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절대 소식이 아닌 일본 온천 여관의 저녁상

by 동경 미짱 2019. 9. 15.
반응형
728x170

추석도 아니고 명절도 아니고 아무날도 아닌데 

시댁 갔다가 시부모님 모시고 떠난 온천 여행길 ..

기분좋게 온천을 마치고 온천여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는 저녁 식사 시간 

우리가 묵은 여관은 방으로 음식을 날라 오는 시스템이 아닌 

식사를 위한 전용 개별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방 입구에 이름이 쓰여져 있다 

아침도 이 개인 방에서 식사를 준비해 두겠다고 한다 


방으로 들어서니 담당 직원의 인사말이 참으로 길다 

이번에 우리 여관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요리는 어쩌고 저쩌고 ....

한참의 설명이 이어지고

 ( 나 ... 배 고픈데  그냥 빨리 먹고 싶은데 

교장 선생님 훈시도 아니고  시작이 넘 거창 하게 느껴지는건 

아마도 내가 배가 고파서이겠지 ...)



기나간 설명이 끝나고 식욕을 돋구기 위한 

식전 과일주를 내 오겠다며 담당 직원이 나가자 마자 

시부모님이랑 시어머님이 너무나 사랑하시는 

큰 아들 자기야랑 기념 사진  한장 찰칵

시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더 젊으실때 사진을 남겨 두고 싶어서 찍어 드렸다



오늘의 메뉴 

적혀 있는 메뉴가 참으로 길다


온천 여관에 묵는 사람이 다 똑같은 메뉴는 아니다 

호텔이라면 어떤 방에 묵느냐게 요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일본의 온천 여관은 어떤 방에 묵는냐도 중요하지만 

요리를 어떤 메뉴이냐에 따라서 가격이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는 모처럼 시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여행이라 

조금 레벨을 UP 시켰다 




전채 요리 3가지와 함께  식전 술로 과일주 한잔씩 



건배를 하고  맛있게 냠냠 하고 있는데 

이번엔 담당 직원이 아닌 오카미상(여관의 안 주인 )이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고 인사를 왔다 

오카미상의 인사가 끝나고서야  본격적인 저녁 식사 시작 ! 




4종류의 사시미 

사시미가 나오자마자 남자 둘이서 " 한잔 해야지..."

그래서 추가로 생맥주를 주문했다 

 


 나 운전 안 해도 되는거지?

아버님 오늘은  나도 마실께요


평소엔 시댁에선 절대로 술을 안 마시는 나지만 

(시댁이라 안 마시는게 아니라 술을 안 좋아해서 안 마신다)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근후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너무나 달고 맛나다는걸 알기에 

시부모님이랑 함께 건배를 했다 

 


일본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눈으로 먹는 요리다 

연어 위에 올려진 보랏빛 작고 귀여운 이 앙증맞은 꽃은 

시소라고 하는 한국의 깻잎과 비슷한 향이 톡특한 잎 채소의 꽃이다 

시소는 일본에서는 사시미를 먹을때 함께 먹는다 

날 생선이랑 궁합이 딱인 잎 채소이다 

특히 연어랑 정말 궁합이 잘 맞다

꽃에 시소의 향이 그대로 남아져 향이 참 좋다 

물론 먹을수 있는 꽃이다 



참치회 위에 올려진 작은 국화꽃 

이 국화꽃도 식용이 가능하다 

국화꽃이랑 참치랑 함께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었다 



길게 쓰여진 메뉴를 봐 가면서 

이건 뭐지 하면서 먹었는데 

한자가 넘 어렵다 ..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ㅠㅠㅠㅠ



검은소 일본 와규 

3가지의 소스가 함께 나왔다 

왼쪽부터 간무우와 뽄즈(식초가 든 간장 )

중간에 깨맛 소스 

왼쪽엔 소금과 와사비 ..

아니 고기 구워 먹을건데  소스로 와사비라고 ???



돌판이 데워지면 버터를 녹이고 

채소를 먼저 구워서 먹는다 

 


그리고 와규를 살짝만 구웠다 

신선한 고기는 역시 푹 익히기 보다 살짝 익히는게 

부드럽고 맛있는것 같다 



고기 구워 먹는데 소스로 와사비??

아시는지 ...

진짜 신선하고 좋은 고기는 소스가 아닌 

와시비를 찍어 먹는다는 것을 ...

처음에 일본에서 고기를 와사비에 찍어 먹는다기에 

생선도 아니고 고기를 와사비에??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른다 

와사비랑 소고기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

위의 3가지 소스중 역시나 와사비가 제일 맛있었다 

진짜 좋은 소고기를 드실 기회가 있다면 

와사비랑 함께 드셔 보시길 추천한다 

진짜 따봉이다 


와사비랑 소금으로 먹어도 맛있고 

사시미 처럼 와사비랑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간장은 간장의 향이 있어서  고기 맛을 죽일수가 있다 

간장보다는 소금이 고기의 본연의 맛을 더 잘 느낄수 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집 고기 진짜 맛있다 

고기 맛 인정 !



추가 요금을 내고 따로 주문한 검은소 와규  샤브샤브 

2가지 소스가 나왔다

양은 아주 조금이다 

딱 3점 



은색의 작은 냄비에 (요 냄비 진짜 탐난다 .. 갖고 싶다.)

다른것 일체 넣지 않고 다시마 한조각만 들어 있다 

물이 끓어 오르면 채소를 먼저 익혀 먹고 

소고기는 진짜 잠깐 담궜다가 꺼내서 먹어야 제 맛이다 

좋은 고기라 푹 익히지 말고 물에 넣자마자 꺼내서 

먹는게 제일 맛있다고 한다 



역시 추가 요금으로 따로 주문한 스끼야끼 

요것도  고기 양은  쬐끔이다 

 딱 세점 !



일반적인 스끼야끼는 생 댤걀을 풀어서 찍어 먹는데 

이 여관은 댤걀을 거품을 내서 머랭상태로 나왔다 

스끼야끼를 머랭에 찍어 먹어 보기는 처음인데 

그냥 달걀에 찍어 먹는것 보다  댤걀 비린내도 나지 않고 

식감도 부드러운게 아주 맘에 들었다

스끼야끼를 머랭에 ...

굿 아이디어다 


이 정도 먹고 나니 진짜 배가 부르다 

사시미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딱 두세번 찍어 먹으면 될정도로 

아주 작은 양이 나왔지만 

찔끔 찔끔 나오는걸 먹다보니 충분히 배가 부르다 

그런데 아직 아직 많이 남았다 



새우튀김 호박이랑 감자랑 당근이랑 여주를 얇게 저며 

같이 튀겨져 나왔는데 

새우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남김없이 다 먹을수 있다 


아 ... 배부른데 

아직  남았다 



이름이 ... 아 몰라 

위에 놓인 오렌지빛은 구운 성게라는것만  기억한다 



이제서여 나왔다 

밥이랑  된장국 

밥은 버섯밥이었고 된장국도 버섯이 들었다 



그리고 밥 반찬 3가지 



과일 디저트로 드디어 끝났다 


하나 하나르 보면 정말 한두입이면 끝날정도로 아주 작은 양이지만 

나오고 나오고 또 나오니

다 먹고 나면 배가 아주 아주 부르다 

게다가 금방 금방 조리해서 나오는 조금의 시간이 걸린다

한가지 요리가 나올때까지 충분한 대화의 시간이 있고 

시간이 걸려 나오다 보니 소화 시켜가며 

천천히 깨끗하게 비워냈다 

흔히들 일본인들 소식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절대 소식이 아니다 


내가 일본 온천 여관에 대해서 뭘 알겠는가 

온천여관을  자주 다니시는 일본 전국 곳곳에 

유명한 온천은 대충 돌아 다니신 울 시부모님이 

음식 맛도 괜찮고 좋다고 하시니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할수 밖에 ..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