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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남편 가방에서 나온 것

by 동경 미짱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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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코로나 상황은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확산이 가고 있어서 

버티고 버티다 작년 4월이후 2번째로 긴급사태 선언 기간을 보내고 있다 

말이 긴급사태이지 그 내용을 보면 

이 정로로 과연 코로나  확산 증가세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제력이 아닌 권고 정도이다 보니 작년 1차때보다도 

훨씬 더 허술하기만 한 긴급사태 선언이다 

되도록이면 자택 근무를 해 달라는 요청인지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자택 근무라는 게 업무에 따라 가능한 직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 1차 때 긴급사태 선언이 되자마자 우리집 자기야도 

바로 자택근무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이번 2차때는 회사에 직접 나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줄곧 출근을 했었고 이번주 월요일이 되어서야 자택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 1차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2층 서재방에 가기 싫다며

 1층 거실에 떡 하니 자리 잡았다 

신경 쓰이니 2층 서재로 가라고 해도 

카메라 모니터엔 자기 외에 주변은 모자이크 처리할 테고 

자기는 해드폰을 쓰고 일 할 테니 신경 쓰지 말란다 

말이 그렇지 어떻게 신경을 안 쓸수가있냐고..

2층 방에 가면  어무도 없는 방에  하루종일 혼자서 고립된것 같아서 싫단다 

갇혀 있는 느낌이 난다나 어쩐다나 

거실에서  사람 왔다 갔다하는 걸 느끼고 싶다니까 더 이상 뭐라 할수가 없다 

 

 

그렇게 집에서 근무를 할수 있도록 테이블 세팅을 하는 자기야가 

출근 가방에서 꺼내 놓은게 있으니 

헐... 웬 육개장 라면???

가방에서 왜 육개장 라면이 나오냐고 물었더니 

 

우리 집 자기야는 아무리 늦게 집에 와도 반드시 저녁을 집에서 먹는 남자다 

회식이나 술자리가 있는 날이 아니면 

아무리 늦어도 그게 밤 12시가 가까운 시간이라도 아무것도 먹지 않는 상태로 

견디다 집에 와서 집밥을 먹는 남자인데 

내가 그걸로 뭐라 했었다 

뭐라 한다고 해도  늦은 시간에 밥 차리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 어떻게 이 시간까지 아무것도 안 먹고 견딜 수가 있어?

배 안고파?

간단하게 빵이라도 삼각김밥이라도 하나 먹고 일 하지.."

마누라 말을  듣고 혹 늦은 야근이 있는 날 먹으려고 사다 둔 게 

많고 많은 일본  라면이 아닌  바로 육개장 컵라면이었단다 

 

 

우리집 자기야는 야근이 자주 있는 편이 아니다 

1년에 몇 번 바쁜 시기에 며칠씩 야근을 하는 정도이고

가끔 가다 사장이 자기야에게 숙제(??)를 떡 하니 내 놓으면 그 숙제를 해결할때까지는 

야근을 하는 정도다  

평소엔 그다지 늦게 퇴근하는 편이 아니라서 사다는 놨는데 

먹을 기회가 없어서 계속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두고 있다가 

다시 자택 근무를 하게 되니 집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자택 근무라 하지만 일주일에 두어 번은 출근을 할 예정이다

" 뭘 굳이 가져왔어? 회사에 뒀다가 먹으면 될 것을..."

 

자택 근무 날은 내가 도시락을 안 만들어 줄테고

내가 집에 있어서 점심을 매일 챙겨 줄수 있는것도 아니니 

마누라는 출근을 하고 없을 날은 자기 스스로 점심을 챙겨 먹어야 할 테니 

혹시 먹을 기회가 생길 것 같아서 가져왔다고 한다 

 

 

 

 

우리 집 자기야의 구상은 자택 근무를 하면서 출출할 때 먹으려고 하는 것인데 

그런데 그게 자기 생각대로 될까 싶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저 육개장 라면은 자기야가 손 대기 전에 내가 먼저 먹어 버릴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체중이 좀 느는 것 같아서 한동안 라면을 끊을까 했는데 

저렇게 눈 앞에 떡 하니 놔두면 어쩌라고??

2, 3일 내에 우리 집 자기야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내 육개장 라면 어디 갔어?"

라면이 발이 달린 것도 아니고 어디 가긴 어딜 갔겠어

사랑스러운 마누라 뱃속에 들어갔지 ㅎㅎ

그러니까 누가 거기에 놔 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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