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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나의 20년지기 친구

by 동경 미짱 2019.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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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동경 변두리의 조그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20년전 처음 일본에 왔을때는 작은 아파트에 살았었다 

워낙에 식물을 좋아하던 나는 아파트의 작은 베란다에 

도라지를 사다가 작은 화분에 심어서 키웠었다 

 보라빛 도라지 꽃이 좋아서 ...


그 후  작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도라지 화분도 함께 데려와 마당 한 쪽에다 심어 두었었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우리집에는  어예쁜 보라빛 도라지 꽃을 볼수가 있다




내가 이 도라지 꽃을 보기 시작한지 올해로 20년째이다 

이 도라지는 처음엔 베란다의  작은 화분에서 살다가 

마당 한켠에 자리 잡은지 올해로 17년째다 

그러니  이 도라지는 나이가 20살 

18살 울 아들녀석 히로 보다 더 나이가 많은 도라지다 


간혹 한국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 와서 

마당의 도라지 꽃을 보면 꽃을 감상하는게 아니라 

도라지 안 캐 먹냐고 도라지를 탐내기도 한다 

내가 20년산 도라지라고 하면 

인삼 보다 더 몸에 좋을것 같다며 캐다가 양념해서 구워 먹자며 

군침을 흘리는 친구도 있다 


당연히 택도 없는 소리지만 ...

난 매년 보라빛 이쁜 도라지 꽃을 보고 싶을뿐 .

하지만 가끔 양념 해서 잘 구운 도라지 구이 생각에 

군침을 흘리때가 아주 아주 가끔 있긴 하다



20년이나 된 도라지 뿌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살짝 캐 볼까 하는 맘이 있긴 하지만 

역시 난 도라지 양념구이보다는 

보라빛 도라지 꽃이 더 좋다 

20년산 도라지 뿌리 

아주 아주 굵을까 ?

아님 길쭉하니 땅 속 깊이 뻗어 있을까?




울 아들 녀석 히로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우리집 도라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세월을 함께 하게 될런지 ..

내가 일본에 와서 그 다음해에  도라지를 우리집에 들였으니 

단순한 도라지가 아니라 

나의 일본 생활을 함께 해 온  친구 같은 도라지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수국하면 일본이 떠 오르고 

도라지 하면 한국이 떠오른다 

나에겐 도라지하면 내 나라 한국이 떠 오른다 

그래서 사다가 심었던 도라지인데  

절대로 절대로 캐서 양념 구이 할 일은  없을것

그러니  

우리집에 오는 한국 언니야들 우리집 도라지 보고  군침 흘리기 없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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