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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부엌에서 퇴출 되었다 ㅠㅠ

by 동경 미짱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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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아들 녀석이 다이어트를 선언한 지 1주일쯤 되어간다
연말연시 자주 친구를 만나 폭식을 하면서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더니 이젠 안 되겠다 싶은지 제대로 맘먹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던 아들 녀석 …
일주일 만에 2로 가까이 빠졌단다
다이어트라 해 봤자
과자나 디저트를 안 먹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먹었다
대신 흰쌀밥은 현미밥으로 바꾸고 아침 점심은 먹고 싶은 거 먹고 저녁은 현미밥과 달걀, 닭가슴살, 브로콜리, 토마토
로 바꾸고 땡땡이치던 운동을 하루 1시간씩 하는 게 전부였다
다이어트한다면서 생각보다 충실히 잘 챙겨 먹어서 “너 진짜 다이어트하는 거니? “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히로의 대답은 “간식이랑 디저트 안 먹잖아. 그리고 좋아하는 라면과 빵도 안 먹고..”
나이 든 나랑 달리 젊음일까?
먹는 내용만 조금 바뀌었고 양은 별로 줄인 것 같지도 않은데 금방 효과를 내는 히로가 부럽다 못해 얄밉다
난 500그램도 안 빠져 신경질 나는데 다이어트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일주일째 2킬로나 빠졌다니 ….

그래도 다이어트라고 일주일째 고기는 닭가슴살을 먹다 보니 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며 운동을 갔다 오는 길에 밤 10시에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늦은 밤 히로가 직접 함박 스테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소고기랑 돼지고기를 반반 섞어서 간 고기를 사고 두부를 사고 연근을 사고 그리고 비지(일본에선 비지를 말려서 가루 형태로 판다) 가루를 사 왔다

 

히로가 지금 제일 먹고 싶은건 햄버거인데 햄버거는 빵이 들어가니까 햄버거 대신 함박스테이크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고선 부엌에서 한참을 요란 법석을 떨기에 어떻게 하고 있나 궁금해서 부엌으로 구경을 갔다
싱크대에 씻을 거리를 잔뜩 쌓아 두고서 요리 중인 히로!
바로바로 씻어 정리하면서 하면 깔끔하니 좋겠지만 히로는 그렇게 못한다
히로가 요리할 땐 정말 엉망진창이다
솔직히 히로가 요리를 할땐 부엌엔 안 가고 안 보는 게 내 정신 건강에 좋다 ㅎㅎ

2가지 함박 스테이크를 만든다고 한다
넘 많이 만드는 게 아니냐니까 많이 만들어 냉동시켜 뒀다가 먹고 싶을 때 하나씩 꺼내 먹을 거란다

일반적인 함박스테이크
만드는 방법은 일반적인 방법이란 같은데
수분을 빨아들이고 더 찰지게 접착제 역할을 위해 넣는 빵가루를 다이어트를 위해 비지 가루로 대신했다
빵가루가 안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다이어트 요리가 될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연근을 볶아 넣었다
연근의 넣어서 사각사각 한 식감을 내고 싶었다고 한다
같은 함박스테이크지만 하나는 부드럽게 하나는 연근의 사각거리는 씹히는 식감을 넣어 질리지 않게 다른 느낌으로..

 

히로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히로가 잔뜩 쌓아 올린 식기들과 조리 도구들을 씻어서 정리를 하며 히로 주변을 알짱거렸더니
( 솔직히 알짱거리기만 한 게 아니라 좀 치워 가면서 하라고 한마디 했다. 이 놈의 잔소리 안 해야지 하면서도 보고 있으면 하게 된다는 ㅠㅠㅠ)

히로 : 엄마 나 요리할 때 부엌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빨리 나가
: 아니 내가 정리해 줄려고 그러지 ….
히로 : 됐어. 끝나고 내가 할 거야
엄마 내가 부엌에 있을 땐 출입금지야

그렇게 난 히로에게서 쫓겨났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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