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어머니가 오셨다
본인 건강 관리에 워낙 철저하신 분이라 80살에서 딱 한 살 빠지는 울 시어머니는 엄청 건강하시다
그 연세에 치아는 전부 본인 치아이시고 그러다 보니 뭐든 꼭꼭 잘 씹어 드신다
게다가 병원 관리 영양사 출신이시라 영양가 엄청 따지신다
매일 1만보를 걸으신다
그러니 건강 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고 엄청 마르셨다 (원래 체질이 그런 것 같다 )
딴딴한 체질
어제저녁 내가 차린 어머니 밥상
죄다 풀이다
그렇다도 풀만 있으면 안 된다
단백질도 필요하니까 연어를 구웠다
당연히 간은 싱겁게 이건 필수다
간이 싱거운 풀 반찬을 거의 다 든 신다
대신 밥은 현미밥으로 어른 숟가락 가득 담아 두 스푼 정도 정말 조금만 드신다
풀 반찬을 절반 정도 드시고 나서야 두 스푼 정도의 적은 밥을 드신다
건강한 치아로 꼭 꼭 잘 씹어서 ..
오늘 아침 어머니 밥상
당연히 난 출근이고 어머니는 동경에 오신 목적인 세미나가 있는 날이라 식사 후 나가셨다
아침 역시 죄다 풀이다
단백질도 필요하니까 돼지고기 볶았다
아침부터 식욕 왕성이시다
풀들을 얼마나 잘 드시는지
돼지고기도 한 접시 혼자 다 드셨다
단 , 밥은 역시나 두 숟갈만 ....
밥을 적게 드신다는걸 알기에 나름 적게 펀다고 반 공기만 퍼 드렸는데도 많다며
반 공기에서 또 반을 덜어 내셨다
아침 점심 저녁 삼시세끼 정 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챙겨 드신다
아침은 항상 7시 저녁은 항상 6시
저녁을 6시에 드시면 그 후론 차 외엔 아무것도 안 드신다
저녁 식사 후 바로 양치를 해 버린다 (다시 말 하지만 전부 본인 치아 임 )
어머님이 건강하신 건 솔직히 며느리인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어머님이 건강하시니 시아버지와 두 분이서 생활을 하실 수 있는 거고 나로선 어머님의 건강이
진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울 시어머니는 며느리인 내가 엄청 뚱뚱하다고 생각을 하고 계신다 ㅠㅠㅠㅠ
솔직히 난 50 평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날씬한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통통했었고 아가씨 때에는 부잣집 맏며느리감이란 소릴 질리도록 들었다
부잣집 맏며느리라.. 하하하
어찌 생각하면 칭찬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날씬 과는 거리가 먼 복스럽게 생겼다는 말이다
나의 50 평생 날씬하다는 소리는 딱 두 번 들었다
그 두 번은 한국도 일본도 아닌 미국에서다
미국에서 " 나이스 바디!" 리며 엄지 손가락 척!
이런 황홀한 경험을 두번 했는데 그 두번 다 미국에서다
그때 내가 생각한 게 내가 살 곳은 한국도 아니요 일본도 아니여요 바로 미국이구나 했었다
미국 사람들이 워낙 커서 아시아에선 절대 날씬 하다는 말을 들을수 없는
통통하고 복스러운 내가 그들 눈에는 나이스 바디로 보였던 거지만
어쨌든 내 평생 처음 들어 보았던 나이스 바디였다
난 왜 글을 쓰다 보면 자꾸 삼천포로 빠지나 모르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난 어릴 때 통통 , 아가씨때도 복스러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뚱뚱은 아닌 것 같은데 울 시어머니 체구가 워낙 작고 아담하신 데다가
너무 날씬하셔서 상대적으로 며느리인 나의 덩치가 부담스러우신 것 같다
울 시어머니 팔뚝은 내 팔뚝의 딱 절반 정도다
(솔직히 말하면 울 시어머니는 날씬이 아니라 마름이다 그것도 엄청 마름!
개인적 생각은 좀 찌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난 4월 그러니까 두 달 전 한국에 갔을 때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다
내가 원래 셀카를 찍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 날은 혼자 한국 가는 거라서 공항에서 사진 찍어서
우리 집 두 남자에게 보내며 " 나 한국 간다고 " 자랑하려고 찍었던 사진이다
내가 솔직히 날씬하다고 할 수 없지만 50 넘어서 갱년기중인 아줌마치곤 뚱뚱한 건 아닌데
울 시어머니는 내가 뚱뚱 하다며 내 건강 걱정을 하신다
건강 검진 정기적으로 하고 있냐고 ..
내가 무게는 좀 나간다
근데 그 무게란 게 몇 년째 운동을 하며 다진 근육도 꽤 차지하는데 (근육이 무겁다며..)
옆구리랑 뱃살이 함움큼 잡히긴 하지만 50넘은 갱년기 중년 아줌마중에 허릿살 뱃살 안 잡히는
사람도 있냐고 반론하고 싶다 ( 음 ... 안 잡히는 사람도 있겠지 ... )
시어머니는 하루 만보 걷기를 비롯해 식생활에서 건강을 챙기시기도 하지만
자그마한 키에 타고나길 호리호리 울 시어머니에겐 난 영원한 뚱뚱한 며느리일 수밖에 없어서
그냥 포기!
오늘도 어머님은 언제 가신다 말씀이 없으시다
어머님 가실때 까지 당분간 우리 집 밥상은 풀밭일 예정!
저녁에 풀을 많이 먹었더니 배 고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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