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출장 때문에 집을 비웠던 우리 집 자기야
주말 드라이브겸 나들이를 하자고 한다
동경의 남쪽 바다 이즈에 있는 딸기의 성지라고 불리는 그곳으로 딸기로 만든 디저트 먹으러 가자고 …
나들이하러 갔다 딸기 디저트 먹으러 가는 거라면 모를까 딸기 디저트 먹으러 그 멀리 까지 가는 건 아니지 않냐고 했더니 그럼 그렇게 생각하란다
나들이 갔다 디저트 먹는걸로 생각하고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100킬로나 되는 거리를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또 달렸다
고속도로비만 편도 2700엔 (2만 8천 원)
그리고 도착한 딸기의 성지하는 이즈
모든 상품이 죄다 딸기다
수 많은 종류의 딸기 잼들..
딸기로 만든 별의별 상품이다 있다
딸기 빵 , 딸기 쿠키, 딸기 쵸코 등등….
딸기가 재료인 수많은 과자들과 먹거리
뭐 이러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이고
딸기 치즈 , 딸기 소금 ,딸기 설탕 ,딸기 버터, 딸기 사이다 , 딸기 팝콘..
도대체 딸기로 못 만드는 게 있기나 하나 싶을 정도로 별의 별게 다 있다
과연 딸기의 성지라 할 만하다
사실 난 딸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
물론 예전엔 좋아했었다
하지만 케이크 만드는 일을 한 지 15년
매일매일 엄청 무지 많은 딸기를 손질하다 보니 딸기가 지긋지긋하다
일이 적은 평일이라면 그나마 나은 편인데 주말이나 공휴일 무슨 기념일 특히 크리스마스 때는 정말 딸기 지옥 같다
하루 종일 딸기에 파 묻혀 살다 보면 정말 꿈에서도 딸기가 나올 정도다
딸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든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내 돈 주고 딸기를 사 먹어 본 적이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자기야나 히로의 생일 같은 날 집에서 케이크를 만들 일이 있을 때 딸기를 사긴 하지만 딸기를 과일로 먹기 위해서가 아닌 오직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가끔 사기는 한다
딸기를 과일로 먹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딸기 디저트를 먹기 위해 100킬로나 달려 달려왔다
딸기 선물관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딸기 디저트를 판다는 카페로 …
딸기 딸기 딸기 ….
근무도 딸기 속에 파 묻혀서 하는데 이 카페 완전 딸기 디저트로 가득이다
나의 근무 여건을 내가 딸기가 지긋지긋 해 한다는 걸 모르는 우리 집 자기야는 주말 외출을 위해 나름 열심히 검색해서 요즘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딸기의 성지라는 이곳 이즈의 한 카페에서 딸기 디저트 축제라는 이벤트를 하는 걸 발견하고는 마누라랑 주말 데이트 겸 드라이브 겸 100킬로나 달려온 것이었다
꿈에 나올까 무서웠던 딸기들이 한상 가득이다
이렇게 세팅도 해 준다
딸기 디저트와 함께 티타임
갓 구워 낸 바움쿠헨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 준다
오늘 같이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엄마 아빠와의 나들이보다 친구와의 약속이 더 중요한 히로는 친구 만나러 가 버리는 바람에 같이 오지 못 했다
그래서 히로에게 나들이 선물로 바움쿠헨을 샀다
딸기 디저트..
온통 핑크빛이다
꿈에서도 보기 싫었던 딸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딸기를 지난 수년간 먹지도 않았는데 막상 먹어 보니 역시 딸기는 맛있다 ㅎㅎ
하지만 오늘 딸기 디저트를 물리도록 먹었다
그런 이유로 또 당분간 난 딸기를 먹지 않을 것 같다
이래 저래 멀리 하고픈 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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