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고 한참 근무를 하다 휴식시간
우리 집 자기야에게서 라인이 와 있었다
갑자기 증명사진 비슷한걸 여러 장 보내 놓고선
나에게 어떤 사진이 제일 좋으냐고 묻는다
아니 이 아저씨가 왕자병에라도 걸렸나
갑자기 웬 사진을 이리 찍고 난리래 ..
평소에 사진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찍을 일이 잘 없어서인지
이렇게 자세히 우리 집 자기야 얼굴 들여다보는 일도 잘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실물과 사진과의 차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런 사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참고로 우리집 자기야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호감가는 스타일 이라 주장해 본다 ㅋㅋ
우리 집 자기야 사진을 오래간만에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아!... 이 남자도 이제 많이 늙었구나
나이 든 태가 확 나네..."라는 느낌
내가 이 남자를 처음 만난 게 이 남자가 24살 때였나 보다
(일본은 만 나이로 하니까 당연 만 나이 )
그 후 결혼이란 걸 하고 20년 넘게 살았으니 나이가 드는 게 당연한데도
이렇게 사진으로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니 세월의 흔적이 확 느껴진다
특히나 한여름 뙤약볕에도 포기를 못하는 테니스 때문에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주름도 확 깊어진 것 같다
최근 오른쪽 손목을 다쳐 두어 달 테니스를 쉬고 있는데
조금 손목 상태가 좋아지니 다시 테니스를 갈려고 해서 내가 요즘 말리고 있는 중이다
나는 마지막 사진이 괜찮다 했고
자기야는 첫 번째 사진이 괜찮다 생각했단다
급기 에 사진 수정을 좀 할까라는 이 남자
무슨 맞선 사진인 줄 알겠다 ㅋㅋㅋ
다 비슷비슷한 사진이라 그게 그건데도
이 남자가 제일 괜찮은 사진을 찾는 이유
회사일이라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회사에서 5천 명 상대로
강의를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프로필 사진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원래라면 대면 강의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인지라
영상으로 강의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영상이지만 5천 명 상대로 발표는 처음이라 오늘은
프로필 사진도 찍고 발표 연습도 했다고 한다
나 ; 언제 하는데?
자기야 : 2월 초에..
나 : 아직 아직 멀었네
자기야 : 그래도 실수 안 하게 연습해야지. 오늘 연습해 보니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되는 거 있지
나 : 그래서 사진은 골랐어? 좀 활짝 웃으면서 찍지 그랬어
살짝 치아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긴 맞선 사진도 아닌데 뭐 사진이 중요해?
발표만 잘하면 되지
그렇게 말은 했는데 그래도 5천 명이 다 보는 사진인데
이왕이면 활짝 웃으면서 다시 찍으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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