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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야근하고 온 엄마를 위해 아들이 차려준 밥상

by 동경 미짱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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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킹맘은 많이 꽤 많이 바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야근이란 걸 해 봤다 

야근하고 오는 엄마를 위해 하나뿐인 아들녀석 히로가 

가끔 엄마의 밥을 챙겨 주었다 

간혹 식욕이 없을때도  아들 녀석의 정성을 생각해서 먹는 날도 있었다 

분명 먹을 맘이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히로가 차려준 밥상은 

막상 한입을 먹기 시작하면 식욕이 막 돋는다 

히로의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기특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맛있다 

 

 

어느날은 마파두부를 만들어 주었다

아들 녀석이 차리는 밥상이기에 테이블 코디라거나 

영양 발란스 같은 건 기대를 하면 안 된다 

마파두부에 밥 

그 이상 뭘 바래?

그런데 엄마를 뭔 돼지로 아는지  밥을 얼마나 눌러 담았는지

내가 좀 잘 먹는 편이긴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아서 

결국 고봉밥의 절반은 다시 히로의 그릇으로 ...

 

커다란 냄비에 한가득 만들어서 저녁에 퇴근하고 온 아빠도 먹었는데 

아빠의 마파두부에 대한 맛 평 

"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맛있어 "

아빠가 히로를 칭찬하기 위한 과장된 말이 아니라 진짜 가게에서 파는것 보다 

더 맛있었다 

 

 

어느 날 히로가  야근하고 퇴근하고 엄마를 위해 만들어준

까르보나라 

까르포나라는 수많은 스파게티 종류 중 히로가 제일 좋아하는 스파게티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스파게티이다 보니 

곧 잘 만드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또한 예외는 없다 

샐러드도 없이 수프도 없이 

남자답게 까르보나라 한접시만 떡 하니 내 놓았다 

그럼 어때 맛있으면 그만이지 

히로가 만든 까르포나라 또한 진짜 진짜 맛있다 

 

 

 

어느 날은 야근하고 퇴근하고 온 엄마를 위해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주었다

히로가 최근 제일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요리가 오므라이스다 

속을 촉촉하니 최고의 오므라이스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만들고 있다 

나는 히로가 만든 오므라이스가 맛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히로는 계란을 칼로 잘랐을 때 주르륵 흘러내리는  그  식감을 내고 싶어 한다 

히로 스스로는 아직은  80% 라서 20%가 부족하다는 오므라이스 

 

 지금 회사에 15년을 근무했지만 야근은 이번 크리스마스 때 처음으로 했다

2주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야근을 하면서

야근을 하는 다른 동료들은  입맛도 없고 피곤해서  집에 가자마자 잠자느라 

잘 먹지를 못해서 살이 빠졌다고 하는데 나는 히로 덕분에 오히려 살이 쪘다 

야근하고 집에 와서 히로가 차려준 아침을 배불리 먹고 

그대로 잠자리에..

그러니 안 찔래야 안 찔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야근하고 오는 엄마를 위해 밥을 차려준 아들 녀석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너 때문에 엄마 살쪘다고 불평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ㅠㅠㅠ

아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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