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가을임을 느낀다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하다 못해 약간의 쌀쌀함을 느낀다
매 주말마다 마당에서 바베큐를 할때면
여기 저기 모기향을 피워 두어도 모기란 놈에게
반드시 강제 헌혈을 하고 마는데
이젠 모기란 놈이 자취를 감춘것 같다
마당에 나가 앉아 있어도 헌혈을 하지 않아도 되는걸 보면 ...
이 달말 건강 검진이 있다며
자기야가 이번 주말은 바베큐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문한 메뉴가 만두라는 ..
건강 검진을 위해 바베큐를 자제한다면서
군만두라고???
어째 아닌것 같긴 하지만
먹고 싶다는데 그럼 당연히 먹어야지
바베쿠 대신 하는 군만두인지라
마당에 나가 구워 먹기로 했다
풀 벌레의 울음 소리와 시원한 바람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일년중 제일 기분 좋은 때가
바로 가을이니까 ..
의자를 펴고 준비를 하는 동안
역시나 오늘도 제일 먼저 자리를 잡는 이는
바로 우리집 모꼬짱
우리집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바베큐때 고기 굽는거랑
야끼 소바, 오코노미 야끼 , 다꼬야끼
그리고 군만두는 내가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집에선 남자들이 하는 일 이다
당연히 주말 저녁 마당에서 구워 먹는 군만두는
우리집 자기야가 굽는다
우리집 남자들
자기야도 그렇고 히로도 그렇고
군만두 구울때 참으로 이쁘게도 나열을 한다
그냥 대충 넣으면 되는데
꼭 저렇게 이쁘게 나열을 하고 굽는다
학원에 간 히로가 돌아 올 시간 미리 알아 두고
히로가 집에 도착할 시간에 정확하게 맞춰
구워 낸 자기야표 만두
노릇 노릇 잘 구워졌다
우리집은 만두를 먹을땐 따로 밥이나 면을 먹지 않는다
양배추 채썰어 심플하게 사라다 한접시
그리고 만두만 구워서 만두로 배를 채운다
자기야는 맥주 한잔으로
그리고 난
요즘 내 맘에 쏙 든 알코올은 바로 요것 !
보통은 과일 1% 많아야 5% 든게 대부분인데
이건 복숭아가 자그만치 31%
복숭아 반개를 갈아 넣어서 알코올이라기보다
음료를 마시듯 가볍게 마실수 있어서 좋다
알코올 4%라 알코올에 약한 나로썬
딱 한잔 마시면 적당히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아질 정도다
난 어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보다 우리집 마당이 더 좋다
달콤한 복숭아맛 술 한잔에
알딸딸한 기분에 하늘을 쳐다보니
잘 익은 석류나무 사이로 초승달이 보인다
좋다
이런 분위기 ....
근데 A 있잖아
걔 한테서 어제 저녁에 라인이 왔는데
이번주 언제라도 좋으니까 하교할때
같이 하교 하자고 라인이 왔는데 ...
A는 얼마전 히로가 고백을 했던 여학생이다
왜?
몰라 할말이 있다네 ...
할 말이 있을게 뭐야 ?
그니까 ...
그래서 내가 라인으로 갑자기 그러니까 무섭다고 했더니
뭐가 무섭냐며 웃는거 있지 ..
내 속마음 : 아니 걔는 대입 끝나고 말 하자고 하더니
이제 겨우 맘 잡고 공부할려는데
왜 분란을 일으킨다니 ..
맘 잡고 공부해야 할 이때에 ...
걔가 히로에게 무슨 말을 하던
다음주 까지 괜히 히로 맘 뒤숭생숭하게시리 말이지 ..
매 주말
그것이 바베큐이건 아님 오늘처럼 군만두 파티이건
마당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분위기 탓인지 평소라면 하지 않을 사소한
이야기까지 다 하게 되는
우리 가족에겐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다
오늘 마당에서 이렇게 군만두 파티를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히로는 A 에게서 할 말이 있다고
같이 하교 하자고 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주중에는 회사일로 학교 일로
서로가 바빠서 깊은 대화를 하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주말마다 갖는 가족의 시간...
참 좋다
그나저나 A 걔는 도대체 왜 그런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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