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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가족 여행 테마 첫번째 食

by 동경 미짱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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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났다
코시국에 가족 여행을 …
가족 여행이라 해 봐야 달랑 세명이지만 앞으로 해 봐야 얼마나 더 하겠나 싶다
그래도 아직은 히로가 가족 여행을 고맙게시리 따라와 주지만 이젠 자기도 성인이라고 지금까지 미성년이란 이유로 하지 못 했던 일들을 이젠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게 더 많을 테고 여친이 생기면 엄마 아빠는 거들떠도 안 볼 테니까 …
코시국을 참다 참다 1년 만에 떠나는 가족 여행이지만 제한 사항이 많다
일단 외국은 무조건 안 되고
일본 국내도 비행기를 타야하는 북해도나 오키나와는 제외시키고 신간선 같은 대중교통도 아웃!
결국 차로 갈 수 있는 곳으로 제한을 하니 그리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동경 북쪽으로는 아직 춥기도 하고 꽃 들도 피지 않았을테고 그럼 남쪽밖에 없네
남쪽 하면 만만한 게 이즈반도다
동경에서 넉넉잡아 2시간 정도면 바다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게다가 동경보다 훨씬 따사로운 남쪽 바다
이즈…

두시간이면 가는 이즈 반도에서 3박 4일은 솔직히 너무 과하다
지금까지 이즈는 수 없이 갔었지만 대부분이 당일 치기 아니면 1박의 여행이었는데 이번에 자그마치 3박 4일로 잡은 이유는 호캉스를 하기 위해서다
첫날은 이즈에서도 존경에서 제일 가까운 아타미에 숙박 하기로 했다
아타미의 숙박지를 정하는 기준은 단 하나
식 食이다
온천이고 호텔방이고 뭐고 무조건 맛 있다는 평가를 기준으로 정했다


코로나 때문인지 숙박객이 적었고 우리는 조용한 별관으로 방을 배정받았다

오래되었지만 구석 구석 손길이 닿은 듯 청결했기에 맘이 들었고 종업원들의 접객 태도가 정말 굿이었다
식사하는 내내 안 보는 듯 다 보면서 대응을 해 주는 게 형식적이지 않았다
우리 테이블 담당자는 20대의 젊은 남직원이었는데 말 안 해도 눈짓만으로 척척 정말 맘에 들었다

전채도 소라를 비롯해서 3 가지
이즈의 대표적인 생선인 金目鯛( 음 … 다이니까 돔인 것 같은데 빨간 생선인데 한국말로 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즈라면 金目鯛와 シラズ라는 작고 새하얀 아주 아주 부드러운  멸치가 유명하다)
어쨌든 金目鯛구이도 한 조각 나오고

다섯 가지 밑반찬들이
작고 앙증맞은 그릇에 조금씩 조금씩

소고기와 새우와 가리비는 즉석에서 구워 먹고

바닷가답게 신선한 회가 가득

먹음직스럽게 잘 쪄 낸 게도 있고

 

동경이라면 보통 사시미를 시키면 참치나 연어 같은 게 나오는데 여긴 일반적인 연어나 참치가 없다
대신 金目鯛나 소라 정어리 도미 새우..
모두 이즈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들이다
사실 연어나 참치는 그 지역에서 갓 잡은게 아니라 먼바다에서 연어같은건 대부분 뉴질랜드산이라 동경처럼 바다에서 먼 곳에서는 일반적이지만 이즈처럼 바닷가라면 뉴질랜드같은 곳에서 들여 오는 연어가 회로 나오는 일은 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연어가 안 나오는 집이 제대로 된 집인 것 같다 ( 잘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임 )

뭐부터 먹지?
소고기를 구워야 하나 아님 회..
망설이다가

이것만 해도 엄청 많다 생각하며
잘 먹겠습니다 하고 젓가락을 들었다가 아니지 일단 건배부터 하고
뭐 먹을까 망설이는 사이
이 또한 이즈의 유명 해산물 伊勢海老 대하가 회로 나왔다

 


이젠 진짜 먹어야지

근데 너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는거니 ㅠㅠㅠㅠ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못 먹잖니.. 는 무신
그리 째려봐도 난 널 먹고 말테야 ㅋㅋ

아 근데 또 나온다
이번엔 작은 金目鯛을 통째로 튀겨 낸 튀김
도대체 얼마나 더 나오나요?
테이블 가득가득
여기에 밥이랑 대하를 넣고 끓인 미소시루( 된장국)까지
테이블이 더 이상 놓을 곳이
없을 만큼 꽉 꽉 채우고 나서야 다시 한번 건배하고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 했다

오직 식사가 좋다는 평가 하나로 선택한 곳이었는데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었다
즉석에서 구워 먹는 소고기는 부드러웠고
사시미는 신선하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던 대하 회는 달콤했다
생선 튀김은 뼈째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바삭바삭하고 고소했으며 작은 접시에 이것저것 많이도 나왔던 반찬 하나하나가 깔끔했다
식사도 식사지만 우리 테이블 담당 직원이 정말 맘에 들었다
안 보는 듯한데 히로가 젓가락 한 짝을 떨어 뜨리는 순간 새 젓가락을 들고 달려와 주었고 생맥주의 추가 주문 또한 눈치껏 쏜살같이 주문을 받으러 달려 와 주었다 어쨌든 종업원은 백점 만점에 백점을 주고 싶었다
어쩜 그 종업원 때문에 음식 맛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가족 여행의 첫 번째 테마 식 食
정말 만족스러웠다
다이어트 중인 히로가 밥을 세 번이나 추가 주문을 했을 정도다 ( 세 번이라 하지만 일본 밥그릇이 너무 작아서 두 그릇 모아 봐야 한국의 한 그릇 정도밖에 안 되는 양이다 )


오직 첫날은 식食만 보고 예약을 했기에 온천은 별 기대를 안 했었다
하지만 노천 온천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가 아니라 가족탕으로 예약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코시국인지라 아무리 온천이라지만 타인과 함께 하는 게 맘에 걸린다면 가족탕 추천!

식이 테마였던 첫 번째 호텔의 아침 식사

조금씩 조금씩 작은 그릇에 담긴 밑반찬
이즈반도의 명물 중 하나인 시라즈 ( 맨 오른쪽 하얀색 잔 멸치. 아주 아주 부드럽다. 간 무와 함께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
오른쪽 위는 단무지와 오이장아찌 그리고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왼쪽 위는 마를 간 것이다
왼쪽 아래는 무 말랭이다
조금씩이지만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하게 간을 해서 아침 반찬으로 딱 이었다

생선 구이 한 마리씩
달짝 지근 다시를 넣고 간을 한 계란
가지 간장 조림 ( 이게 진짜 맛있었다 ) 무와콩 샐러드

그리고 대하를 넣고 끓인 된장국
아! 김도 있었다

조금씩 담겨 있지만 이게 한 사람분이니 

아침 식사 양으로 과하다 싶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어 치웠다
아침부터 이렇게 진수성찬 제대로 먹어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맨날 일 하는 엄마라는 핑계로 아침엔 빵조각이나 주고 쉬는 날에도 아침은 챙겨 주기보단 알아서들 먹어라고 하며 아침에 밥이랑 국을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그러다 보니 오래간만에 이렇게 잘 차린 아침을 보니
감격해서 더 맛있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 가족 여행의 첫 번째 테마
식 食은 대 성공이었다
나뿐 아니라 우리 집 자기야도 히로도 정말 좋았다고 …

여행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끼니를 만나는 게 쉬운것 같으면서도 그게 참 어려운데 심사숙고해서 호텔을 정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건물은 좀 오래되었지만 구석구석까지 청결했고 종업원들은 하나같이 친절했으며
무엇보다 식사는  만족 그 자체였다

코로나가 조금 안정되면 이 호텔은 시어머니를 꼭 모셔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 영양사 출신인 울 시어머니는 먹거리에 대해서 정말 까다로운 분인데 이곳은 만족하시지 싶다
하루빨리 시어머니 모시고 이곳에 올 수 있었음 좋겠다 ( 울 시어머니는 코로나 때문에 우리 집에도 오시려 하지 않으시고 우리 보고도 오지 말라 신다 )

맛있는 걸 먹는다는 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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