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그것도 고 3 수험생인 하나뿐인 아들녀석
히로가 요즘엔 요리가 취미다
그런데 요리뿐만 아니라 디저트까지 만들기 시작했다
엄마는 고 3 수험생 엄마가 될 준비 끝인데
정작 당사자인 울 히로는 아직 고 3 수험생이 될
준비가 안 되었다는 슬픈 현실 ..
중 3때엔 한겨울 꽁꽁 언 마당 한 구석을 파 헤쳐
인공 연못을 만드는걸로 스트레스를 풀더니
이번엔 요리로 스트레스를 푸는건가 하다가도
아직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도 안 했는데
스트레스는 무신 ....
그래도 어쩌겠나 ..
공부 할 때 되면 하겠지 하며 내 버려 두고 있다
잔소리 한들 본인이 맘 먹지 않으면 무용이니까 ...
그렇게 만들어진 히로의 디저트
히로가 만든 디저트 중 최고의 걸작이다
쵸코 떡
솔직히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만드는 방법 만드는 과정은 모르고 들어간 재료만 알고 있다
일본에선 요죠니라고 하고 사각형으로 생긴 시판의 떡이랑
내가 사 다둔 생쵸코랑 그리고 코코아 가루가 들어갔다고 한다
찹쌀 떡이라 진짜 쫄깃 쫄깃하고
한 입 베어 무니 안에서 달콤한 쵸코가 가득 들었다
진짜 이걸 히로가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또 만들어 달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맛있었는데
그런데 나중에야 알았다
내가 사다 둔 그냥마트에서 파는 쵸코도 아닌
비싼 생쵸코렛을 이 떡을 만들면서 다 써 버렸다는걸 ...
아! 충격 ...
야 아 .. 히로야 비싼 생쵸코렛을 만들면 어떻게 해 ...
미쳐버리겠네 정말로 ...
그래도 이 쵸코 떡은 진짜로 맛있었다
또 먹고 싶을 정도로 ...
히로가 봄 방학 중이었던 어느날 회사에 갔다 왔더니
히로가 만들었다며 엄마 먹으라며 내 놓은 스위트 포테이토
진짜 울 아들 별걸 다 만든다
홍차 한잔 끓여 맛나게 잘 먹었다마는
다음날 난 또 다시 히로에게 소리쳤다
히로 왜 고구마가 하나도 없어?
어제 스위트 포테이토 만든다고 다 썼지
내가 미쳐버려 ..
난 회사갈때 간식으로 고구마 하나씩 삶아서 간다
그런데 내 간식 고구마가 하나도 없다
미리 고구마 없다고 말 해 줬으면 마트에 사러 갔을텐데 ..
결국 전날 히로가 만들어 준 스위트 포테이토 먹은 댓가로
회사에서 먹을 내 간식을 포기 했었어야 했었다는 ..
ㅠㅠㅠ
어느날 감기로 누워 있는 엄마를 위해 만들었다며
식욕이 없어 안 먹겠다는 엄마에게 맛 있다면 한 입만 먹어 보라며
억지로 떠 먹여 주었던 히로표 푸딩까지 ...
그리고 화이트 데이 엄마를 위해 만들었다는
바바로아까지 ....
그러고 보니 무심하고 무뚝뚝 한줄만 알았는데
꽤 엄마를 생각하는 녀석이네 ...
아! 또 있다
히로가 애플 파이라고 빡빡 우기던 아무리 봐도
파이가 아닌 애플 빵까지 ....
생쵸코렛도 그렇고 고구마도 그렇고
잘 넣어둔 시나몬까지 찾아내는 히로
정말 요즘 히로는 부엌 구석구석 못 찾아 내는게 없다
귀신 같이 찾아내서 그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 낸다
그러니 내가 히로에게 대학 가지 말고
요리 전문 학교 가라는 말을 할 수 밖에 ....
하지만 어디까지나 요리는 취미라며
대학을 가겠다는 아들녀석 ...
그럼 이제 슬슬 공부도 좀 하시지 말입니다
요즘 히로가 만드는 요리나 디저트를 보면
레시피를 모아
유튜브 영상이라도 올려야 하나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 러 ... 나 .... 그럴 능력도 시간도 정성도 없으니
그냥 블로그만 하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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