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로그 권태기가 어쩌고 하면서 글이 쓰기 싫다고 했는데 하루도 안 되어서 난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제일 큰 이유는 물론 걱정 해 주시는 따뜻한 댓글이 제일 큰데 (댓글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합니다 꾸뻑 )거기에다가
조금전 동네 마트에 갔다가 너무 황당한 걸 보고 글을 써야지 하는 욕구가 활활 불 타 올랐기 때문이다
나의 글쓰기 욕구를 불러 일으킨 건 바로 오늘 아니 조금 전 울 동네 마트의 사재기 현상이다
사연인즉
며칠 전부터 동경은 난리다
코로나 때문이냐고?
아니 아니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눈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동경은 생각보다 꽤 따사롭다
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 가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고 그러다 보니 눈도 거의 오지 않는다
이번 겨울엔 2번 정도 눈이 왔었는데 첫눈은 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흩날리다 말았고 두 번째 눈은 2센티 정도 쌓였나 그것도 다음날 한나절 만에 모두 녹아 버린 정도였었다
체감상 동경의 겨울 날씨는 부산정도인것 같다
( 어디까지나 내 생각)
그런데 다 늦게 2월에 동경에 눈이 올 거란 예보가 있었다 그것도 많이..
동경 중심가에 5센티 정도 쌓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예보이니 와 봐야 알겠지만 겨우 5센티지만 눈에 익숙하지 않은 동경 사람들에겐 눈 5센티는 비상사태다
오후가 되니 내 스마트폰에 재난 속보가 떴다
내일 눈이 많이 올 거니까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거나 시간 변경이 있을 수 있으니
빨리 집에 가라는 등등 …
눈이 온다고 이런 속보까지 띄울 정도다
저녁 2층 침실에서 본 하늘은 빨갛게 물들어 이쁘기도 하고 진짜 몇 시간 후에 눈이
오나 싶을 정도인데 그래도 1주일 전주터 눈 온다 난리에다 긴급 속보가 뜨니 나도 준비를 해야겠다 싶어서 마당으로 나갔다
눈을 대비해
내가 하는 준비한 건
다육이들이 눈에 맞지 않게 처마 밑으로 옮겼다
비록 실내에는 들이지 못하지만 직접 눈을 맞지 않게..
몇 개는 현관에 들여놓기도 하고
처마 밑도 현관으로도 못 들인 아이들은 시트로 덮어 주었다
그리고 재일 중요한 눈을 치우는 삽도 꺼내다가 바로 쓸 수 있도록 마당 쪽 처마 밑에 놓아두었다
눈이 그치고 나면 사람들이 밟기 전에 현관이랑 집 앞은 눈을 치워야 얼어붙지 않으니 눈 그치자마자 바로 하는 일이 눈을 치우는 일이다
그리고 저녁 9 시쯤 우유가 없길래 우리 집 자기야 와 우유도 살 겸 밤 산책 겸 해서 집 가까이 마트에 갔다
그런데 평소랑 다른 마트 분위기
어? 뭔가 썰렁하다
평소와 달리 물건이 별로 없다
꽤 아니 아주 많이 큰 마트라서 저녁에 가도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데
무슨 일이지?
진열대 가득 필리핀산 대만 산 종류별로 쌓여 있을 바나나가 달랑 3개
채소 코너도 어째 설렁하다
위쪽이 버섯 종류는 좀 있는데 어째 썰렁하다
이 마트는 밤 12시까지 영업이니 아직 3시간이나 남아 있는데 무와 단호박은 하나도 없고 양배추는 하나
콩나물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돼지고기 조금 남았고
닭고기는 전멸이다
오늘의 특판 코너의 고기는 돼지고기도 닭고기도 전멸
어째 이런 일이..
생선 코너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이니 유통 기한이 다음날인 상품은 저녁 시간대가 되면 20% 10시가 넘어가면 50% 할인을 하기도 하는데 평소라면 할인을 해서 팔아 치워야 할 정도로 물건이 꽤 많이 있는데
오늘은 텅텅
인기 많은 8장짜리 식빵은 하나도 안 남았다
6장 식빵이 몇 개 남은 정도다
이럴 수가..
우유 하나랑 브로콜리 하나 들고 계산대에 줄을 섰는데
밤 9 시가 넘어가는 시간인데 계산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평소와 달리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 집 자기야의 한마디 “ 일본 사람들이란 참 나 …”
그러는 당신도 일본 사람 이거든요 ㅋㅋㅋ
마치 큰 지진이 난 후 사재기를 하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눈에 익숙하지 않은 동경 사람들에게는 코로나보다 눈이 더 무서운가 보다
눈이 온다고 해도 이틀 정도 지나면 날이 대체적으로 따뜻한 동경인지라 눈이 녹아 생활에 지장이 없는데 겨우 눈 때문에 이렇게 사재기를 하는지 …
뭐든 미리미리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하는 건 정말 중요하지만 그게 겨우 눈 때문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우유 하나 사러 우연히 저녁에 마트에
가지 않았다면 눈 때문에 사재기를 한다는 걸 알지 못했을 텐데 동경에 20년을 살고서도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눈이 5센티 쌓일 가능성이 있다는 재난 속보가 뜨면 사재기를 한다는 것을 …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 하늘을 쳐다봤다
구름도 없고 눈이 올 정도로 춥다 느껴지지 않는데
눈이 오긴 오는 걸까?
과연 몇 센티나 쌓일까?
어쩌다 보니 나는 내일 쉬는 날이다
눈이 와도 아무 걱정은 없다
우리 집 자기야는 재택근무요 나는 출근 걱정 안 해도 되니 걱정 무!
내일은 집콕 결정!
그나저나 봄이 코 앞인 2월에 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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