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퇴근길은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한다
바닥 여기저기에 뒹구는 낙엽들을 살짝 밟으면 바삭바삭 들려오는 소리가 낭만스럽기까지 하다
집으로 오는 길목에 커다란 은행 나무가 하나 있다
은행나무 아래 노오란 은행잎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쭈그리고 앉아 은행잎을 몇 개 주워왔다
주워 온 은행잎을 식탁위에 올려두었다
단지 올려 두기만 했는데도 하나의 그림이 되는 것 같다
주워 온 노오란 은행잎을 모아 모아서 장미꽃을 만들었다
한송이 두송이 세 송이 네 송이
오늘 주워 온 은행잎으로 네 송이의 노오란 장미가 탄생했다
은행잎인 채로 식탁위에 있는 것도 하나의 그림 같았지만 장미로 바뀐 은행잎도 이쁘다
12월의 우리집 마당에는 빨간 장미꽃이 피어 있다
내가 장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장미는 일 년이 딱 한번 피는 장미가 있고 일 년에 서너 번 피는 장미가 있다고 한다
우리 집 장미는 일 년에 세 번쯤 피는 것 같다
우리 집 마당에 피어 있는 빨간 장미를 몇 송이 꺾어 왔다
우리 집 마당의 빨간 장미와 주워온 은행잎으로 만든 노오란 장미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퇴근길에 우연히 은행잎을 주웠고
주워 온 은행잎으로 별 의미 없이 만들어 본 장미가
우리집 빨간 장미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조금 자연스럽다
장미가 아니지만 장미처럼 ㅎㅎ
요즘 일이
너무 바쁘지만 바쁜 속에서 은행잎을 주워 오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다
길거리에 떨어진 낙엽을 보며 알록 달록 낙엽이 참 이쁘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어서 은행잎을 주웠는데
은행잎이 길거리에 떨어져 뒹굴던 무심히 밟고 지나 가는 낙엽의 가치를 넘어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새 생명으로 탄생했다
우리 집 식탁이 평소보다 한층 분위기가 밝아졌다
은행잎의 변신!
너에게 무죄를 선언하노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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