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지만 나는야 출근 ..
우리집 두 남자는 여유로운 일요일
주말 근무는 평일근무보다 훨씬 더 바쁘고 고로 훨씬 더 피곤하고 지친다
요즘 난 정말 피곤한 여자다 ㅠㅠㅠ
일을 마치고 돌아 오는길
우리집 골목을 들어서자 기름냄새가 진동을 한다
누구집에서 이리 맛있는 냄새를 풍기나 했는데
그 냄새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집이더라는 ..
현관문을 열자 번져오는 고소한 기름냄새
마치 명절 아니면 잔치집 같은 그런 냄새가 진동을 한다
좋은 냄새에 이끌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가방도 내려 놓지 않고 바로 부엌으로 직행
닭을 튀기고 있으니 이리 냄새가 고소했나 보다
오늘은 뭘 만들려고 기름에 튀기며 난장판을 만드는지
그... 런 ... 데 ...
평소와는 다른 우리집 부엌 풍경
이런 이런 부엌에서 닭다리살을 튀기는 남자는
내가 생각했던 울 아들녀석이 아닌
우리집 남편 바로 우리집 자기야가 아닌가 ?
히로는?
조금전에 와서 지금 샤워 하고 있어
오늘은 자기가 만드는 거야 ?
응 히로 이제 왔거든 ..
예전엔 가끔 부엌에서 마누라 대신
한끼 밥상을 차리던 우리집 자기야지만
요즘 히로가 요리를 하게 되면서
우리집 자기야표 한끼 밥상을 맛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집 자기야는 요리 센스가 그닥이다
반면 고딩 아들녀석 히로는 꽤 센스가 있는것 같다
동영상을 보고 어려운 것들도 뚝딱 뚝딱 만들어 내고
그 맛 또한 기가 막힌다
가끔은 내가 만든것 보다 훨씬 더 맛있다 싶을때도 있을 정도로 ..
이대로 히로에게 솥뚜껑 운전대를 넘겨 주고
난 조용히 은퇴를 하고 싶은 정도다
단지 히로가 부족한건 예쁘게 담아 내지 못한다는것
음식 데코 ?? 그게 뭔데
사내 답게 접시에 팍 올려서 맛나게 먹으면 장땡!
보기에 이쁘고 어쩌고 그런건 히로 스타일이 아니다
히로가 요리를 하게 되면서부터 내가 근무가 있는 주말에는
저녁에 퇴근해 오면 히로가 저녁을 만들고 있고
자기야는 빨래 개고 있는게 우리집 주말 저녁 모습인데
오늘은 어째 히로가 아닌 자기야가 저녁을 만들고 있냐 하면
히로가 오늘은 신학기부터 학원을 다닐 예정인데
학원을 선택하기 위해
몇군데 학원 체험수업을 하고 있는데
오늘이 체험 수업일이라 귀가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일요일 저녁 집에 있는 유일한사람인 자기야가
자연스레 저녁 담당이 된 것이었다
자기야가 만든 저녁 반찬은
닭다리 밀가루 묻혀 기름에 잘 구운후
간장 소스로 조린 닭다리 요리
요리 데코 꽝인 히로랑 달리
자기야는 상추랑 미니 토마토 양배추까지 썰어서 한접시
기름의 느끼함을 잡아 주기 위해 김치와 함께
살이 두툼하니 씹히는 맛도 있고 맛도 괜찮은데
간지 좀 짜다는 ..
아니 솔직히 말하면 조금이 아니라 많이 짜다는 ...
밑에 깔린 상추에 쌈을 싸듯 먹으니 딱 맞을 정도로 쬐께 많이 짰다 2
자기야가 닭고기 한 접시 만들고 나자
이번엔 샤워를 마치고 나온 히로가 아빠랑 바톤 터치
뭘 하냐고 물으니 볶음밥을 만들겠단다
아빠가 닭고기 만들었는데 무슨 볶음밥이야
오늘은 아빠가 만든 닭고기에 볶음밥으로 정했으니까
엄마는 그냥 가만히 있어
히로야 볶음밥은 그냥 내일 만들어 먹자 응?
요리사가 만들려고 하는데 옆에서 그러면 안되지
엄만 그냥 가서 앉아 있어
햄이랑 계란이랑 파만 썰어 넣고 만든 볶음밥
10분만에 뚝딱 만들어 내어 놓는다
간도 딱 맞고 밥은 보슬 보슬
파 향이 살짝 살아 있고 ..
역시 아빠 보다 히로가 훨씬 요리 센스가 있다
게다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자기야와는 달리
히로는 쉽게 쉽게 빨리 만들어 낸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남편이랑 아들 둘이서 저녁밥을 만들고
나는 가만히 앉아 우리집 두남자가 만든
저녁밥상을 받아 먹을줄은 ..
요리 잘 하는 남자들이랑 사니 좋다
(우리집 자기야의 요리 실력은 자랑할만 한 실력이 아니지만
히로는 정말 짱이다.
가끔 내가 정말 놀랄때가 있다 )
요즘 스페인 하숙이란 프로를 보면서 차 승원씨의 요리 실력과
그 센스에 놀라며 조금은 부러워 했었다
삼시세끼란 프로가 있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힌번도 본 적이 없어서
스페인 하숙이란 프로로 처음으로 차 승원씨의 요리 실력을 알았다
우리집에도 차 승원이 있다
우리집 차 승원은 자기야가 아닌 울 고딩 아들 녀석
히로라는게 함정 !
미래에 울 히로도 차 승원씨 처럼 멋진 사람이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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