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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코로나 ? 고기집은 만석이었다

by 동경 미짱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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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마친 히로에게 뭐 먹고 싶은 게 있냐니 망설임 없이 고기를 외친다 

우리 집 두 남자는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여름 내내 아니 늦은 가을까지

거의 매 주말마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데 

겨울엔 그 좋아하는 바베큐란걸 할 수 없으니 고기가 먹고 싶다는 히로 

 나 : 고기는 내가 자주 해 주잖아  

히로 : 그런 고기 말고 숯불구이 

 

고기 좋아하는 남자들이라 내가 자주 고기반찬을 해 주는데 

당장 어제만해도 소고기 듬뿍 넣고 비프스튜 만들어 먹였는데 

히로가 먹고 싶은건 그런 고기가 아니라니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먹으러 갔다

 

오래간만에 숯불에 구워 먹으니 맛은 있다 

숯불구이도 구이지만 외식 자체가 오래간만이다 

동경은 3월 8일까지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 선언 기간 중인지라 

외식도 자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야 : 예약 안 했는데 괜찮을까? 예약 할껄 그랬나?

:  요즘 같은때에 사람들이 많겠어? 예약 안 해도 괜찮을 거야 

      자리 없음 딴 집 가면도지뭐 . 널린 게 고깃집인데..

 

내 생각보다 손님들은 많았지만  예약 없이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치즈 비빔밥이란 게 있어서 시켜 보았다 

요즘 일본에선 한국 음식엔 무조건 치즈가 들어가는 게 인기이다 

치즈 닭갈비, 치즈 삼겹살, 치즈 떡볶이 , 치즈 핫도그 , 요즘엔 치즈 호떡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호기심에 시켜 본 치즈 비빔밥

음... 이건 내 입 맛엔 아니다 

느끼하다 

우리 집 자기야도 한 입 먹어 보더니

자기야 :  그냥 비빔밥이 훨 맛있어. 치즈 비빔밥은 아니다 

: 그래 내 입 맛에 아니야 

 

그래서 자기야는 그냥 비빔밥을 시켰다

역시 그냥 비빔밥이 훨 맛있다 

치즈 비빔밥을 시킨 건 실수였던 ㅠㅠㅠ

 

소고기만 좋아하던 히로가 이젠 어른이 되어 가고 있나 보다 

안 먹던 단( 소 혀)도 맛있다며 잘 먹는 걸 보니...

몸 만 커 가는 게 아니라  입 맛도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맛있게 먹다 보니 어느새 자리가 꽉 찼다 

식사 중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던 우리 집 자기야

자기야 : 대기 손님들이 많아  대여섯 팀은 기다리는 것 같아 

  : 그렇게나 많이 기다려?

자기야 : 응.  예약 안 하고 왔으니까 조금만 늦게 왔으면 우리도 기다렸어야 했을 거야

           역시 예약을 하는 게 안전해 

: 아니 때가 어느 때인데 이렇게 많이 먹으러 오는 거야?

히로 : 엄마  그러는 우리도 먹으러 왔잖아 

; 아니 우린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온 거지 

자기야 : 다른 사람들도 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

 

식사를 다 마치고 나오는데 대기자 명단에 10팀 정도가 있었다 

사실 우리도 고기 먹으러 가긴 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다 

고기 먹고 싶은 욕망이 코로나에 대한 걱정을 앞섰나 보다 

고기 집만 그런 건지 다른 요식업들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동안 외식을 자제하며 얌전히 집에서 삼시 세끼를 챙겨 먹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나 보다 

외식을 자제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님 요식업 종사자들을 위해서라도 

외식을 하는게 맞는건지 답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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