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가 차린 이상하고 휼륭한 크리스마스 만찬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

그게 뭐 ???

크리스마스 이브거나 말거나 나는  당연히 근무 

그것도 야근이다 

야근에다가 3시간 잔업까지 하고 지칠대로 지쳐 

집에 오자마자 이불속으로 ..

그리고 깊은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깜깜하다 

요즘은  해가 빨리 져서 5시만 되어도 깜깜하다 

25일 크리스마스날 야근  출근을 위해 일어났다 

그나마 피곤함에 깊은 단잠을 잘 수 있었음이 다행스럽다 

다시 야근 출근을 위해 일어났더니 

우리집 두 남자가 저녁 밥을 준비 해 두었다 

야근 때문에  나를 위해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우리집 두  남자가 

 준비해  둔 크리스마스 이브의 만찬 

히로가 만든 복음밥 

내가 며칠전 히로가  돼지고기로 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단 말을 듣고 

어떤 볶음밥이었나 궁금해 물어 보았더니 

엄마가 볶음밥이 먹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지 볶음밥을 만들어 두었다 

밥알이 뭉쳐 있지 않고 한알 한알이 따로 따로 

물기없이 잘 볶아진 볶음밥이었다 

볶음밥과 함께 생뚱맞게 닭튀김이 ...

 히로가 볶음밥 할 동안  우리집 자기가 만든 데바사끼

데바사끼라 ...

보기에 아주 아주 맛있어 보이는 이 데바사끼의 비쥬얼만 보면 

우리집 자기야도 엄청무지 요리를 잘 하는것 것처럼 보일것 같아서 

여기서 데바사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연해야 할까보다 

데바사끼는 일본 나고야에서 유명한 요리 아니 먹거리다 

일본 사람치고 나고야의 데바사끼를 모른다면 그건 간첩이다 

일본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데바사끼는 닭날개 튀김인데 

맛은 한국 양념간장이랑 거의 비슷하다 

겉은 잘 튀져져서 바삭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가득 

달짝 지근한 간장 양념에 

후추가 살짝 가미된  정말 맛있는 데바사끼 

저렇게 손이 많이 가는 데바사끼를 우리집 자기야가 만들수 있냐고?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맘때면  나고야에 사시는 시어머니가 가끔 

냉동 데바사끼를 보내 오신다 

냉동 데바사끼를 잘 튀겨 따로 포장 되어있는 

간장 소스랑 깨, 그리고 후추를 (이것 모두 양념으로 들어있다)넣고 

잘 섞어주면 진짜 맛있는 데바사끼가 되는 간단 냉동 식품이다 

그럼 우리집 자기야가 이 데바사끼를  기름에 튀겼냐고?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시어머님이 몇개를 보내 주셨길래 지난번 내가 한번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귀찮게 기름에 튀기는 게 아니라 간단하게 

에어프라이에 돌려주고 양념을 묻혀주었더니 진짜 맛있었다 

그때 튀기지 않고 에어프라이에  돌렸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우리집 자기야도 에어프라이에 돌려 주었다고 한다 

 어쨌든 크리스마스이브인데 닭고기는 있어야 할것 같아서 

데바사끼로 대신했어 

그리고 히로가 만들었다는 식빵으로 만든 과일 케이크 

어째 비쥬얼이 영 그렇다

크림이 많이 녹아 내린듯한 이상한 식빵 케이크 

히로의 실력으론 영 납득이 가지 않는 케이크 

사연을 들어보니 이렇다 

평소라면 직접 생크림을 사다가 설탕 넣고 핸드믹스로 

멋지게 생크림을 만들어 내는 히로인데 

이날은 생각지도 않다가  아무 준비없이 갑자기 만들게 되어서 

마트에서 이걸 사 왔다고 한다 

간단히 쭉 눌러 주기만 하면 크림이 나오는 스프레이식 크림 

근데 이게 쭈욱 짤때는 크림이었는데 발라 주다보니 

녹아 내리더란다 

 역시 크림은 직접 사다가 만들었어야 했나 봐 

완전 실패야 ㅠㅠㅠㅠ

식빵 8장으로 두 개의  조금 비쥬얼은 그렇고 그런 

과일 식빵 케이크

이렇게 세가지 메뉴가 우리집 두 남자가 만든 

크리스마스 저녁 만찬 메뉴이다 

비쥬얼은 그렇고 그렇지만  녹아 내리긴 했지만 

달달한 크림이 발라져있고 또 과일이 듬뿍 들어서인지 

맛은 괜찮았다 

딸기랑 바나나랑 키위를 넣고 만들었다 

딸기랑 바나나라 키위는 다 냉장고에 들어 있던 과일인데 

히로가 과일 케이크를 만들려고 만든게 아니라

냉장고에 이런 과일이 들어 있는걸 보고 

스프레이식 크림이랑 식빵을 사다가 만들었다고 한다 

뭐 이상하리만큼   엉망인 조합이긴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우리집 두 남자가 만들어준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 만찬은 만족스러웠다 

우리집 자기야는 데바사끼(닭 튀김)이 맥주를 부른다며 

맥주 한병을  꺼내 왔다 

데바사끼는 일본 이자카야의 대표적 메뉴중 하나이다 

난 이 만찬을 즐긴후 다시 출근인지라 자기야가 마시는 맥주를 

눈으로만 즐겼다

어차피 술을 즐기지 않는 나지만 

이런 날 이런 메뉴라면 맥주 한모금 딱 마시고 싶었지만 

맥주 딱 한모금도 음주는 음주니까 

음주 근무는 금지 ㅋㅋ

우리집 두 남자가 야근 때문에 바쁜 나를 생각해서 

직접 차려낸 이상한 조합의 저녁 만찬! 

이상한 조합이긴 했지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가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