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빨간색 일본은 하얀색

12월 들어서자마자 거리 곳곳에서 일치감치 크리스마스 

음악들이 흘러 나오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울 동네 집집마다 크고 작은 

일루미네이션 장식을 해서 밤이지만 빤짝 반짝 골목 골목이 환하다 

울 집도 히로가 초등 학생일때까지 

집 앞에 간단한 일루미네이션 장식을 했었는데 

이젠 장식은 졸업 ! 

더 이상 장식하는 일 없이  우리집 다락방에 고이 모셔 두고 있다

나중에 히로기 결혼을 하고 나에게도 손주란게 생기면 

다시 다락방에서 나와 우리집 대문 앞을 장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몇년전 이야기다 

일본 지인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모임때의 일이다  

맛난 음식을  먹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기 시작하고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나온 이야기

일본인 지인의 남편이 산타의 선물 보따리가 하얀색이라는 거다 

엥?? 뭔소리야 ?

산타는 커다란 몸집에 빨간 모자에 빨간 옷 

하얀 수염에 커다란 빨간색 선물 보따리를 들고 있어야 산타지 

웬 하얀 선물 보따리 ?

내가 말도 안된다고 

무슨 산타 선물 보따리가 하얀색이냐 했더니

지인의 부인도 지인의 남편도 

그리고 심지어는 항상 내편이어야 하는 울 자기야까지 

무슨 소리냐고 

빨간 선물보따리라니 말도 안된다나...

처음엔 모두들 내가 농담하는 줄 아는데 난 나대로 팔짝 뛸 노릇이다 

난 산타 할아버지라는 존재를 알고부터 

지금까지 줄곧 산타 할아버지는 빨간 선물 보따리를 짊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하얀색이라니 ????

크리스마스 모임에 모인 사람들 전부 일본인이고 

한국인은 나 혼자 

일본인 전원 하얀색이라네 ..

우기는데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 나라는 여자 

빨간색이란 고집을 꺽지 않고 빡빡 우기니

내가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빨간색이라 

생각한다는 사실을 안 일본인들도 멘붕 

내가 하얀색이라니 있을수 없다고 생각하듯이 

울 자기야를 포함  포함 일본인들은 

빨간 선물 보따리 들어 본적도 없다고 하고 

근데 일본 야후로 검색 해 보니 

산타 할아버지의 수 많은 이미지 사진의 

선물 보따리가 진짜 하얀색이다 ...

내 머리속 산타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근데 아무리 봐도 

빨간 선물 보따리를 든 

산타 할아버지가 더 멋있어 보이는 건 

나 만의 생각일까? 

 하얀 선물보따리라 ....

굴뚝에 한번 들어 갔다 나오시면 새하얀 뽀따리가

새까맣게 될 것 같은 쓸데없는 생각까지 든다 

내친 김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나라에 따라 녹색 선물 보따리를 든 산타도 있다고 하고 

갈색 보따리를 든 산타도 있다고 한다 

그런거였구나 ....

어차피 산타클로스는 한국문화도 일본 문화도 아닌 

외국에서 전해져 온  것인데 

같은 아시아 그것도 바로 옆 나라인 

한국과 일본이  어떤 경위로 한국은 빨간 

일본은 하얀색이 되었을까?

빨간 옷 입은 산타 할아버지의 하얀 선물 보따리라 ...

어릴때부터 산타는 빨간옷에 빨간 보따리 라는 고정관념이 

내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어서일까

역시 하얀 선물 보따리가 영 어색하다 

선물 보따리가 빨간색이건 하얀색이건 그게 뭐가 중한데?

보따리 안에 선물이 가득 하면 그만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