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는 다른 퇴근길

오늘도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직 해가 뜨기전인 아침 5시 30분 

깜깜하다 

출근도 깜깜할때 별 보고 했다가 

퇴근도 깜깜할때 별 보기 하기를 오늘로 4일째다 

첫날은 낮에 잠을 잘려니 하루종일 이불속에서  

노력했지만 한 잠도 못 자고 출근을 했었다 

자야지 자야지 했더니 눈을 똘망 똘망  정신은 더 또렷! 

둘째날은 세시간 자고 출근 

 셋쨋날은 5시간을 잘수 있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익숙해 지는지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6시간 자는게 목표다 

앞으로 5번의 야근이 남았다 

겨우 9일의 야근에도 이 호들갑인데  

매일같이 생활 전선에서 야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야근이 말 처럼 쉬운게 아니구나 ..

정말 대단들  하시다 

출근 시간 저녁 9시 어둡다 

퇴근시간 아침 5시 30분 아직 많이 어둡다 

아직은 다들 잠자리에 있을 시간인것 같은데 

꽤 많은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다들 뭐 하느라 저리들 불을 밝히고 있을까 ?

이 시간에 잠도 안 자고 뭘 하고 있는 걸까?

열심히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상당히 가볍다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들고 해가 뜨면 일어나 움직이는게 

자연의 섭리이지만 

며칠정도의 야근은 생각보다 할만하다 

오히려 낮에 케이크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때론 전화 응대도 해야하고 때론 후배들 일을 지시도 해야하고  

때론 윗 상사들이 이러쿵 저러쿵 (쓸데없는 간섭들 ...) 도

 들어야 할때가 있고  케이크 만드는 일 뿐 아니라 다른 신경 써야 할일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일에 집중할수가 없고 그만큼 일이 더디기도 한다 

일에 지치기 보다 사람 상대하고 주변환경에 피곤해지곤 하는데 

야근은 그런게 없어서 좋은것 같다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세상 조용하다 

하지만 낮과 밤이 바뀐 이런 생활을 계속하라면 두 손들고  도망갈 거다 

겨우 2주간 9일간의 야근이니 

룰루랄라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은 노땡큐다 

집에 도착해서 자고 있는 우리집 두 남자 깰까 조용 조용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오는데 매번 

눈치없는 우리집 모꼬짱 열렬히 환영을 한다고

꼬리 살랄 살랑 흔들며  짖어대며 뛰어나온다 

꼬리 살랑 살랑 흔들며 반겨 주는건 좋은데 제발 짖지만 말라고 ...

 모꼬 쉿! 조용히 해 

다들 자고 있잖아 

라고 하거나 말거나 모꼬짱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가 반갑기만 하다 

열렬히 나를 반기는 모꼬장을 데리고 

아직은 어두운 새벽산책을 나섰다 

 모꼬야 좀 춥긴하지만 새벽 산책도 할만 하다 그치?

오늘은 어쩌고 저쩌고 ....

모꼬가 알아 듣건 말건 열심히 모꼬를 상대로 쫑알 쫑알 말을 건네본다 

모꼬짱과의 산책을 마친후 살금 살금 뒷굼치 들고  

단잠 자는 가족들 깨우지 않으려고  마치 도둑마냥 조용 조용 움직이기 

왠지 그래야 할것 같아서 ..

오늘은 일요일이라 우리집 두 남자가 집에 있었지만 

야근하고 돌아 와 겨우 잠자리에 든 나를 깨우지 않으려 

조용히 있는 듯 없는듯 해 준는 우리집 두 남자 ....

조금만 참아 

이제 일주일밖에 안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