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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대학생 아들이 가족을 위해 차린 크리스마스 밥상

by 동경 미짱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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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남들은 노느라고 바쁜 날이지만 나는 케이크를 만드는 여자인지라 1년 중 제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일을 했다기보다 전쟁을 치른  기분이었다  

8시간 근무에 2시간 추가 잔업까지 하고 지칠 때로 지쳐 집에 온 시간이 저녁 8시...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세상에나 생각지도 않은 밥상이 차려져  있는게 아닌가

요리가 취미인 울 아들 녀석이 크리스마스이브날 일 하고 온 엄마를 위해 

대신 크리스마스 가족 파티 밥상을 차려 두었던 것이다 

네가 전날 미리 " 내일은  늦을거니까 나  기다리지 말고 알아서들 저녁 챙겨 먹어 

아님 둘이서 외식을 하던지..." 라고 미리 말 해 두었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라도 지쳐서 퇴근하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봐서 ...

그랬기에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었기에 쬐께 감격!

아들이 가족을 취해 차린 크리스마스 밥상이다 

(부엌이 난장판이었다는 건 안 비밀 ㅋㅋㅋ)

사내 녀석이 왜 이리 아기자기 한지..

토마토와 생 모짤렐라 치즈로 산타를 만들었더라는 

검은 깨로 눈 까지 만들었다

앙증맞게 시리 ...

 

토마토 산타 접시엔 커다란 닭다리 3개!

오늘 밥상중 유일하게 히로가 직접 만들지 않고 사 온 것이다 

일본은 크리스마스엔 켄터키나 닭고기를 먹는 게 일반적이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칠면조를 구하기 어려운 일본에서 칠면조 대신 닭이었지 않을까 하고 

짐작할 뿐이다 (이건 내 짐작일 뿐 진실은 모름! )

히로도 크리스마스니까 당연히 닭고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사 왔다고 한다 

내가 제일 맛있게 먹었던 해산물 듬뿍 스파게티다 

홍합이랑 바지락,새우, 오징어 게다가 비싼 생 대구까지 넣고 만든 스파게티다 

얼마나 해산물이 많은지 스파게티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내가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더 좋아하니까 나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쬐께 감격 아니 사실은 조금 더 감격 ㅎㅎ)

이건 뭐라고 하는 요리인지 모르겠다 

생크림까지 사다 넣고 만든 크림 수프에 메인 재료는 닭고기이고 양송이버섯이랑 시메지

( 송이버섯과의 버섯인데 한국에선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

등 여러 종류의 버섯이랑 양파가 들어 있었다 

닭고기 냄새도 하나도 안 나고 진짜 맛있었다 

부재료가 워낙 많아 닭고기가 안 보이길래 뒤적여 봤더니 짠 하고 나타나는 닭고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닭고기 버섯 크림 스프라 내가 맘 대로 이름을 지어 본다 

마카로니 파스타 

오늘 요리 중에서 제일 시간이 많이 걸렸고 제일 손이 많이 갔다고 한다 

제일  간단했을 것 같은데 아니란다 

과정이 꽤 많았다나 어쩐다나..

빨간 고추가 들어가서 꽤 매콤 했는데 히로는 제일 손이 많이 가고  제일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이 메뉴가  엄마 아빠가 아쉽게도  이 날 요리중 3번째로 뽑았다    

해산물 스파게티랑  닭고기  버섯 크림 수프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맛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롤 케이크를 마트에서 사다가 히로는 생크림이랑 딸기로 데코만 했다고 한다

사내 녀석이 한 데코 치고 잘했다고 해 주고 싶다 

생크림은 짜기만 하면 되는 시판용 스프레이가 아니라 직접 생크림을 사다가 핸드 믹서로 돌려서 

휘핑크림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루종일 케이크를 만들었고 딸기를 펴다 보기도 싫을 정도로 지긋지긋했지만

아들 녀석이 만들었으니  한 조각 맛있게 먹어 주었다 

먹어 주었다는 표현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먹어 주었다 ㅋㅋㅋㅋ

 

아들 녀석이 가족을 위해 만든 크리스마스이브 가족 파티 요리!

사내 녀석이라 테이블 데코고 뭐고 없다 

집에 커다란 접시고 꽤 많은데 자기가  자주 쓰는 익숙한 작은 접시에  꽉 꽉 넘치도록  담아냈고

채소 샐러드도 한 접시쯤 있으면 좋겠다 싶지만 그것까지 바란다면 욕심이겠지 

내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이브날은 내가 근무인지라 나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 집 두 남자가 알아서들 끼니를 

챙겨 먹어 주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싶었는데 

퇴근 후 거실 문을 열자 

짠 하고 차려진 크리스마스 밥상을 보니  쬐께 감동 그리고 고마움 ㅎㅎ

 

폭탄 맞은듯한 부엌 뒷정리까지 해 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것까지 바란다면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거겠지..

정말 웃긴 건 상을 차린 후 의자에 앉으면서 " 아 피곤하다"를 연발하고 

먹으면서도 " 한 번에 3가지 요리는 너무 힘들다" 면서 어필! 

결국 요리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는 강항 어필을 몇 번이나 하는 아들 녀석  대신 

아빠가 뒷정리를 했다는 ㅋㅋㅋ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뒷 정리 맡아준 우리 집 자기야도 고맙고..

 

맞다 

오늘 글은 자랑질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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