물에 김치 부침개를 찍어 먹으면
세상 그 보다 맛있는게 없었는데 ...
간식으로 정말로 많이 사다 먹었었는데 ....
20년이 지났지만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은 김치부침개 대신 구운 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었다
요즘 내가 나이가 드는구나라고 느껴질때는
잊고 지냈던 아주 오래전 기억할 필요가 없는
아주 사소한것들이 생생하게 떠오를 때다
내가 참 별걸 다 기억하는구나 싶을 정도의 사소한 것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생각이 나고
그런 사소한 것들에 " 그때는 그랬지.." 하며
내 얼굴에 살짝 미소가 떠 오를때이다
이런걸 추억이라고 하나 보다
오늘 아들과 함께 먹은 떡볶이는
추억을 떠 올리며 먹어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국제빌딩옆 포장마차의 떡볶이와 김치 부침개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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