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밥 같은 떡 오하기 만들기

 

 

우리 집 자기야는 팥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팥죽도 좋아하고 팥이 든 떡이나 빵은 다 좋아하고
팥으로 메주를  쑤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팥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일본식 팥죽인 젠자이와 찹쌀로 만드는 한국인인 내 입장에선 이게 떡인지 밥인지 헷갈리는 오하기를 좋아한다
오하기는 마트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데리코너에 가면 쉽게 살 수가 있는데 우리 집 자기야는 일주일에 두어 번씩 사다 먹을 정도로 정말로 좋아한다
아무래도 마트에서 만들어 파는건 건강보다는 맛이 우선이니까  맛있어야 잘 팔리니까 설탕이 엄청 들어가서 정말 달달 하다
설탕을 조금 줄여도 충분히 맛  있을텐데  왜 이리 과하게 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 집 자기야는 맛있다고 먹으면서도 이 마트 거는 너무 달아서 싫고 저 마트 거는 맛이 없고 이 마트 거는 그래도 제일 낫다 … 등등 불평이 꽤 있다
불평을 하면서도 오하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집 자기야를 위해서 정말로 오래간만에 오하기를 만들었다
솔직히 몇년만이 만드는 건지 기억에도 없다
신랑이 저렇게나 좋아한다는데 그거 만드는 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

오하기는 앞에서도 말 했지만 밥이라도 하기에도 애매하고 떡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밥이라고 하기엔 너무 달고 떡이라고 하기엔 그냥 밥이다

밥인지 떡인지 애매한 오하기 만들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건 팥으로 앙꼬 만드는 일이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팥을 삶아 적당량의 설탕을 넣고 대충 으깨서 앙꼬를 만들었다

찹쌀로 밥을 지었다
정석으로 하면 찹쌀을 찐다고 하는데 그냥 밥솥에다 해고 상관없다
한국의 약밥(약식)도 정석으로 하자면 쪄야하는데 요즘은 전기밥솥으로 많이들 만드는데 그거랑 똑같다


만들면서 사진을 찍기가 어려워 아래 사진 3장은 퍼온 사진이다
퍼 온 사진으로 만드는 법을 설명 하자면

찹쌀밥을 등 글게 뭉친다

팥 앙꼬로 뭉친 찹쌀밥을 감싸준다

젖은 면포로 꾹꾹 눌러 주면서 모양을 잡는다
끝!
면포 없으면 물을 살짝 묻힌 손으로 꾹 꾹 눌러 줘도 되니까 면포 없어서 오하기 못 만든다는 핑계는 댈 수 없다 ㅋㅋ

다시 말하지만 밥이라 하기엔 달달하고
떡이라 하기엔 찰밥을 으깨지 않고 밥알이 그대로 남아 있게 뭉치기만 하니까 떡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오늘 내가 만든 오하기는 3 가지 종류다

팥으로 감싼 팥 오하기
우리 집 자기야가 제일 좋아하는 거다

녹색의 오하기
녹색이라 … 너의 정체는 무엇인가?
정답은 파래다
엥? 파래로 떡을 만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오하기로는 일반적이다
원래는 그냥 찹쌀밥을 뭉쳐 파래로 감싸주기만 하는데 우리 집 자기야가 팥을 좋아하니까 난 찹쌀밥 뭉칠 때 속으로 팥을 넣어 주고 파래을 묻혔다

그리고 고소한 콩가루를 묻힌 오하기
콩가루 오하기 또한 속에 팥을 넣었다
일반 시중에서 파는 건 속에도 전부 찹쌀밥이니까
겉에만 콩고물이 묻어 있으니까
그러니까 더더욱 떡이라 하기엔 애매모호 ….

내가 만든 오하기는 속이 전부 팥을 넣었다
당연히 파는 것보다 내가 만든게 더 맛있다 ㅎㅎ

오하기는 팥이랑 콩가루랑 파래 그리고 또 하나 일반적으로 만드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검정깨다
검정깨를 으깨서 설탕 적당히 넣어 달달하니 간을 해서 묻혀 주면 되는데 우리 집에 검정깨가 마침 똑 떨어지고 없다. 흰 깨로 해도 되는데 깨는 그냥 생략했다

검정깨로 만드는 오하기
요것도 퍼 온 사진임을 밝힘 ㅎㅎ

그냥 찹쌀밥을 뭉쳐 콩고물 묻힌 것보다 속이 팥을 넣어서 훨씬 더 맛있다
당연히 우리 집 자기야는 몇년만에 마누라가 직접 만든 오하기를 보고 너무 좋아했다

내 입장에선 이게 밥인지 떡인지 참 애매모호한데 우리집 자기야 입장은 확실하다
떡이다!
우리집 자기야는 밥을 먹고  나서 오하기를 간식으로 먹는다
오늘도 오후에 내가 오하기를 만들지 마자 바로 먹었고
저녁에 저녁밥을 먹고 나서 디저트 감각으로 또 먹었다
내가 금방 밥 먹고 오하기를 먹냐니까 오하기는 밥이 아니라고 …

밥인지 떡인지 참으로 애매모호한 일본식 떡!
그의 이름은 오하기 おはぎ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