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무지 바빴던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고
이제야 겨우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코로나 때문에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은 조금 한가 할 거란
예상을 뒤엎고 여전히 바빴다
많은 인원수가 모이는 모임이나 파티는 줄어 들었는지 큰 사이즈의
케이크는 판매가 저조했지만
반면 가족 단위의 소모임은 늘었는지 3,4인용의 작은 싸이즈의
케이크가 불티나게 팔렸었다
폭풍같은 한 달을 보냈었다
결론은 이젠 조금 한가해졌다
덕분에 주중에 이틀간의 달콤한 휴가를 즐겼다
어제저녁 메뉴는 회(사시미)였다
마트에서 참돔 한 마리를 회를 떠 와서 맛있는 회를 먹었다
꽤 큰 놈이었는지 가족 셋이서 한 끼 거하게 먹고도 남았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우리집 두 남자가 집을 나선 후
혼자 먹는 아침 ...
나는 혼자서도 잘 챙겨먹는 여자인지라 아침부터 어제 저녁 먹고 남은
참돔을 먹기로 했다
하얀 쌀밥 위에 참돔이랑 파를 썰어 넣고
녹차도 끓였다
아직 회로 먹어도 될 만큼 신선한 참돔이지만
과감하게 팔팔 끓여 뜨거운 녹차를 참돔 위에 부었다
뜨거운 녹차 덕분에 참돔이 살짝 익었다
일본에서 오챠쯔께라고 하는 음식이다
오챠쯔께는 간단히 말해 녹차에 밥 말아먹는 음식이다
부재료는 이것저것 뭐든 가능하다
참돔은 생선이니까 고추냉이와 궁합이 좋다
고추냉이를 녹차에 살살 풀어가며 먹으면 의외로 맛있는
참돔 오챠쯔께를 맛 볼수 있다
예전에 처음 참돔 오챠쯔께를 먹었을 때가 생각난다
비릴 것 같아서 도저히 먹을 용기가 안 나서
우리 집 자기야가 먹는 걸 인상 찌푸리며 쳐다만 봤었다
왜 맛있는 참돔을 아깝게 저렇게 먹나 도대체 이해가 안 갔다
그러다 한입만 먹어 보라는 자기야의 말에 거절하다 하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을 못 들어 주랴는 마음에
딱 한입만 하고 먹었었다
어?? 그런데 왜 비리지 않지?
당연히 비릴 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전혀 비리지 않았고
약간 씁쓰름한 녹차와 매운맛의 고추냉이와의 절묘한 조화...
"어? 괜찮네...."
우리 집 자기야 말로는 회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참돔이라 가능한 요리라 했다
참돔 오챠쯔께는 비릴 거라고 절대 맛이 없을 거라고 왜 비싼 참돔으로 저렇게 먹냐고
이상하다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단번에 뒤집은 일본 음식 중 하나다
이제는 신선한 참돔을 보면 오챠쯔께 해 먹으면 맛있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이다
물론 취향이니까 절대로 참돔 오챠쯔꼐를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적어도 내 취향에는 맞는 것 같다
회로 먹어도 되는 신선한 참돔으로 오챠쯔께라니
그거도 아침부터 거하게...
'먹고 살기 > 집에서 먹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이 말하는 한국에서의 추억의 음식 (1) | 2021.01.31 |
---|---|
남편이 한국 음식중 최고라고 하는 우거지 감자탕 (0) | 2021.01.29 |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한잔 ! (1) | 2021.01.24 |
오늘은 한국식 밥상이다 (2) | 2021.01.22 |
혼자서도 잘 먹는 여자 ! 아침부터 고등어 김치 덮밥 (1) | 2021.01.15 |
아들이 먹고 싶다는 부대찌개 (4) | 2020.12.22 |
아들아 뭐 먹고 싶니? (1) | 2020.12.10 |
셋이서 함께 준비한 주말 아침식사 (3) | 2020.12.07 |
요즘 한국 밥상이 무지 그립다 (3) | 2020.11.29 |
일본에서 처음으로 담근 갓 김치 맛있을까? (4) | 2020.1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