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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초장과 회 VS 와사비와 사시미

by 동경 미짱 202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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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또 고민이다 

오늘은 점심때부터 저녁엔  카레를 만들어야지라고 생각을 했었다 

카레 만들 재료를 사러 우리 집 자기야 랑 둘이서  울 집에서 제일 가까운 동네 마트엘 갔다 

동네에 여러개의 마트가 있지만 이 마트는 특히  다른 마트보다 수산물이 싱싱하기로 유명하다 

동경에서 제일 큰 수산시장(한국이라면 노량진 수산시장쯤 되려나...)에서 

아침에 직접 공수해 와서 파는 마트라 다른 마트보다 훨씬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가 있다 

아! 오늘 난 카래를 만들려고 했지 

그러니까 수산 코너는 패스 정육코너로 직행 

그런데 따라 온다고 생각했던 자기야가 안 보인다 

이 아저씨가  잘 따라다니지 않고  도대체 어딜 간 거야 

 

음... 울 자기야 수산코너를 기웃거린다 

뭔가 먹고 싶은게 있나 보다 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우리 집 자기야가 보고 있는 건

꽤 큼직한 도미 한마리 

일본의 마트는 먹기 좋게 잘 손질해서 부위별로 파는 게 대부분인데 

이 마트는 수산시장 직송이라는 컨셥 때문인지 잘 손질해서 포장판매가  많긴 하지만 

다른 마트에 비해 통 채로 떡 하니 파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큼직한 도미를 한마리씩 파는 게 아닌가 

자기야 : 사시미로 먹으면 맛있겠다 

나 : 어제 스시 먹었잖아 

자기야 : 스시는 스시고 사시미는 사시 미지 

나 : 오늘 카레 만들려고 했는데 ....

 

오늘 메뉴를 전했지만 계속 도미를 노려보고 있는 우리 집 자기야 

그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먹고 싶은 거 먹어야지 

그렇게 통 크게 도미를 한 마리 주문! 

 

이 마트는 일본의 다른 마트와는 달리  조리법에 따라 생선 손질도 해 주는데 

직접 회 떠 주지는 않지만  회를 뜨기 쉽게 생선 뼈를 발라주고 껍질도 벗겨 주기 때문에 꽤 편리하다 

집에 가져와서 썰기만 하면 된다 

아저씨가 생선 머리를 어떻게 할까요  라고 묻길래 당연히 달라고 했다 

도미 머리 넣고 육수 내서 미소시루 (된장국) 끓이려고 

 

그렇게 카레에서 급 도미 회로 저녁 메뉴가 바뀌었다 

무채 썰고 도미를  올리고 

도미  머리 넣고 끓인 미소시루는 담백하기 최고! 

일본 오기 전 나는 회는  많이 즐기지는 않았지만

가끔 회를 먹게 되면 당연히 초장에 찍어 먹는 음식인 줄 알았다 

초장 외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회를 먹게 되니 와사비(고추냉이)와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아닌가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와시비 간장을 잘 먹지 못해서 사시미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일본에 오래 살다 보니 스시를 먹을 일이 많았고 

스시를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다보니 이젠 와사비 맛을 알게 되었는지 

사시미는 당연히 와사비와 간장에 찍어 먹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자꾸 초장이 생각이 났다 

20년도 훨씬전에 노량진 시장 2층 식당에서 초장에 푹 찍어 정말 맛있게 먹었던 

회가 자꾸만 생각이 나서....

그래서 우리 집 두 남자용으로 와사비와 간장을 준비하고 

내 전용으로 초장을 준비를 했다 

우리집 자기야 한국 음식 킬러인데 회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것만큼은 절대 이해를 못하고 

또 절대 안 먹을 생각을 않는 사람이다 

 

: 자기야 한 번만 먹어 봐. 진짜 맛있다니까..

자기야 : 제발 이것 만큼은 강요하지 마 

: 아니 강요가 아니라 맛을 한 번 보라고.. 어떤 맛 인지 안 궁금해?

자기야 : 아니 안 궁금해 

그래 뭐 싫다는데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딱 한입이라도 좋으니 맛이라도 보면 어디가 덧나냐고?

 

상추도 없고 야채실에 양상추가 있길래 상추 대신 양상추에 

초장에 푹  찍은 도미회를 싸서 한 입 

그리고 우리 집 두 남자는 와사비 간장에 도미 사시미를  푹 찍어서 한 입 

 

한 상에서 회와 초장 VS 사시미와 와사비 간장의 먹방 대결

 

그런데 사실 먹방 대결이라 했지만 대결이 될 리가 없다 

왜냐면 난 초장이  자기야 랑 히로는 와사비 간장이  취향이니 

각자 취향대로 먹을 뿐 ...

 

초장에 회를 찍어 먹어 본 건 정말 오래간만이라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초밥, 된장국, 회, 고추냉이 같은 한국 말을 두고 

왜 스시, 미소시루, 사시미, 와사비 같은 일본 말을 쓰냐고 뭐라 하지 마세요 

글 내용상 음식에 관한 이야기고 일본말로 써야 할 내용이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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