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쁜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말 바쁜건지 아님 바쁜 척하는 건지 ….
엄마 생일인줄도 몰랐다
핑계 같지 않은 핑계를 대자면 일본은 음력을 안 쓰니까 달력에 음력 표시가 없으니까 못 챙긴다고 …
말도 안되는 핑계다
요즘 누가 달력을 본다고
그리고 일본은 음력을 안 쓰니까 모른다고?
요즘 스마트폰으로 음력 변환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는 건데 뭔 핑곗거리도 참 ….
답은 간단하다
그냥 맘이 없었던거다
매번 전화 할때마다 말로는 보고 싶다고 하면서 ….
엄마 생일인줄도 모르고 바쁜 척하고 있는데 언니에게서 카톡으로 사진이 왔다
집에서 엄마 생일 모임을 하고 있나보다
그렇지.. 울 엄마 생일이 이 맘 때였지
엄마가 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뿐인 엄마 생일도 모른 주제에 뭔 할 말이 있겠어
엄마 생일인데 분명 좋은 날인데 난 울적하다
엄마 생일도 몰랐던 딸이기에 울적하고
엄마 생일날 가족 모임에 나만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울적하고
그런 나의 울적한 기분을 몰라주는 우리 집 두 남자 때문에 울적하다
하긴 내가 말 안 하는데 우리 집 두 남자가 내 기분을 어찌 알까마는 그래도 눈빛만 봐도 알아줬으면 하는 나의 이기심에 울적하다
언니가 직접 만든 떡 케이크…
엄마는 좋겠다
큰 딸이 케이크도 직접 만들어주고
난 내 맘 몰라주는 사내 녀석 하나 있는데 ㅠㅠㅠ
엄마 생일도 모르고 잊어버린 막내딸은 엄마한테 미안하고 죄송해서 전화도 못 드렸다
비록 당신 생일을 잊어버리고는 그래서 뒤늦게 전화 한 통 넣는 막내딸을 미워 할리 라 없지만 그래도 난 전화를 못 드렸다
이런 기분으로 전화를 하면 오늘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못 할 거 같아서 ….
그냥 … 오늘 난 울적하다
오늘은 그런 기분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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