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는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부엌에서 칼질을 자주 하고 있다
뭔 말인가 하니 요즘 히로의 취미가 요리가 되었다는 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워킹맘으로 바쁜 엄마에게 만들어 달라 요구하는 대신
이것저것 자기가 먹고 싶은 것들을 본인이 스스로 만들고 있다
다행히 요리 센스없는 아빠를 닮지 않아서 곧 잘 만든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어떤 것들은 주부 경력 20년이 넘는 엄마보다 훨씬 더 잘 만든다
마파두부나 오무라이스 볶음밥이랑 스파게티는
내가 만든것 보다 맛이 훨씬 더 좋다
지난번 크리스마스 시즌 때 2주간에 걸쳐 야근을 하면서 바쁘고 지친
엄마를 대신해 곧잘 밥을 해 먹곤 해서 히로 덕을 많이 보았다
어저께 히로에게서 라인이 왔었다
돈지루를 만들려고 하니까 필요한 재료를
사다 달라는 내용이었다
히로가 곧잘 만드는 음식은 주로 중화나 아니면 양식인데
요즘은 일본 음식도 곧잘 만든다
돈지루는 돼지고기와 연근 , 무우, 우엉, 곤약같은
각종 뿌리채소를 넣고 된장으로 맛을 낸
일본의 대표적인 가정 요리다
보통 일본인들 사이에선 돈지루하면 엄마의 손 맛!
뭐 그런 이미지가 떠 오른다고 한다
히로가 사다 달라고 한 양을 보면 돼지고기 280그람
당근 100그람 무 200 그람 등 4인분 정도의 적은 양 이었는데
장을 보다보면 100그람 200그람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보니
무 하나, 당근 한 봉지 그렇게 장을 봐 왔는데
세상에나 무 하나를 다 썰아 놓고
당근도 2개를 다 썰고 곤약은 다른 요리에도 필요하다 싶어서
250그람짜리 2개를 샀는데 세상에나 이걸 다 썰어 놓았다
돼지고기는 돼지 볶음 할때 쓸려고 냉동실에 넣어둔 꽤 큰 덩어리 하나를 해동 해 두었고
도대체 얼마나 많이 만들려는 건지
우엉을 기름에 볶고
돼지 고기를 넣고 볶고
나머지 뿌리채소들 당근, 무, 우무까지 다 볶아 내고
된장을 풀어 끓인 히로 표 돈지루
양이 엄청 무지 많아서 히로에게 얼마나 많은 재료를 넣고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위에서 언급 한대로 무 하나
당근 두 개 , 곤약 2 봉지 (500그람)
꽤 많은 양의 돼지고기에를 넣다 보니 건더기 양이 너무 많아서
국물 양을 조절하며 넣다 보니 물을 자그마치 5리터나 들어갔다고 한다
달랑 세 식구의 가정집에서 물 양만 5리터라고 ???
만들다 보니 냄비가 작아서 큰 냄비로 바꿨고
그래도 작아서 다시 한번 더 큰 냄비로 바꿔가면 만들었다는
엄청난 양의 돈지루
건더기 듬뿍 든 돈지루
일본 된장이 달짝 지근해서인지 아니면 채소에서 단맛이 우러나와서인지
짜지 않고 달짝지근 맛은 있었지만 양이 많아도 너무 많다
히로에게 많아도 너무 많다고 했더니
원래 돈지루는 다음날 먹으면 맛이 채소에 베여서 더 맛있으니까
많이 만들기도 했고 건더기에 맞추다 보니 점점 많아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렇지 좀 과하다
나 역시 맏며느리인 울 친정 엄마 닮아서 손이 꽤 큰 편이다
뭐든 만들면 넉넉히 만들고 좀 많다 싶음 친한 이웃사촌들에게
그리고 친한 직장 동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하면 되니까 머든 많이 만드는 편이긴 하다
히로도 나 닮았나 보다
손이 꽤 크다
맏 며느리인 손이 큰 친정 엄마 닮아 손 큰 나
그런 손 큰 날 닮아 손 큰 아들 녀석 ㅎㅎㅎ
손 큰 아들 녀석 덕분에 며칠간 국거리 걱정 안 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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