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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코로나 완치후 1년이 지난 지금

by 동경 미짱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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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하루 종일 비
내일도 하루 종일 비가 온단다
장마가 다시 돌아 온 듯하다

요즘 우리집 마당에 백합이 활짝 폈다
두 종류의 백합이 있는데  꽃 봉오리가 큰 이 아이는 활짝 폈는데 또 다른 종류의 백합은 아직 필 기미도 안 보인다

자세한 꽃 이름을 모르는 나는 통틀어서 백합이라 부르지만 약간 노란 빛이 도는 이 아이는 꽃송이가 백합 중에서도  꽃송이가 꽤 큰 편이 속한다
물론 키도 아주 아주 크다

옆집과의 경계선 구석에 심어둔 원추리도 이쁘게 꽃을 피웠다

옆집 주차장으로 고개를 삐죽 내민 아이도 있다
보통이라면 옆 집으로 넘어가면 迷惑메이와쿠 (실례,민폐 ) 라고 해서 얼른 잘라 주는데
옆집과는 워낙 친한 사이라  같이 구경하자고 놔두고 있다
물론 옆집 가즈꼬 상에게 미리 꽃이 경계를 넘어 갔지만 안 자르고 그냥 두겠다고 혹시 싫으면 잘라도 된다고 말해 두었다
게다가 우리집 블랙베리도 가즈꼬상 마당으로 넘어가 열매를 맺었길래 그냥 따 먹으라고 했다

금요일인 오늘 
나는 쉬는 날이었고 우리집 자기야는 재택근무였다
우리집 자기야가 오전 중 근무를 하다가 갑자기 pcr검사를 가야겠다고 한다
아니 또 웬 난리래 ㅠㅠ

갑자기 뭔 검사?

요즘 일본은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주 금요일 동경의 확진자수가 1일 8천 명이었는데
1주일이 지난 오늘은 1만 9천명을 넘어섰다

1주일만에 두배가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동경이 확진자가 느니까 당연히 우리집 자기야 회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은 며칠전 같이 회의 참석을 한 직원이 ( 우리 집에도 온 적이 있어서 나도 알고 있는 모리상) 무증상 확진이 되었다고 한다
모리상은 작년에 코로나에 한번 걸렸었는데 이번에 두 번째로 또 다시 양성이하고 ㅠㅠㅠ
모리상이 확진이 되었단 소리를 듣자마자 우리집 자기야는 체온 체크를 했고 정상 체온에 아무 증상이 없지만 pcr 검사를 받으러 가야겠다고..

같이 회의 참석은 했지만 마스크를 했으니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는 게 아닌데 게다가 증상도 없는데 뭔 검사까지 받냐고 했더니 수요일부터 3일간 출장이 잡혀 있다
우리 집 자기야는 출장을 갈 때마다 꼭 pcr검사를 하고 출장을 가는데 어차피 검사를 받을 예정이니 오늘 다녀오겠다고 한다

검사 결과는 2,3일 후에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이번엔 회의에 같이 참석을 했지만 밀접 접촉자는 아니고 아무 의심 증상이 없지만 어차피 출장 때문에 월요일쯤에는 검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그 검사를 며칠 빨리 받는 것 정도의 의미이긴 하지만
하필 7 월 중순이라서 괜히 찜찜하다

딱 1년 전 7월 이맘때 우리 집 자기야 랑 내가 코로나 확진을 받고 8월 초까지 길고 긴 격리에 들어갔었다
다행히도 아주 가벼운 증상이었기에 아무 약도 먹지 않고 격리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었다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었기에  육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정신적인 타격이 컸었다
나로 인해 회사 사람이 걸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엄청 나를 힘들게 했고 내가 왜 코로나에 걸렸지? 하는 자괴감이 나를 괴롭혔었더
3 주라는 긴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남는 건 시간이거 

남아도는 시간에 나로 인해 누군가 걸리지 않을까 왜 하필 내가? 내가 뭘 잘 못 했나? 하는 쓰잘데 없는 생각으로 나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 같다
우리 집 자기야는 그런 나에게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어차피 걸린 거 맘 편히 하라고  당신으로 인한 밀접 접촉자가 없고 당신으로 인한 확진자가 없는데 왜 그렇게 까지 힘들어하냐고 "

하는데 내 성격이 그렇지 못 한걸 어쩌라고 ㅠㅠㅠㅠ

내가 보기보다 소심하다 ....
지금 돌이켜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났었고 그런 경험을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정말 그때는 없는 걱정도 만들어서 했었던 것 같다

육체적인 증상이라고 하면 약간의 인후통과 무기력함 ( 그거 그럴 것이 건강한 사람도 아무것도 않고 3주간 가둬 두면 무기력해질 것 같다) 아무것도 않고 집에서 뒹굴어서인지  아니면 7월의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식욕이 없었다

먹고 싶은게 없었다

그렇게 식욕이 없었던 것 외에는 별 다른 증상이 없었다

격리 해제가 되고 난 후 2주 만에 1차 코로나 백신을 맞았는데 백신의 후유증인지 아니면 코로나의 휴유증인지 모르겠지만 서너 달 동안 머리카락이 엄청 빠졌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집  자기야도 탈모 증상이 있었는데 자기야는 탈모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았지만 난 거의 서너 달간 머리카락이 엄청 빠졌던 것 같다
돌아서면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고 청소를 하면 머리카락 밖에 안 나왔던 것 같았다 (기분 탓도 있겠지만..)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끔 요리에서도 머리카락이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평소에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풍성한 머리숱을 가졌었기에  그렇게 많이 빠지고도 남들은 알지 못할 정도였던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코로나에 걸린 지 딱 1년이란 기간이 흘렀다
그 1년 사이 난 백신을 3차까지 맞았고 현재는 탈모도 없고 딱히 후유증인가 하는 증상은 아무것도 없다
물론 우리 집 자기야도..

정말 다시는 되돌리고 싶지 않은 1년 전 7월이었다

일본은 오늘   하루 만에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1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지난 5월에 10만 4천 명이 최고의 기록이고 오늘 10만 3천 명으로 두 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번 걸렸어도 두번째 확진자가 되기도 한다니 조심 또 조심이다
그런데 나만 조심하면 뭐 하냐고 ㅠㅠ
우리 집 두 남자에게 난 오늘도 강조했다
“ 난 두 번 다시 그런 경험 하고 싶지 않으니까 조심해
증상이 없었기에 코로나 그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지금에서야 하는 말인데 난 그때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거든.. 내가 코로나 걸린 게 너무 분해서 밤이 잠도 제대로 못 잤거든  자기들은 모르겠지만 난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 한숨 쉬고 그랬거든
이건 진짜 민폐니까 진짜 진짜 조심해 “

진짜 진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제일 심하게 스트레스받았던 때가 바로 1년 전 코로나 걸려서 3주간 격리했던 바로 그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의 그 당시 탈모는 코로나 후유증도 아니고 백신의 후유증도 아니고 혹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온  탈모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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