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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오늘은 아들자랑하는 팔불출이 될렵니다

by 동경 미짱 2021.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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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근무를 하다가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면 떠 오르는 생각

' 오늘 저녁엔 뭘 만들지....."

매일매일 먹는 밥인데 왜 매일 매일 고민이 되는지 말입니다 ㅠㅠ

요즘 우리 집 자기야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를 마치고 회사로 정상 출근을 하고 있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1층 거실엔 아무도 없고 모꼬짱만이 꼬리가 떨어져 나가도록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엄마가 돌아와도 내다도 안 보는 걸 보니 아마도 히로는 2층 자기 방에서 영상 수업을 듣고 있나 보다 

 

 

 

 

그런데 테이블 위에 빨래가 곱게 개어져 있다 

히로가 빨래를 개어 두었나 보다

사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세탁기를 돌려 두고 빨래를 널 시간이 없어서 

히로에게 빨래를  다 되면 널어 달라 부탁을 하고 출근을 했었다 

아침에 빨래를 널고는 부탁하지도 않았던 빨래 개기까지 해 둔 이쁜 울 아들

근데 히로의 빨래 개기는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내가 집에 있을 때도  내가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부탁하지 않아도 히로는  스스로 빨래를 곧잘 개곤 한다

히로는 아들 녀석 치고는 집안일을 참 많이 돕는 아이다

아마도 아빠가 집안일을 하는 걸 보며 자연스레 배운 것 같다 

자랑을 하자면 결혼 22년 동안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화장실 청소와 욕실 청소를 해 본 적이 없다

우리 집에선 화장실과 욕실은 남자들의 일이다 

결혼 후 줄곧 자가야가 해 오던 일을 히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쯤부터는 

아빠가 아들녀석에서 청소법을 가르쳤고 그 후론 줄곧 

우리 집 두 남자가 교대로 화장실과  욕실 청소를 하고 있다  어떨땐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청소 당번을 정하기도 하고 두 남자끼리 나름 재미나게 청소를 하고 있다

빨래 개기도 그렇다 

 우리집 자기야는 주말에는 내가 부엌에서 밥을 하고 있으면 자기는 빨래를 개곤 한다 

그런 아빠를 보고 자라서인지 히로도 내가 밥을 하고 있으면 히로는 당연하다는 듯 

빨래를  개곤 한다 

평소에도 잘하는 빨래 개기를 왜 내가 오늘은 자랑을 하냐 하면 

쉬는 날이면 모를까 출근해 근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왔을 때

이렇게  빨래가 개어져 있으면 너무너무 좋다.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거실 의자에 앉아서 또다시 저녁에 뭘 만들까 고민하고 있는데 

수업이 끝났는지 히로가 1층 거실로 내려왔다 

: 히로에 저녁에 뭐 먹고 싶어? 뭐 만들까?

히로 : 아무거나 괜찮아 

: 또 아무꺼나래 ... 근데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 

히로 : 엄마 피곤하면 오늘 내가 만들까?

: 진짜? 만들어 주면 나는 좋지만..

 

 

 

히로가 저녁을 만들었다 

따로 장을 보지 않고 냉장고 뒤져서 있는 재료로 만든 해물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나는 일을 하는 여자인지라 매일매일 장을 볼 수가 없어서 

쉬는 날 이것저것 장을 많이 봐서 냉장고를 채워 두는 편이다 

히로는 냉장고를 뒤져 있는 재료로 만드는 좋은 재주를 가졌다 

근데 있는 재료로  그렇게 만들어도 맛있다 

대학이 가는 게 아니라 요리 학교에 갔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히로는 어디까지나 

요리는 취미라고...

 

 

 

 

히로꺼랑 내 것 그렇게 두 접시의 스파게티

 수프도 없고 샐러드도 없고 스파게티만 한 접시 달랑 놓여 있지만 

내겐 그 어떤 저녁 밥상보다  만족스럽다 

 

히로 :  아빠 꺼 소스 남겨 뒀으니까 면만 삶으면 돼

 

우리 집 자기야 저녁은 생각도 못했는데 짜식 아빠 꺼 까지 남겨 두는 센스 

아이고 이쁜 울 아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빨래도 개어 주는 아들

심지어는 엄마가 피곤하다 하니 저녁까지 만들어 대령해 주는 아들 녀석 

오늘따라 엄청나게 이쁘다 

오늘은 난 기꺼이 아들 자랑하는 팔불출이 되련다 

내일은 히로가 아르바이트가 있는 날이다 

낮에는 인터넷 수업이 있어서 저녁 시간 4시간 아르바이트가 있다 

오늘은 아들 녀석에게 저녁을 잘 얻어먹었으니 내일은 내가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아르바이트하고 오는 아들 녀석 먹여야지 

근데 내일은 뭘 만들지??

또 메뉴 고민하는 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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