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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들 여사친에게 수제 케이크를 받았다

by 동경 미짱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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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부 파업 이틀째
정말 많이 잤다
자다 깨다 먹고 또 자다 깨다 먹고를 반복한 하루
나름 좋았다
어제가 밸런타인데이였다
예년 같으면 우리집 두 남자에게 줄 쵸코를 준비를 할 텐데 올 해는 주부 파업 중인지라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우리 집 자기야는 회사에서 의리 쵸코를 꽤나 받아 오는데 올 해는 재택근무라 쵸코 제로! ( 불쌍하게도 마누라에게도 받지 못했으니 ㅠㅠㅠ)
히로 또한 여친도 없고 학교에도 가지 않으니  쵸코 제로!
우리 집 두 남자 쵸코렛 히나도 받지 못한 밸런타인이 데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라도 줄걸 그랬나 싶었다

그런데
어제 친구를 만나러 나 갔던 히로가 저녁에  나에게 내미는 작은 치즈 케이크 한 조각!
히로의 고교 친구들 중 우리 집에도 몇 번인가 온 적이 있는 여사친인 아베 짱에게 의리 쵸코가 아닌 직접 만든 의리 쿠키와 치즈 케이크를 받았다고 한다
(  오해 마시길 아베 짱은 진짜 여사친이다
아베는 대학 입학 후 같은 대학에 다니는 남친이 생겼다
아베의 남자 친구와는 히로도 몇 번이나 만난 사이고 오늘도 아베 짱이랑 아베 남친도 함께 만났다고 한다)
밸런타인데이인 어제 여사친인 아베 짱과 그녀의 남친
그리고 같은 고교 친구인 남사친 마사 군과 그의 여친
그리고 여친이 없는 히로 이렇게 5명이서 만났다고 한다
밸런타인데이날 두 커플 사이에 끼어서 함께 논 눈치 없는 울 히로다

아! 다시 이야기를 본론으로 돌려서 여사친 아베 짱이 직접 만든 수제 쿠키와 치즈 케이크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의리로..

 

짧은 손 편지와 함께..
그런데 쿠키는 히로 건데 치즈 케이크는 내 꺼라는데
왜 치즈 케이크가 내 거지?

나는 히로의 생일 파티를 친구들을 불러 매년 해 주었고 또 매년 히로 친구들은 우리 집에 불러서
바비큐를 해 주었었다
그래서 히로 친구들과는 이름도 알고  취미나 집은 어디쯤인지 간단한 신강 정보는 대충 아는 편이다
히로의 초등부터 고교까지 친한 친구들은 우리 집에 안 와 본 애들이 없다  
또 그렇게 한번 와 본 애들은 또 우리집에 오고 싶다고 하는 애들이 많다
히로의 고교 친구들도 우리 집에 자주 와서 놀았는데 고교를 졸업하고 각자 다른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도 “ 히로 집에서 바베큐 하고 싶다” 면서 우리집에 오고 싶어 하고 또 실제 오기도 했었다
여사친인 아베도 그런 친구 중 한 명이다

히로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에게 엄마가 한국 사람이고 자기는 한일 혼혈이라고  밝히고 그걸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아이였다  
당연히 히로 친구들은 내가 한국 사람이란 걸 다 들 알고 있다
히로 친구들이 엄마 한국 이름이 뭐냐고 해서  알려 주었더니 이제는 아예 나를 히로 엄마가 아닌 “ 미경”으로 부른다고 한다
물론 나에게 직접 미경이라 부르진 않지만
자기들끼리 있을 때 “ 미경은 잘 계시지?  미경에게 안부 전해 줘 “ 이런 식이라 한다

너희끼리 놀면서 내 얘기할 일이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다른 애들 부모에 대해선 없는데 나랑 우리 집 자기야에 대해선 자주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원래 일본 사람들이 자기 집이 사람을 잘 부르지 않는데 한 두 명도 아니고 한 번에 일곱여덟 명씩 집으로 불러 생일파티다 바비큐다 해 주는 부모가 없는 데다 다른 친구 부모는 만나 보지도 못했는데 나와 우리 집 자기야는 애들을 집으로 부르니 다른 부모들이 비해 친근감을 느껴서 그런 거라고 하니 건방지게 미경이라 부르는 걸 용서할 수밖에..

그래도 친구 엄마인 나에게까지 직접 만든 수제 케이크를 챙겨 줄 거라곤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자기야 : 왜 한 개야? 내 꺼는?
히로 : 아빠 거는 없어. 쿠키는 내 거고 치즈 케이크는 미경에게 주라고 했거든
자기야 : 다음에 아베 만나면 나 삐졌다고 전해

그러면 히로는 진짜 다음이 아베를  만나며 “울 아빠가 자기만 안 줬다고  삐졌다고 전해 달래 “라고 진짜 전달을 한다
그렇게 직 간접적으로  관계를 하니 히로 친구들이 친구 부모이지만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자기 케이크는 없지만 그래서 삐졌다고 하면서도 우리 집 자기야가 나를 위해 커피를 내려 주었다
자기야가 내려 준 진한 커피에 아들 여사친 직접 만든 수제 치즈 케이크에 ….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
ㅎㅎ

한 조각의 치즈 케이크는 자기야 랑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글쎄 아들 친구에게 이름으로 불리는 엄마라…
무시하거나 나쁜 의미로 이름으로 부르는 게 아니니
뭐 나쁘진 않다  
3 월 히로의 20번째 생일날
성인이 되는 기념으로 마지막 생일 파티를  해 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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