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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4만원짜리 집밥

by 동경 미짱 2020.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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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

오늘도 난 출근 

세상은 코로나 때문에 근무시간도 줄고 일이 없다고들 하는데 

나와랑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 같다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바빠진 매일매일 ..

고로 난 요즘 피곤하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오늘은 우리집 두 남자가 저녁을 만들겠다고 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저녁을 만드는건 히로이고 

히로의 주문에 따라 장을 봐 오는건 우리집 자기야다 

장도 자기들이 보고 저녁도 한다니  

저녁이 될때까지 2층 침실로 올라가 잠깐 눈을 붙였다 

주말 근무는 넘 피곤하다 ㅠㅠㅠ


슬슬 배가 고파와 저절로 떠지는 눈 

1층으로 내려오니 시계는 저녁7시를 가르키고 있는데 

히로는 이제서야 저녁준비를 한단다 

준비하는게 너무 늦는게 아니냐고 했더니 장을 봐 오기로 한 자기야가 

일단 조깅을 하고 오겠다고 나가선 1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준비가 늦어졌단다 

미리 장을 봐주고 조깅하러 갔으면 좋았을텐데

조깅을 한 후에 장을 보니 당연히 늦어질수 밖에 ...

아무래도 요령이 썩 좋지 않는 히로인지라  준비시간이 꽤 걸린다 

가끔 히로가 뭔가를 만든다고 할때 기다리다 지칠때가 있다 

7시부터 준비를 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9시쯤 저녁을 먹을수 있을려나 포기를 하고 기다리는데 

아! 배고파 ... 

뭐라도 좋으니 빨리 먹고 싶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9시 히로가 내 놓은 오늘의 저녁 



이름하여 닭고기 토마토 스프 스파게티 

스프가 많은 스파게티다 



그리고 또 하나 조갯살배추 크림 스프 

바지락 조갯살을 넣고 만들었단다 




그리고 빵도 구워서 내 놓았다 

그런데.... 스프 스파게티에 스프라..

히로는  아빠랑 달리 요리 재능은  있는것 같다 

히로가 만드는 요리는 꽤 맛이 괜찮다 

일단 맛에 대한 평가 아빠도 맛있다 하고 나도 맛있다 칭찬해주고

아빠는 술을 부르는 메뉴라며 와인 한잔까지 곁들였다 

와인까지 곁들인 화려한 저녁만찬이다 


맛에 대한 평가는 일단 엄지 척이고 


 근데 히로야  스프 스파게티인데 크림스프네 


 응 그게 좀 그렇지?

나도 만들땐 생각못했는데 만들고 나서 그런 생각을 했어 


  스파게티가 스프니까  크림스프말고  

사라다 한접시 만드는게 더 좋았겠다 


아들이 만들어준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도 엄마도 지적질이다 

그런데 히로가 그걸 원한다 

히로는 솔직한 평가를 원하는 편이다

그리곤 다음번에 반드시  지적 받은점을 보완해서 

다시 도전을 하는편이다 

엄마 아빠가 충분히 만족하고 맛있다고 해도 

자기가 납득이 될때까지 몇번이고 만드는 편이다 


9시 늦은 저녁을 먹고 나서 우리집 자기야가 나에게 내미는 

마트 영수증 

헐 .. 3,100엔 (3만 5천원)

 아니 뭐가 이리 비싸?


영수증 내역을 보니 닭고기에 바지락에 치즈에다가 

생크림에 토마토 캔 3개씩이나 ..

게다가 배추는 왜 이리 비싸니?


오늘 자기야가 사 온것만 3만 5천원에다가 

집에 있는 스파게티 면이랑  빵, 버섯등등까지 포함하면 

울 아들이 만든 오늘의 저녁은 4만원짜리 저녁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외식이 줄고 집밥이 늘면서 

남들은 식비가 준다는데 아니 우리집은 왜 자꾸 식비가 느는지 ...

코로나 덕분에 아들이 해 주는 집밥을 자주 먹게되어서 

좋은점도 있지만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든다

사라다가 없어서 한가지 부족한 저녁상이었지만 

울 자기야는 와인까지 한잔 곁들였으니 

집에서 4만원 짜리 외식을 했다 생각하기로 했다 

뭐 4만원짜리 외식이면 비싼것도 아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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