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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아들이 말하는 한국에서의 추억의 음식

by 동경 미짱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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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주쿠 신오쿠보에 있는 한인 마트에 갔었다

전철을 타고  한인마트까지 간 주목적은 고추장을 사기 위해서였지만 

마트에 가면 고추장만 사고 올수는 없는 법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것은 천지지만 들고 가기  무거우니 들고 갈수 있는 만큼만 골라야만 했다

많고 많은 물건들 중에서 나의 선택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부산오뎅이었다 

일본은 오뎅천국이다 

일본의 겨울엔 어느 편의점에 가도 뜨끈뜨끈한 오뎅을 사 먹을 수가 있다 

편의점에서 한국 분식점 처럼 직접 오뎅을 조리해서 팔고 있을 정도로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오뎅이다 

섬나라이기 때문이겠지만 생선살로 만드는 오뎅의 종류는 

한국과 비교가 안될정도로 참으로 다양하고 많은데 

이런 오뎅 천국인  일본에 살면서 굳이 한국의 부산 오뎅을 사 온 이유는 

울 아들 녀석 히로가 일본 오뎅이 아닌 한국 오뎅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멸치랑 다시마로 다시를 내고 무우를 넣고 푹 꼬아 낸 국물에 

콩나물 삶아 낸 국물까지 더해서 

납작한 부산 오뎅을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오뎅을 만들었다 

일본 오뎅인 찌꾸와도 몇 개 넣어 주었다

오뎅을 많이 넣고 끓이면 국물 맛이 더 좋을까 싶어서..

 

 

양념장 만들고  자기야 랑 히로에게 

" 간식 시간이다 집합! "으로 외쳤다 

 

히로가 오뎅을 보자마자 입이 귀에 걸렸다 

히로 : 나 이거 진짜 많이 먹었었는데...

         나 어렸을 때 이것 먹은 기억밖에 안 나 

그랬다 

지금은 매운 음식을 너무나 잘 먹는 히로지만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던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어린  히로는 

한국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었다 

매운 한국의  밥반찬은 못 먹었고 채소를 싫어했으니 나물 반찬도 먹을 게 없고 

그래서 친정 엄마가   밥을 잘 먹지 않는 손자 먹이겠다고  히로가 먹을 수 있도록 

매일 같이 오뎅볶음이랑 소고기 장조림을  만들어서

히로가 한국에 갈 때마다 항상 만들어 주셨었다

오뎅 볶음이랑 소고기 장조림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이 었고 

밖에 나가게 되면 항상 납작 오뎅을 사 먹었었다 

일본 오뎅을 잘 먹지 않는 히로가 이 부산 오뎅만은  지금도 너무나 잘 먹는다 

그거도 둥근 오뎅이 아닌 이 납작 오뎅만을 ...

 

오랜 시간 푹 끓인 무는 너무 부드러워서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다

 

이  복주머니처럼 생긴 애는 유부다 

유부 주머니 안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혹시 유부초밥??? 

설마 ㅎㅎㅎ 

 

보통은 일본 오뎅에선 삶은 달걀을 넣는데 

나는 항상 이렇게 유부 주머니에 생 달걀을 깨 넣고 이쑤시개로 입구를 봉해서 

오뎅 냄비에 넣어 주기만 하면 되니 너무 간단하다

미리 달걀을 삶고 껍질을 까고 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 없이 정말 간단하다 

 

나 : 어때 맛있어?

히로 : 응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야 

 

사실 오래간만에  한국 마트에 들어서니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고 것 

천지였는데 고민하고 고민했는데 

히로가 이렇게 좋아하니 오뎅을 사 오길 잘한 것 같다 

너무 어릴 적 기억은 잘 기억하지 못하니 히로에게 오뎅은 

히로가 기억하는 것 중   유치원생일 때 한국에서 먹었던 첫 음식으로 기억이 되고 있다 

히로에 겐 한국의 부산 오뎅은 그런 음식이다 

추운 겨울날 먹는 부산오뎅은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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