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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남편에게 여행 스케줄을 맡겼더니 벌어진 일

by 동경 미짱 202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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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여행을 가기로 결정을 하면 대체적으로 내가 여행 스케줄을 잡는 편이다 

우리 집 남자는 가자고 결정만 하고 

언제 어딜가고  뭘 먹고 뭘 하고...

이런 세세한  여행 스케줄은 내가 다 짜는 편이다 

우리 집 남자는 귀찮아서도 세세한 여행 계획은 못 짜는 데다가 

성격이 그냥 닥치면 하면 된다는 스타일이고 

나는 미리 미리  계획하고 준비를 하는  스타일 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내가 별로 내켜하지 않았고 (코로나 때문에..)

 항상 여행 계획을 짜는 내가 내켜하지 않으니 이번엔 자기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그냥 따라만 오라고 했었다 

나는 평소 같으면  여행 장소를 미리 검색하고 미리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데

이번엔 정말 아무것도 사전 지식 없이 그냥 떠났었다 

여행 첫날에 여유롭게 바닷가 산책과 로컬 맛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호텔에서 보내고 

둘째 날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빨리빨리를 외치며 서두르는 우리 집 자기야를 따라나섰는데 

여객선을 타고 또 다른 섬으로 이동을 했다 

 

 

 

울 가족이 이번에 간 곳은 오키나와의 이시가끼(石垣島)라는 섬인데 

오키나와 본토에서도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의 섬이다

 

대만이 바로 코 앞이다

 

                                                             

그런데 아침에 이 섬에서  또다시 배를 타고 30분이나 떨어진 섬으로 이동을 했다 

섬에 도착을 하니 작은 배가 한 척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코로나 때문에 이번 여행을 망설였더니  세상에나 이 남자  아예 배를 한척 빌렸다

보통 투어로 하는 관광을 울 가족만 따로 배 한 척을 

그것도 하루 종일 빌렸다고 한다

평소와 달리 "나에게 맡겨!"를 외친 우리 집 자기야를 한 번쯤 의심했어야 했다 ㅠㅠㅠㅠ

 

 

 

 

정원 30명이 탈 수 있는 꽤 큼직한  배에 오직 울 가족 3명만이...

 

 

바닷속을 휘젓고 다닐 준비 완료!

하지만 그전에 또 다른 섬에 잠시 상륙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선장 아저씨가 다른 배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루 일정을 짜 두었다고 한다 

 

 

밀물 썰물에 따라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작은 섬 

 

 

우리가 도착했을 땐 두어 척의 배가 있었지만 

우리가 섬에 상륙할 때쯤 이 배들은 사람들을 싣고 떠나갔다 

선장 아저씨의 계획대로  아무도 없는 섬에 오직 울 가족만이...

 

 

든든한 우리 집 두 남자의 등짝 ㅎㅎㅎ

 

 

아무도 없는 섬엔 오직 우리 3명뿐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작은 게안데 빈 조개껍질을 집 삼아 등에 지고 옮겨 다니는 게 

일본에서는 야도가리라고 하는데...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다리를 내 보이는 서비스를 해 주었다 

그러곤 잽싸게 조개껍질을 뒤집어쓰고 열심히 도망 가더라는..

 

 

 

 

섬에 온통 조개껍질과 산호들이었다 

산호를 주워서 저렇게 쌓아 보았다 

 

 

 

오래간만에 우리 집 자기야 와 함께 크게 하트를 만들고 

히로가 그런 엄마 아빠 사진을 찰칵! 

 

 

우리가 막 섬을 떠날때쯤해서 배 2척이 이 섬을 향해 오고 있었다 

다른 배들과의 동선을 고래해서 시간대를 생각해서 일정을 잘 짜준  선장 아저씨 덕분에 아무도 없는 섬에서 

잠시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섬을 떠나 향한 곳 

산호군락으로 향했다 

 

 

 

 

수영을 잘해서 여유로운 우리 집 두 남자와 달리 맥주병인 난 

처음엔 물에 빠져 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것도 잠시 

너무 아름다운 산호군락과 떼지어 돌아다니는 열대어를 보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고프로라는 카메라가 뭔지 몰랐던 나는  여행 오기 이틀 전 히로가 고프로란 카메라를 산다고 해서 

뭘 그런  쓸데없는걸 사려고 하냐며 꿍시렁 꿍시렁 거렸는데

고프로란 이 아이 수중 촬영도 되고 쬐끄만한게 아주 괜찮은 카메라네 

히로는 역시 사길 잘했다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이렇게 오전 시간을 만끽을 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와서 선장님이 준비해 둔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사실 오전 시간이 워낙 알찼기에 충분히 만족을 했는데 굳이 

오후까지 배를 빌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오후에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이번엔 열대어를 구경한 산호군락보다 더 멀리 더 깊은 바다로...

그리고 다시 바닷속으로 

 

 

 

 

 

눈 앞에 바다 거북이가..

내 아래에 바다 거북이가 

그리고 난 바다 거북이 위를 바다 거북이 따라서 헤엄을 치며 환상적인 시간을 가졌다 

오후의 메인은 바다 거북이와 커다란 가오리와 함께 헤엄치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가오리를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바다 거북이들과 알록달록 이쁜 열대어들과 함께 헤엄을 치며 

즐긴 시간은 마치 꿈을 꾸는 듯 좋은 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맡기고 무조건 따라오라던 우리 집 자기야 

그래서 맡겼더니  아주 아주  통 큰  이런 스케줄을 짜 두었을 줄이야...

: 얼만데?

자기야 : 알려고 하지 마 

: 비싸다고 뭐라 안 할께 .그냥 궁금하짆아 

자기야 : 아무리 그래도 말 안할 거니까 묻지 마 

: 말 안 해도 카드 내역 보면 다 알건데 뭐 

자기야 :  카드 아니고 현찰이야 

: 왜? 꽤 비쌀 텐데 포인트 쌓이게 카드로 하지

자기야 : 현찰로 하면 4천엔(4만 원 ) 깎아 준다고 해서..

그리고 이건 내가 낼 거니까 얼마인지 궁금해하지 마 . 알려고도 하지 마 

 

아니 깎아주는 게 4만 원이라면 도대체 얼마라는 거야???

게다가 내가 아무리 꼬셔도 입을 열지 않는 건 꽤 비싸다는 말인데..

결국 우리 집 자기야 얼마인지 끝까지  비밀 

아직도 난 하루 동안 즐긴 대가가 얼마인지 모른다 

그래 얼마인지 알아서 뭐해 

그냥 모르는 게 속 편한 것을..

게다가 자기 용돈으로(꿍쳐둔 비상금인가?) 쏜다는데 

우리 집 남자  쓸 땐 쓸 줄 아는 꽤 통 큰 남자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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