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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아버지 생일을 잊어 버린 시어머니

by 동경 미짱 202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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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모꼬짱이랑 집 근처 강변으로 벚꽃 구경을 갔었는데 

오늘은 출근길에 회서 근처 공원에서 예쁘게 핀 복숭아꽃을 보았다 

 

연분홍빛 은은한 벚꽃과는 다른 강렬한 붉은 빛의 복숭아꽃이 참 이쁘다 

공원에 커다란 복숭아 나무가 4그루 서 있다 

봄이 되면 해마다 이렇게 이쁜 꽃도 피고 

꽃이 피니 당연히 복숭아 열매도  맺는다 

꽃의 수만큼 복숭아도 참 많이 열리는데  공원의 나무다 보니 아무도 약을  치거나 관리를 하지 않으니

열매가 열리기는 하는데 벌레가 먹고 아니면   떨어지고 그레서 수확은 할 수가 없다

매년 벌레 먹고 또 떨어져 땅에 뒹구는 복숭아를 보며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공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이니 열매를 수확하는게 목적이 아니었을 테니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약치고 잘 관리해서 열매를 수확해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오늘 블로그, 글 주제와 상관없이 복숭아 타령만 ㅎㅎㅎㅎ

본론으로 돌아가서 3월 마지막날인 31일은 울 시아버지 생신이다 

올해 만 81세 생신인데 

며칠전부터 우리 집 자기야에게  아버님 생신인 것을 이야기해 두었었다 

며느리인 나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생신을 알고 챙기는데

정작 아들인 우리집 자기야는 내가 말해 주지 않으면 자기 부모님 생신도 모른다 

어떨 땐 미리미리 알려주고 잊어 버리지 말고 꼭 전화 드려라 해도 저녁에 물어보면 

" 아 ! 잊어버렸다!"라고 할 때가 있다

아니 내 부모도 아니고 자기 부모에게 전화 한통 하는게 뭐가그리 어렵다고  그걸 잊어 버리는 건지 모르겠다 

이러니 아들 낳아봐야 말짱 헛거란 말이 나오나 보다 

이번 아버님 생신 또한 며칠전부터 생신이라 알려 주었다 

오후에 자기야에게서 어머님 통장으로 돈을 부쳤다는 연락을 받았다

예전엔 생신때만 되면 이런저런 선물 사서 보내 드렸는데 

매년 돌아오는 생신때마다  고민 고민 해서  선물을 사 보내도 정작 당신들 마음에 들지 안 들지도 모르고 

두 분의 취향을 고려해 고민 고민 하는것도 일이고 

그렇다고 전화 한 통화로 퉁 치기는 그렇고 그래서 조심스레 어머님 통장으로 돈을 

보내드리며 저녁에 아버님이랑 맛있는거 드시러  가세요 

했더니 역시나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고 고심 고심한 정성들인 선물 보내 드릴 때 보다 

머니를 더 좋아 하시는게 느껴쪘다 

그래서 지금은 생신때마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라는  머니를 보내 드리고 있다  

그 머니로 당신들 사고 싶은것 사고 맛 있는 거 사 드시라고 ..

 

자기야에게서 어머님 통장으로 돈을 보냈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런저런 인사 안부를 전한 뒤 

: 오늘 아버님 생신이잖아요 

어머님 : 아 ! 그래? 그러네 오늘이네. 난 몰랐네 호호호 

: 00(어머님 아들이자 내 남편) 에게서 연락 없었어요?

어머님 :  없었는데 

: 언제나 처럼 어머님 통장으로 송금했다는 연락이 왔는데 어머님께 전화 없었어요?

어머님 : 응. 지금 미짱이 전화할 때까지 아버지 생일인 거 몰랐어. 

:  아버님께는 저녁에 다시 전화 드릴께요 

어머니 : 그래 고맙다. 지금이라도 케이크 사러 가야겠네 

         

 

울 시어머님  며느리인 내가 전화 드릴 때까지 시아버지 생신인걸  까맣게 잊고 계셨다고 한다 

저녁에 우리 가족이 다 모여서 다시 시댁에 전화를 드렸다 

아버님께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아버님 생일 축하드려요 어쩌고 저쩌고 인사를 나누었다 

저녁에 어머님이 생일 케이크 사다 드릴 때까지 어머님이 아버님 생신인걸 몰랐으니 

아버님이 많이 서운 하셨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님은 오늘이  당신 생일인 줄도 몰랐었단다  

시어머님이 저녁에 케이크랑  저녁상을 평소보다  푸짐하게 차려 주면서 

'애들이 당신 생일이라 돈을 보내왔다" 고 해서

아! 오늘이 내 생일이구나...라고 그때서야 알았다고 하신다 

본인 생일인 줄 몰랐던 아버님 

남편 생일을 몰랐던 어머님 

자기 아버지 생일을 몰랐던 장남인 내 남편 

그리고  차남 부부도 아버님 생신을 잊어버렸는지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피 한 방울 안 섞인 며느리인 나 혼자 아버님 생신을  기억했다는...

아버님은 어머님이 당신 생일을 잊어버렸다는 걸 모르신다

어머님이 당연히 알고 있어서 저녁에 케이크 사 온 거라 말씀하셨다고...

 

그나저나 코로나 때문에 1년 이상 시댁엘 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여름에  가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하셨다 

당신들이야 가족이니  상관이 없는데  우리 차가 집 앞에 세워져 있으면 

이웃들이  차를 보고 동경에서 온 걸  알 테니 

주변 이웃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고 오지 말라 하셔서 아직 까지 가지 못 하고 있다 

시부모님들 또한 아무래도 동경이 코로나 확진자도 많고 하니 

우리 집으로 오시려고 하질 않으신다 

그냥 코로나 이 사태가 언제나 진정되려나.... 그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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