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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비 오는 날이 싫은 이유

by 동경 미짱 2019.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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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일기예보를   확인한 히로가 던진 한마디 

" 내일 비 온다네 ...."

비 온다는 소리는 내가 제일 듣기 싫은 소리중 하나다 

비를 싫어하냐고?

아니다 딱히 비를 싫어 하지는 않는다 

난 눈 보다는 솔직히 비가 다 좋다

비가 처마 아래로 똑똑 떨어지는  빗 소리를 난 좋아한다 

빗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걸 느낀다 

그리고 어렸을때 비가 오는 날

따뜻한 온돌에 배를 깔고 누워  

때론 만화책을 때론 소설책을 펼쳐 놓고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에이스란 비스켓을 

달달한 믹스 커피에 푹 찍어 촉촉히 녹여 가며 먹던 

아련한 추억이 떠 올라서 좋다 

정확히 말하면 비가 좋다기 보다 

비 오는 날 따뜻한 실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빗소리를 듣는걸 좋아한다고 하는게 맞는것 같다


그런데 난  우리집 두 남자에게서  평일날( 주말은 제외) 

비가 온다는 얘기를 들으면 싫어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비 오는 날은 내가 쓸데 없이 너무 바빠진다는게 그 이유다 


우리집은 두개 노선의 전철을 이용할수가 있다 

일본은 한개의 노선 전철을 이용할수 있는 곳 보다 

2개의 노선을 이용할수 있는 지역이 집 값이 훨씬 비싸다 

게다가 역까지 버스가 아닌 조금 멀어도 도보로 

갈수 있는 거리면 당연히 집 값이 더 비싸다 

2가지 노선을 이용할수 있으면 편하고 좋잖아!!


노! 노 ! 노 !  2개의 노선 이용 가능한 곳에 집이 있기에 

난 비가 싫다


우리집은 도보로 2개의 노선을 이용할수 있지만 

그런데 그 두개가  같은 곳에 있는 환승역이  아니라 

 따로 떨어져 있다게 문제다 


우리집에서 서쪽으로  도보 13분 거리에 

동경 중심가인 시브야 신주큐로 가는 A 노선이 있다 

 시브야에 회사가 있는 울 자기야의 출근 노선이다 

13분 거리니 운동삼아 역까지 걸어 갔으면 좋겠다마는 

평소에는 아침 시간 걸어가는   13분 시간이 아까워서 우리집 자기야는

매일 아침 1000원의 주륜장 요금을 지불하면서

5분이면 갈수 역까지 갈수 있는  자전거를 타고 역까지 간다 


그리고 A노선과는 정 반대 방향인 동쪽방향에 B 노선이 있다 

히로는 학교 갈때 평소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지만 

짐이 많거나 비가 온다거나 할때는 이 B 노선을 타고 학교에 간다 


비가 오거나 아니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날은

A노선의 경우 도보 13분이니 조금 일찍 서둘러 걸어 가면 될것을 

차로 역까지 데려다 줄 것을 요구 하는 우리집 자기야 


비가 오지 않아도 아침은 나도 바쁘다 

우리집 두 남자 도시락도 만들어야 하고 

히로 아침밥도 챙겨야 하고 그리고 나도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만 있으면 우리집 두 남자를 

역 까지 데려다 주어야 한다 


우리집 두 남자가 같은 시간에 같은 역으로 가면 얼마나 좋겠냐 마는 

자기야를 먼저 서쪽인  A 노선 역으로 

그리고  집으로 와서 히로를 태우고 다시  B 노선으로 달려야 한다 


도보로 가면 지름길로 13분이지만 차로 가면 도로로 가야 하니 

신호고 걸리고 또 비가 오는 아침 시간이면 너도 나도

역까지 데려다 주러 가는 차들이 많아서 길도 막힌다 

도보 13분이지만 비 오는날 차로 가면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역까지 차로 데려다 주는게 뭐가 그리 힘들다고 유세 부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도시락 2개 만들고 히로 아침 밥 챙겨 주자 마자 

자기야 태우고 A역으로 갔다 와서 

밥 다 먹고 학교 갈 준비 마친 히로 태우고 B 역으로 갔다 와서 

나의 출근 준비 ..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내가 원더우먼도 아니고 왜 나만 바쁘냐고?


고로  난 평일에  비가 오거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날은 정말 싫다 

 

그럼 아침만 바쁘냐고?

아니 저녁도 바쁘다 

저녁에도 데리러 가야 하니까 

맘 같아선 걸어 오라고 하고 싶지만 

비가 오는데  하루 종일 돈 번다고 일을 하고  오는 자기야가  안스러워서

히로는 무거운  책가방 짊어 지고  빗 속을 걷는게 

안스러워서 또 그렇게 마중을 가고 마는 나.

모질지 못한 내 성격을 탓할수 밖에 .. 


그나마 오늘은 참 다행인게 둘이서 귀가 시간이 엊 비슷하다 

다음주 부터 기말 고사가 시작하는 히로는 학교 자습실에서 

자습을 하다 집에 온다고 평소보다 늦은 귀가를 했다 

다른때 같으면 히로 데리러 갔다가 집에 와 있다가 

다시 시간 되면 자기야 데리러 또 한번 역까지 가야 하는데 

오늘은 히로를 데리러 B역에 갔다가 

바로 자기야 데리러 A역으로  한번만에 마중을 나가면 되도록 

딱 들어 맞는 우리집 두 남자의 귀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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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처럼 우리 가족 세명이 함께 집으로 귀가 하게 된 날


아침부터 데려다 달라 저녁에 또 데리러 오라 한게 미안한지 

역 가까이에 있는 회전 초밥집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가자는 자기야 

초밥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좋아하는 히로가 

마다 할 리 만무하고 

그래서 계획에도 없었던 회전 초밥집에서의 저녁 외식이 되어 버렸다 



9시 저녁 먹기엔 조금 늦은 시간이라 

 손님도 별로 없이 한산했다 


다음주에 있을 기말고사 이야기랑 

(대입 선택 과목이 아닌 과목은

 기말고사 공부를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히로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했더니 좋단다 

엄마가 그래도 전과목 다 잘 하라 했으면 어쩔수 없이 할수 밖에 없지만 

니 맘대로 하세요 대답을 기다렸다

그렇게 말 해줘서 고맙단다 )


다음달에 있을 히로 학교 구기 대회 이야기를 밥 반찬 삼아 

회전 초밥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근데 자기야 .. 

간단히 저녁 먹고 들어가자며 

쌓인 접시를 보니 간단이 아닌데...

난 작은 우동 한그릇에  3접시 먹고 

나머지는 우리집 두 남자가 먹어 치운 접시들이다 



간단이 이 정도면 제대로 먹으면 몇 접시를 먹을려나 ...


그나저나 내일은 비가 올려나 ..

평일날  비가 오면 난 정말 싫다 

아침부터 저녁 까지 너무 바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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