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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진짜 오래간만에 맛보는 내 남자가 차린 밥상

by 동경 미짱 202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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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우리집 자기야가 저녁밥을 차렸다 

예전엔 주말저녁은 가끔씩 한끼를 책임지던 

우리집 자기야가 어느날 부터인가 부엌에서 칼을 드는 일이 없어졌다 

우리집 자기야가 부엌에 설때는 오직 설거지 할때뿐 

내 블로그의 분류를 보면 "우리집 두남자의 요리"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그런데 요즘엔 우리집 자기야가 요리를 하지 않으니 

히로가 만든 요리뿐이다 

카테고리를 "우리집 두 남자 요리"가 아닌 

"아들이 만든 요리"로 바꿔야 할 판이다  

예전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한끼를 책임지던 

 자기야가 요즘 도통 부엌에  서지 않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히로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자기야는 요리엔  영 소질이 없다 

들인 시간 ,들인 노동, 들인 비용에 비해서 영 아니다 

들인 시간이라 ... 

아무리 간단한 걸 만들어도 기본 2시간이다 

들인 노동이라 ....

나름 열심히 땀 벌벌 흘리며 만드는 그 노력에 비해 

결과물은 50점도 아닌 40점정도로 점수를 매기고 싶다  

들인 비용이라 ...

재료를 다 갖추지 않으면 절대로 못 만든다 

없으면 없는대로 다른걸로 대체해서 만드는건 절대 불가다 

마지막으로 자기야가 무엇을 하고 난 다음의 부엌은 

완전 폭탄 맞은 것 같이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할려는 하는게 이뻐서 

잘 하지 못하지만 가족을 위해 한끼라도 만들어 주는게 

고마워서 아무 소리 않고 먹었는데 

몇년전부터 히로가 부엌에 서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요리 소질이 영 꽝이 아빠와 달리 

히로는 요리에 소질이 있다 

아빠와 달리 시간도 그리 걸리지 않고 

아빠와 달리 재료가 없으면 다른걸로 대체해서 만들어 낸다 

게다가 그게 또 맛있다 

마파두부나 유린기, 덴신항, 볶음밥 같은것은 

솔직히 나 보다 다 잘 만든다 

그래서 요즘 중국요리는 히로에게 맡기는 편이다 

히로가 만드는 요리가 워낙 본격적이고 맛있다 보니 

아빠는 요리는  히로에게 맡기고 자기는 설거지 담당을 자처하고 있다 

그래서 한동안 정말 한동안 자기야 요리를 맛보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정말 오래간만에 자기야가 부엌에 섰다 


메뉴는 파스타 

우리집은 히로는 중국요리가 특기이고  

자기야는 그나마 잘 하는게  주로 파스타다 

우리집 자기야는 워낙 파스타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못하니 

자기가 먹고 싶은 파스타를 메뉴로 정했나 보다  



새우랑 버섯을 넣고 맛든 파스타 

보기엔 괜찮네 ..

그런데 이 남자 파스타를 한접시씩 담아 낸게 아니라 

우리집에서 제일 큰 접시를 꺼내서 한접시에다 다 담았다 



파스타뿐 아니라 샐러드까지 커다란 접시에 한접시 

똬악 ! 

뷔페란다 

각자 알아서 먹을만큼 덜어서 먹으란다 


 그래도 따로 담아 내지 그랬어 ?

 가족 끼리인데 뭐 어때

남자요리는 원래 이렇게 스케일이 큰 거야 


만든 사람이 그렇다니까 그런거지 뭐 ..

우리집 자기야가 진짜로 오래간만에 만들었는데 

더 이상 끽 소리 않고 " 네 " 하고 포크를 들었다 




새우까지 넣고 이 재료로 맛이 없으면 안되지 않나?

결론은 맛 있었다 

단 하나 

면이 너무 불었다는것 빼고는 ....


히로가 워낙 요리를 잘 해 버리니 

아빠가 부엌에서 쫒겨난 상황이 되어 버린 우리집 

아빠를 쏙 빼 닮은 히로가 요리에서 만큼은 

아빠를 닮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들이 만든 요리가 워낙 맛있긴 하지만 

조금 부족해도  가끔은 자기야가 만든 한끼가 먹고 싶다 

아니 먹고 싶다기 보다는

" 요리에 센스가 없으니 재능이 없으니 난 안할란다" 

라고 모른척 하지 않고 

가끔은 가족을 위해  만들려고 해 주는 그 마음을 

버리지 않았으면 해서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집 자기야가 차린 한끼 식사에 

폭풍 칭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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