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덥지가 않아서 마당에 자주 나가게 된다
우리 집 마당은 정남향이라서 한 낮엔 엄청 더워서 잘 안나가게 되는데 요즘처럼 가을 문턱에 있을 땐 한낮의 햇살이 뜨겁게 느껴지지 않고 무척 기분 좋게 느껴질 때다
오늘도 퇴근후 마당에 널어둔 빨래를 걷으러 마당에 나갔다가
마당 한 구석에 피어 있는 강렬한 빨간색 꽃이 눈에 들어와 빨래는 뒷전이고 마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매년 이맘때면 피는 꽃
내가 심은 기억에 없은 꽃
하지만 언제부턴가 매년 피는 꽃
홈 센타에서 사 온 흙속에 씨가 섞여 있었는지 아님
바람 따라 어디에선가 씨가 날라 온 건지
아님 가끔 우리집 마당에 놀러 오는 새들이 싸고 간 똥 속에 씨가 섞여 있었던건지
그 시작은 알 수가 없는데
매년 피고 있다
분명 내가 심지 않은 불청객이지만 이뻐서 봐 주고 있다
매년 피는 이 꽃을 보며 아! 올해도 폈구나 ...
얘기 참 생명력이 강하구나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꽃이란게 애지중지 무척 아끼는건 의외로 약한데
관심을 두지 않으면 오히려 더 잘 커는것 같다
아마도 난 내가 애지중지 하는 꽃들에겐 물도 더 자주 주고 하다보니 떄론 과습으로 죽일떄도 있다
애정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무관심도 필요한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리집 마당의 꽃들은 주인장의 무관심 속에 너무나도 잘 자란다
무관심속의 애정 ㅎㅎ
끝물인가 했더니 토마토 하나가 빨갛게 익어 가고 있다
채소가 엄청무지 비쌀 때라 이 작은 토마토 하나도 반갑다
이건 내일 아침 샐러드의 재료로 맛 있게 먹어 줘야지 ..
5월인가 집 근처 홈 센터에서 한국 고추를 팔길래 세 포기 사다 심었었다
몇 개 수확을 못 해서 내가 불량 농사꾼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요즘 한창 수확을 하고 있다
내가 고추 농사는 처음이라 (달랑 고추 세포기 심어 놓고 고추농사라니 ㅋㅋ) 고추 수확시기를 몰랐나 보다
여름에 수확을 하는게 아니라 요즘이 본격적인 수확기인가 보다
쌈장에 찍어 먹어 봤더니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다
역시 한국 고추다
한국고추의 매운맛에 생으론 못 먹겠고
따다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찌개 끓일 때 한두 개씩 썰어 넣으면 칼칼하니 맛있을 것 같아
고추는 따는 족족 냉동실로 직행하고 있다
아직 고추 꽃이 많이 달려 있다
앞으로도 꽤 수확할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고추 3포기에서 과연 몇개의 고추를 수확할 수 있을까
미쳐 베어 먹지 못하고 두었던 부추가 꽃을 파웠다
부추에서 이렇게 앙증 맞고 이쁜 꽃이 피는지 몰랐다
처음 마당에서 부추꽃을 봤을 때 그게 부추꽃인 줄 모르고 내가 모르는 이쁜 꽃이 폈구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부추에서 꽃이 피어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처음으로 이게 부추꽃이란 걸 알았다
뒤 마당의 작은 연못을 배경을 예쁘게 핀 부추꽃
사실 부추꽃이란걸 모르고 본다면
앙증맞고 이쁜 꽃이라 생각할 것 같다
빨래 걷으러 마당에 나갔다가 꽃구경하느라 한참을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 아! 빨래!”
주부의 현실 세계로 ….
그래 난 빨리 빨래를 개고 저녁 준비를 해야 돼…
꽃구경할 때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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