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
가을 하면 딱 떠오르는게 운동회 !
나의 초등시절 운동회 하면 떠 오르는것
김밥은 기본이고 삶은 밤 , 삶은 땅콩 , 그리고 박카스
울 집은 운동회때 이 4가지는 필수 품목중 하나였다
삶은 밤은 반으로 뚝 잘라 작은 스픈으로 떠 먹었고
평소에 애들은 마시면 안 된다며 안 주시던 박카스도
운동회때는 마시고 힘내서 잘 뛰어라고 울 할머니가 한병씩
챙겨 주셔서 박카스를 마실수 있었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이니 도대체 몇년전인지
강산이 몇번이 변했는지 가물 가물 하지만
그때 마셨던 그 박카스맛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삶은 땅콩은 한국에서도 먹는 지역과 먹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데
내 고향에선 소금넣고 삶은 땅콩을 즐겨 먹었었다
일본에 와서 살면서 못 먹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삶은 땅콩이다
일본은 죄다 볶은 땅콩밖에 팔지 않아서 생땅콩을
구경을 할수가 없다
물론 간혹 교외나 지방에 가면 생땅콩을 팔기는 한다는데
울 동네 마트에서 생땅콩을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못 먹으니 더 먹고 싶은게 사람의 심리인지라
요즘 한창 땅콩이 제철이라 생각하니
삶은 땅콩이 무지하게 먹고 싶어진다
며칠전 회사 동료 미치꼬상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내가 미치꼬상에게
삶은 땅콩 먹어 본 적 있냐고 ?
난 삶은 땅콩을 넘 좋아하는데
일본은 생땅콩을 안 팔아서 먹을수가 없다는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울 동네는 어쩌다 한번씩 파는거 본 것 같은데 ..
정말 ? 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진짜 볶은거 아니고 생땅콩 맞아?
미치꼬상은 울 집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다른 시에 살고 있다
미치꼬상이랑 생땅콩 이야기를 나누며
왜 울 동네는 생땅콩을 안 파냐고 꿍시렁 꿍시렁 거렸었다
그리곤 그런 대화를 나눈것 조차 잊어버렸는데
오늘 집에 있는에 미치꼬상에게서 라인이 왔다
나에게 전해 줄게 있으니 근무 마치고 울 집에 잠깐 들리겠다고...
지금 난 유급휴가 소화를 위해 3일째 회사를 쉬고 있다
월요일이면 회사에서 만날텐데 일부러 우리집으로 온다니
도대체 뭘 줄게 있다는건지
미치꼬상이 근무후 우리집까지 들고 온 건
다름 아닌 내가 너무 사고 싶다고 했던 생땅콩이다
어머 진짜 생땅콩 파네
일부러 사 온거야 ? 넘 고맙잖아
얼마야?
아니 돈은 괜찮아
아니야 사다 준것만 해도 넘 고마운데
그리고 꽤 비샀을것 같은데..
미짱한테 내가 김치 얻어 먹는게 얼만데
돈은 괜찮아
그럼 하나만 사 오지 3개씩이나 사 오고 그래
미안하게시리 ..
미짱이 좋아하잖아
또 언제 팔지도 모르니까 있을때 사야지
꽤 알이 굵고 실한 넘 반가운 생땅콩
소금 한스픈 넣고 푹 삶았다
넘 반갑고 넘 좋다
나에게 삶은 땅콩은 어릴적 추억의 먹거리다
그것도 가을 소풍 가을, 운동회같은 좋은 기억과 함꼐 하는
추억의 먹거리 ...
운동회때면 항상 할머니가 내 운동회를 보러 오셨었다
삶은 밤, 삶은 땅콩하면 내가 좋아했던 울 할머니가 생각나는 먹거리다
오늘은 너무 너무 기분 좋은날 !
오늘은 너무 먹고 싶었던
내가 좋아하는 추억의 먹거리인 삶은 땅콩을 먹어서 기분이 좋고
일부러 나를 위해 우리집까지 생땅콩을 사 들고 온
직장 동료 미치꼬상 마음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그냥 흘러 들어도 될 별 의미 없는 수다를
잊지 않고 마트에서 생땅콩을 보고 내 생각해서
일부러 사 들고 온 미치꼬상 맘이 넘 고맙다
오늘은 기분좋은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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