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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아들이 파티쉐 엄마에게 선물한 생일 케이크

by 동경 미짱 202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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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날 저녁  히로가 저녁에 

 엄마 오늘은 몇시에 운동 갈거야?

 오늘은 안 갈꺼야

 왜 안가?

 아빠가 오늘은 늦을거라서 안 간대

그래서 나도 오늘은 안 갈래 

 그래도 가야지 

 어제도 갔고 내일도 갈꺼야 

오늘은 아빠도 안 간다고 하고  엄마도 가기 싫어


항상 저녁을 먹고 7시쯤 휘트니 센타에 운동을 가는데 

그날은 가기가 싫었다 

그런데 히로가  내가 운동 안간다고 눈치를 팍팍 준다 

운동 가거나 말거나 내 맘이지 왜 저런다냐 ...


나는 한눈치 하는 사람이라 자부를 했는데 히로가 왜 그날따라 

운동 가라고 하는지  전혀 눈치를  못챘다 

그냥 히로가 엄마가 운동 안가고 농땡이 친다고 잔소리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 생일날인 25일 언제나처럼 7시쯤 집을 나섰다 

휘트니센타에서 퇴근하는 자기와 합류 

운동을  하고 집에 온 시간이 10시가 조금 넘었다 

집에 오니까 히로가 " 엄마 생일 축하해 " 하면서 

짜잔 하고 들고 나오는게 있었으니 



바로  엄마의 생일케이크이다 

파티쉐 엄마에게 아들이 직접 만든  생일 케이크

 


사실은 생일 전날인 어제 저녁에 생일 케이크를 만들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운동을 안 가니 만들수가 없었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 왜 엄마 오늘 운동 안가냐고  운동 가라고 "

잔소리를 한게  그래서 였던 거였다 

나름 나 자신이 한눈치 하는 여자라 생각했는데 

어제 저녁엔 정말로 눈치를 못챘었다 

휘트니 센타에 등록을 하고선 열심히 안다닌다고 

잔소리 하는줄 알았었다 


그리고 생일날 미리 아빠에게 연락을 해서 

오늘은  무순일이 있어도 엄마랑 운동 꼭 가라고 

자기들 끼리 입을 맞추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는 동안도 아빠랑 라인을 주고 받으며 

"몇시에 오냐고 아직 다 만들지 못했으니 

30분정도 더 시간 끌어라" 등등 

우리집 두 남자가 나 모르게 007작전을 펼쳤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한 눈치 한다고 생각한 나는 정말로 

전혀 낌새를 느끼지 못했었다 


히로 말에 의하면 이 케이크는 한국 생일 케이크라고한다 

일본에서 케이크 만드는 일을 하는 나로썬 금시초문 


  생일 케이크면 생일 케이크지 한국 생일 케이크는 또 뭐야?

이게 왜 한국 생일 케이크야?

 인터넷으로 생일 케이크라고 검색을 하면 이게 

한국 생일 케이크로 나와 

그래서 일부로 이 케이크로 만든거야 


그래서 나도 검색을 해 봤다 

일본어로 誕生日케이크가 아닌  한국 발음인 

생일 センイル(생일) 케이크 검색을 하니 

한국발 생일 케이크, 한국풍 생일케이크라며 나온다 



한국의 생일 케이크는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일본에서는 그다지 볼수 없는 칼라풀한게 특징이란다 

한국풍 생이케이크를 주문할수 있는 싸이트도 있었다 


엄마가 한국 사람이니까 특별히 한국 생일 케이크를 검색해서 

만들었다는 아들녀석이 대견스럽다 


재작년까지는 아빠 생일이나 엄마 생일때 선물을 하던 히로가 

작년부터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선물은 뭘 사야할지 고민이고 

고민해서 사도 아빠가 엄마가 맘에 드어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선물이 아닌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게 더 좋을것 같다는게 히로의 생각이다 

아빠 생일날 아들이 만든 생일 케이크

https://michan1027.tistory.com/1394



그나저나 대단하다 울 아들 녀석 

 케이크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엄마지만 

집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건 고작 1년에 많아야 서너번이다 

엄마가 집에서 케이크를 만드는걸 많이 보지도 않았는데도 

이렇게 멋지게 만들수 있다니 ..



히로가 만든 한국의 생일 케이크는 버터 크림이었다

일본은 버터 크림 케이크는 인기도 없을 뿐더라 

인기가 없으니  잘 만들지도 않는다 

대부분이 생크림이다 


 히로는  지금까지 버터크림을 먹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만들어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버터크림 만드는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지난번 아빠 생일때 만든 무스케이크 훨씬 쉬웠다고 한다

게다가 재료비도 훨씬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긴 무염 버터가 비싸긴 비싸니까 ..

이런 재료를 싸러 다니는게 좀 부끄러웠다고 한다 

하긴 사내 녀석이 저런걸 고르고 있을려니 

쑥쓰럽긴 했겠다 싶다 

그래도 엄마 생일이니까 한국 생일 케이크로 만드는게 

좋을것 같아서 만들었다는 아들 녀석 

한번 만들었으니 다음부터는 버터크림  케이크는 안 만들겠다고 한다


버터 크림 케이크를 처음 만든것 치곤 너무 이쁘게 

잘 만들어서 

그리고 엄마 생일날 한국 생일 케이크를 만들려고 

생각했다는 그 자체가 이뻐서 칭찬 많이 많이 해주었다 '


히로 말대로 그냥 대충 물건으로 골라 선물하는 생일 선물보다 

직접 만든 케이크를 받으니 더 좋고 감동적이다 

사실 이런게  맘에 없으면 절대 할수 없는 일이니까 

그냥 대충  선물 하나 사고 때울수 있는데 

시간과 정성과 그리고 아들 녀석의 따뜻한 맘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매일 매일 케이크 속에 파묻혀 사는 파티쉐 엄마이지만  

아들 녀석이 직접 만들어 준 생일 케이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세상에서 제일 이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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