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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우리집에 돌솥은 없어도 프라이팬은 있다

by 동경 미짱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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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지?

끼니때만 하는 고민 ㅠㅠㅠ 

고민을 해 봐야 별 다른 메뉴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냉장고를 열어보니 며칠전애 무쳐둔 무채 나물이 있고 콩나물도 있고 시금치도 있네 

: 자기야 점심 어떻게 해? 그냥 있는 재료로 밥 비빈다 . 비빔밥 괜찮지 ?

우리 집 자기야 : 아무거나 괜찮아 

 

양푼이 꺼내놓고 있는 재료 다 털어놓고 고추장 한 스푼 떠 넣고 열심히 비비고 있는데 

우리 집 자기야 : 비빔밥이라니까 돌솥 비빔밥이 먹고 싶다 

: 돌솥 비빔밥이 맛있긴 하지 

 

그런데 우리 집에 돌솥이 있을 리 만무하고 

게다가 애초에 비빔밥을 만들려고 재료를 준비한 것도 아니고 

한 끼를 때우긴 해야 하는데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생각나는 것도 없는데 

냉장고 뒤져보니 비빌만한 것들이 있어서 양푼이에 모든 걸 넣고 막 비비고 있는데 

돌솥 비빔밥이 드시고 싶으시다라.....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우리 집엔 돌솥은 없지만 프라이팬은 있다

돌솥 비빔밥이라 하면 

약간 눌어붙은 누룽지 같은 식감과 입천장이 데일 정도로 마지막까지 뜨끈뜨끈함이 

그  생명이니 이 두 가지만 지켜내면 될 테니까 

양푼이에 비빈 비빔밥을 참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넣고 부침개 굽듯 구웠다 

참기름을 두르고 구우니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게다가 돌솥 비빕밥에  지지 않을 만큼 잘 눌러 붙은 누룽지의 바삭함 

 

들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려 김도 바로 구워냈다

바삭바삭하니 고소하니 역시 김은 바로 구워 먹어야 제맛이다 

 

미역국 한 그릇과 함께 식탁에 프라이팬채로 내놓고 먹었다 

우리 집 자기야 이 후라이팬 비빔밥의 매력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우리집 자기야 : 자기는 진짜 천재야 어떻게 이렇게 할 생각을 할 수가 있어?

: 이런 걸로 천재란 소리 듣기는 좀 아닌 거 아냐?

    이 정도는 누구라도 할수 있는거야

우리 집 자기야 : 아니야 누가 이런걸 생각해 내겠어. 자긴 진짜 천재야  

 

조금 과한 우리집 자기야의 칭찬에 나는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이런 생각은 주부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굳이 말하지 않고 

그냥 그 칭찬 그대로 우리 집 자기야에게는 천재로 남기로 했다 

우리집 남자는 너무 단순하다니까 ㅋㅋㅋㅋ

그나저나 비빔밥 하나로 천재 소리 듣을려니 어째 민망하다

 

 

비빈 밥을 프라이팬에 구워 주니 여분의 물기도 날아가고 

바삭하니 돌솥  비빔밥 같은 기분이 조금 나긴 했다 

점심은 간단히 조금만 먹겠다던 우리 집 자기야를 과식을 하도록 한 그 맛 

돌솥 비빔밥이 아닌 프라이팬 비빔밥이다

우리 집엔 돌솥은 없어도 프라이팬은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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