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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중년 아줌마 혼술을 하다

by 동경 미짱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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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오십 년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어찌 보면 참 재미없는 인생이었고 어찌 보면 평화로운 인생이었다
재미없는 인생이란 의미는 정해진 길을 한번도 샛길로 빠지지 않고 좋게 말하면 모범생으로 나쁘게 말하면 범생이처럼 보이는 길을 옆을 보지 않고 똑바로 걸어왔다
평화로운 인생이란건 큰 영화도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나쁜 일도 없이 평범 그 자체였다
물론 그래도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긴데 나라고 왜 힘든 일이 없었겠냐마는 지나고 나서 되돌아보니 힘들었던 일 조차도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고 지나고 나서 그런 거겠지만 까짓 그 정도쯤이야 … 싶은 게 다 추억으로 느껴진다
힘들었던 일 조차 다 추억으로 넘길 수 있는 건 낙천적인 내 성격 탓이리라
내 인생 오십년의 절반을 내 나라를 떠나 이곳 일본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있지만 딱히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으니 내가 복이 많은가 보다

3년 전 처음으로 나 홀로 여행이란 걸 해 봤었다
나에게 여행이랑 항상 누구와 함께 였는데 ( 대부분 우리 집 자기야 랑  ㅎㅎ) 3년 전 처음으로 교토 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리고 그때 여행 마지막 날 들린 오사카에서 나 홀로 생맥을 한잔 했었다
내 생이 첫 혼술이었다


그리고 올 4 월에 두번째 나 홀로 여행을 북해도로 떠났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더라 ㅎㅎㅎ
그리고 난 오늘 여행지가 아닌 동경에서 혼술이 도전을 했다 ( ㅎㅎ 혼술 그게 뭐라고 도전씩이나..)


요즘 급격히 코로나가 늘어나면서 우리집 자기야의 재택근무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금요일인 오늘도 우리집 자기야는 재택근무를 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했으면서 저녁은 나가 먹는다고 …
회사 직원의 송별회가 있다면서

 

일본인지 한국인지 ..(오사카 도톤보리)

중년 아줌마의 나 홀로 여행 마지막 일정은 오사카다 딱히 오사카는 가고 싶어서라기 보다 교토에서 전철로 3,40분 정도의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오사카에 살고 있는 선배랑 오래간만에 만나 점

michan1027.tistory.com

뭔소리인지 ..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고선 회사 직원 송별회를 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안 된다 싶었지만 오늘 송별회는 가야 한단다
나 로썬 이해 불가!
날을 잡았는지 히로도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오겠단다
아니 우리 집 두 남자 …
제정신인 거?

그래서 혼자 남았다
혼밥을 해야 했다
날은 덥고 혼자 밥 챙겨 먹기 귀찮고 그래서 회전 초밥 집을 갔다
초밥 몇 개로 저녁을 때우려고 …
혼자니까 테이블이 아닌 카운터 석에 나 홀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초밥 3 접시에 미니 우동 한 그릇을 먹고 나서 내 눈에 들어온 게 있었으니 바로 생맥주!

한참을 고민했다
시켜? 말어?
주문 화면에 생맥주를 누르고 나서 한참을 화면을 쏘아보며 눈싸움 중!
시켜? 여자 혼자서 저녁에 생 맥이라고?
어때 누가 뭐라 한다고 …
음 … 시켜? 말어?
생맥주 한잔 그게 뭐라고 고민의 고민을 하는 나란 여자 ㅠㅠㅠ
여행지에선 여행이니까 라는 내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오늘은 술을 즐기는 여자도 아닌데 혼술을 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는데 근데 자꾸 생맥주에에  눈이 간다

맥주 한잔에 합당한 이유를 찾는 나란 여자 ㅋㅋㅋㅋ  이유는 무신 그냥 마시는거지 ....

하지만 마지막으로 

마셔? 말어? 또 한 번 고민 그리고 한참의 고민 끝에 주문 확인을 눌러 버렸다

맥주 한잔 주문하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줄이야 ㅋㅋㅋ

그런데 솔직히 이런 고민 또한 즐겼다는 ....

결국 시켜 버렸다
생맥을 …
그리고 생맥이 내 테이블로 오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에 후회를 했다
“ 괜히 시켰나… 평소에 잘 마시지도 않는 술을 왜 나 혼자서 궁상이지 …”
후회도 잠깐
내 앞에 놓인 생맥 한잔을 보며 비로써 내 마음은 안정을 찾았다
이미 시켜 버린 생맥이 내 앞에 있다
이젠 남은길은 단 하나!
혼술을 즐겨라

혼술 …
이게 뭐라고 시켜 말어를 그렇게 고민했는지..


안주로는 튀김
치맥은 아니지만 나름 안주로썬  만족스러웠다
딱 한잔!
난 딱 한잔이면 만족스럽다
평소에 술을 잘 안 마시니 생맥 한잔에도 적당히 취기가 오른다
후훗 기분 괜찮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
야경이 유난히 더 이뻐 보인다
알코올 때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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