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일본은 공휴일이다
오늘은 뭔 날이라 공휴일이지?
외국인인 나로선 남의 나라 휴일이 무슨 날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빨간 글씨 공휴일이란게 중요하다
날씨가 완연한 봄날이다
햇살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조금 두꺼운 니트 원피스 하나만으로 외투 없이 외출도 가능할 정도였다
이른 아침부터 나가서 테니스를 하고 돌아온 우리 집 자기야가 외식을 하잖다
항상 차로 지나다니기만하고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카레집
사실 난 나가기가 싫었다
게다가 카레? 그다지 땡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애처럼 난이 먹고 싶다고 가자고 조르는 우리 집 자기야를 이길 수 없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가는 것도 귀찮았지만
나가지 않으면 점심을 내가 차려야 한다는게 더 귀찮아서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동경은 코로나 때문에 긴급사태 선언 중이었고
그래서 그동안 외식도 자제를 하며 삼시세끼 집밥을 해 먹었었다
그런데 며칠 전 히로가 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정말 오래간만에 고기를 먹으러 갔었는데
긴급사태 기간 중이니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실을 보고
" 아니 난 그동안 외식을 자제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뭐지?
이렇게 줄을 서서까지 기다리며 외식을 한다고??"
이게 현실이었다
코로나 거나 말거나 놀러 가는 사람은 다 가고 외식 하는 사람들은 다 한다는 게...
두어 달 외식도 자제하며 집콕에다 삼시세까를 차려 먹었는데
한번 경험을 하고 나니 오늘은 뭐 외식에 대한 별 거부감도 없다
인도인이 운영한다는 인도 카레집
12시쯤 도착을 했는데 2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꽉 찼다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딱 한자리만 남아 있었다
오늘이 공휴일이라서인가 며칠 전 갔었던 숯불 고깃집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손님이 미어터졌다 치더라도
인도 카레집이란 게 그다지 대중적인 식당도 아닌데 그것도 12시에
2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이 큰 주차장이 꽉 차다니
진짜 지금 긴급사태 기간중인게 맞는 건가 싶다
오픈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인도인이 5명이나 있고
홀에서 서빙하는 인도인이 두 명
주방과 서빙하는 인도인들 7명이 전부 중년의 남자
서빙과 카운터를 맡고 있는 듯한 일본인 한 명만 중년의 여자
결론은 일본인 입맛에 맞춘 인도식 카레가 아닌 현지인이 만든 인도 카레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게 안이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깨끗한 데다 넓고 좋다 여기에 맛 만 좋으면 굿인데...
난 망고 음료를 주문
우리 집 자기야는 복숭아 음료를 주문
나는 닭고기 카레와 시금치와 콩이 든 2 종류의 카레를
그리고 우리집 자기야는 채소 카레와 소고기 카레를 주문했다
매운맛 5단계 중에서 선택이 가능했는데
처음 온 집이라 매운맛의 정도를 모르는 하나는 보통맛으로 하나는 조금 매운맛으로 주문을 했다
우리 집 자기야가 먹고 싶다던 막 구워낸 뜨끈뜨끈한 난이 얼마나 큰 지
접시 안에 다 들어 거지 못하고 삐져나올 정도로 컸다
난을 손으로 찢어서 카레에 찍어 한입!
아.... 이 맛은.... 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제대로이고 맛있는 집을 왜 그동안 지나 만 다니고
한 번도 와 볼 생각을 안 한 건지 너무 늦게 온 것이 정말로 후회가 되었다
조금 매운맛의 카레는
톡 쏘는 듯한 매운맛이 있긴 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맵지 않았다
매운걸 나 보다 더 잘 먹는 우리 집 자기야는
다음에 제일 매운맛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난이 워낙 커서 난 하나를 다 먹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워낙 맛이 있었기에 남기기는 싫고 해서 천천히 마지막까지 맛을 음미하며 다 먹었지만..
우리 집 자기야는 그 큰 난을 다 먹어치우고는
또 하나 추가로 주문을 했다
추가 주문한 난도 역시나 얼마나 큰지 커다란 바구니 안에 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크기였다
우리집 자기야가 다 못 먹고 남길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배 부르다 하면서도 맛있다며 끝까지 다 먹었다
인도 카레집 가서 후회한 이유가
이렇게 맛있는데 왜 그동안 지나 만 다니고 한 번도 올 생각을 안 했느냐는 거였다
예전에도 다른 인도 카레집에 간 적이 있는데 가게 안이 꽤 지저분했었다
맛은 둘째치고 위생상 너무 꺼림칙해서 그 후로 인도 카레집은 잘 안가게 되었는데
그런데 이 집은 넓고 깨끗하고 게다가 부엌도 오픈 키친이라 안을 다 볼수 있어서 안심이고
맛도 좋고
게다가 메뉴가 참으로 다양했다 '
카레 종류만 30여 종이 있는 것 같고 그 외 단도리 치킨을 비롯한 사이드 메뉴도 엄청 많았다
6장 정도 있는 메뉴판에 메뉴가 가득가득
이 메뉴 다 맛보려면 꽤 자주 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인도 카레집은 꽤 자주 다닐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온다
'먹고 살기 > 밖에서 먹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금 없으면 곤란한 일본 레스토랑 (0) | 2022.07.03 |
---|---|
무더운 여름엔 국물 없는 우동 (1) | 2022.07.02 |
베트남 식당에서 아쉬웠던 점 (0) | 2022.04.05 |
평일 여유로운 런치 (7) | 2021.12.22 |
간만에 나선 드라이브 (1) | 2021.07.11 |
코로나 ? 고기집은 만석이었다 (10) | 2021.02.21 |
꿈 .. 이런집에 살고 싶다 (2) | 2020.08.18 |
한국 피자 먹어보고 싶다 (12) | 2020.07.08 |
코로나 그리고 외식 (8) | 2020.03.25 |
일본에서 먹는 감자탕 (33) | 2020.03.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