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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유학을 가고 싶다네…

by 동경 미짱 202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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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가족 여행으로 이즈의 온천에 갔을 때다
차 안에서 히로가 던진 한 마디
“ 유학 아니 외국 대학으로 편입까지 생각하고 있어”

뭐? 어학 연수도 아니고 외국 대학 편입까지?
갑자기 뭔 소리래??

어쨌든 여행이니까 즐겁게 보내고 싶어서 심각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기에
“ 어? 그래!”라고만 하고 그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온천도 한번 더 하고
일치감치 쉴까 했는데 우리집 자기야가 칵테일 바에서 한 잔 하자고 꼬시길래 그 꼬임에 넘어갔다
아니 넘어가 주었다
나란 여자 왜 이리 쉽지 ㅋㅋ

평소에 칵테일 바에 갈 일이 없는지라 뭐가 뭔지 모르겠고 자기야에게 알아서 순한 걸로 시켜 달랬더니 뭔가를 시켜 줬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은다
평소에 알코올 이랑 별로 친하지 않는 내가 마시기에 순하고 달달하고 말 그대로 술술 잘 넘어 갔던 기억만이..

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에 좋은 노천 온천에 기분이 업!
마시다 보니 석 잔이나 마셨다

히로에게도 칵테일 바에 함께 가자고 했지만 방에서 쉬겠다고 해서 ( 말은 쉰다였지만 아마도 게임을 했다에 한표!)
자기야 랑 둘이서만 갔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히로 얘기를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던 우리 집 자기야는 당연히 유학은 찬성이다

우리집 자기야는 딱히 배우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닌데 엄마가 무조건 대학을 가라고 하니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긴 했는데 재미도 없고 장래에 하고 싶은 일도 없고  그렇게 무 의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가게 된 미국에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그때까지 일본이 넓다 생각했는데  외국에서 보니 일본은 너무나 작았고 자기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자기는 지금까지의  인생에 있어서 그 시간이 아주 의미 있고 소중했던 시간이기에 히로에게도 그런 세계를 보여 주고 싶단다

물론 나도 기본적인 생각은 자기야 랑  같다
히로는 대학 입학 전  미국 유학을 알아봤었고 유학원에 돈만 내면 되는 단계에서 코로나 때문에 포기하고 일본의 대학으로 진학을 했었다  
그때는 내가 제일 적극적으로 히로에게 유학을 권했었다

여행을 다녀온 그다음 주말에 히로의 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 네가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니? 단순히 어학 때문이라면 어학연수를 가면 되는 건데 편입까지 생각한다는 건 구체적인 생각이 있는 거니? “ 이게 내 생각이고

히로는 “ 당장 편입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내가 뭐가 하고 싶은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졸업을 해서 사회에 나가 경쟁력이 있을까 생각하면 불안하다 그래서 일단 어학연수부터 시작해서
넓은 세상을 경험한 후 최종적으로 편입도 생각할 가치가 있다는 거다 “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1년 동안 학교에 간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니 히로 입장에선 학교가 재미도 없고  이대로 졸업을 하게 되면 죽도 밥도 안 되겠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
이 문제는 조금  더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내 입장은 그렇다
혹시 히로가 아무 계획도 생각도 없이 간단히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닐까
조금 더 구체적인 히로의 생각과 계획을 듣고 싶고
나에게도 히로에게도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어학연수부터 보내면 되지 뭘 그게 시간을 두고 고민할 일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히로가 한 말 한마디가 맘에 걸려서다
“ 어차피 유학 갈 거면 시간도 돈도 아까우니까  학교 그만두고 유학 준비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야 “

아니 일단  휴학을 하면  되는건데 성급하게 학교 그만둔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걱정하는 건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하니 선배도 없고 그래서 혼자 생각하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론을 내리는 것 같아서다
히로에겐 정말 유학 생각이 있으면 일단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하면서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라고 해 두었다

히로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고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유학 가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죽자 살자 영어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거 아니냐 싶은데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

어쨌든 보이지 않는 불안 한 미래
거기에다 코로나라는 커다란 변수까지 더 해 져서 참으로 고민스럽다





일단 어학 연수는 보내 주고 그 다음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는 걸로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년후의 미래 세계에 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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