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달 전부터 시어머니가 오신다고 하셨다
며느리인 나에게 연락이 온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 6월에 동경에서 세미나가 있어서 오신다고..
그때가 3월쯤이었나 보다
그리곤 몇 번 나와는 통화도 하고 메시지도 보내고 했었는데 동경 오시는 것에 대한 말씀이 일절
없으셨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6월에 시어머니가 오신다는 것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6월 들어서고 나서 우리 집 자기야에게 어머님 며칠날 오신대?라고 물으니
오히려 나에게 엄마가 오냐고 묻더라는...
난 어머니 오시는걸 당신에게 들었는데 왜 그걸 나에게 묻는지 이 남자 진짜 대책이 없네...
결국 내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언제 오시냐고
그래서 받은 답이 27일이 세미나니까 전날에 오신다고 하셨다
(올해 79세인 울 시어머니 아직도 관리 영양사 OB로써 세미아 참석을 하고 계신다
지금도 꾸준히 공부를 하고 계심)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나는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어머님이 오신다고 하신 날짜를...
뭐가 그리 바쁜지 날짜 가는 줄을 몰랐다
26일에 오신다는 건 분명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이 26 일이란 걸 몰랐다 ㅠㅠㅠㅠ
아침에 시어머니에게서 라인을 받고서야
아! 오늘이 그날이구나!
그나마 다행이었던 게 오늘은 비번이라서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것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살고 있는 건지...
이럴 땐 만만한 게 갱년기 핑계대기다
갱년기라서 깜빡깜빡한다고....
다행히 오후에 오신다니 어머니 묵으실 방 청소하고 이불이랑 햇볕에 내다 보송보송하니 말려 두고
오전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시어머니가 오신다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채소 많이 많이 사 두기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채소는 무조건 많이 많이 사 두어야 한다
정신없이 바삐 움직이다가 잠시 앉아서 차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도착한 라인이
벌써 역에 도착하셨다고 기다릴 테나 천천히 오라고..
아이고 어머니 ㅠㅠㅠ
나고야에서 신간선을 타고 도착하신 후 우리 집으로 오는 전철을 타실 때 연락을 주시면
시간 맞춰 역으로 마중을 나가는데 역에 도착하신 후에야 연락을 주셨다
요즘 갱년기다 뭐다 하면서 군기 빠진 며느리 군기 잡으시려고 이러시나 ㅠㅠㅠㅠ
왜 전철 타실 때 연락을 안 주셨냐니까 3, 4시에 도착한다고 했으니까 따로 연락을 안 했다고
오후 6시라는 조금 이른 시간의 저녁 식사 시간
시댁은 저녁이 빠르다
6시라는 시간은 당연히 우리 집 자기야도 히로도 귀가 전이고 해서 시어머니랑 둘이서 하는 저녁 식사
울 시어머니는 무조건 채소가 많이 많이면 되시니까
모조건 채소 많이 많이 내놓았다
그냥 풀밭이다
뭔 정신으로 사는지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고 시어머니가 온다는 날도 잊어버리고 하하하
내일은 세미나 가시고
나 : 어머니 언제 나고야 가세요?
어머니 : 아무 계획 없이 와서 아직 모르겠어
시아버지 혼자 두고 오셨으니 오래 계시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 3일은 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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