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삭막한 마당
여기저기서 이쁜 꽃을 피우려고 준비하고 있는 애들이 많다
수선화가 그렇고 튤립이 그렇다
튤립은 한창 올라오는 중이고 수선화는 봉오리를 맺은 아이도 있었다
1주일 이내에 수선화 꽃은 볼 수 있을것 같다
그런 꽃들 사이에 낯 익은 풀 아니 반가운 봄나물이 보였다
달래다
작년에 우리집 마당에서 처음으로 달래를 발견했었다
물론 내가 심은건 아니다
지금 까지 없었던 달래라 갑자기
어디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우리 집 마당에 자리를 잡았는지는 모른다
유일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건 가끔 홈 센터에서 흙을 사다 꽃을 심고 하는데 그 흙 속에 달래 씨가 섞여서 왔거나 아니면 봄이면 달래를 캐다가 마당에서 다듬기도 하는데 그때 자잘하니 작은 뿌리는 다듬기 힘들어서 그냥 버리는데 그때 한 두 뿌리가 쓰레기 통이 아닌 마당에 그냥 남겨졌다가 뿌리를 내리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아마 후자인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작년에 우리집 마당에서 자라고 있던 달래는 서너 뿌리인지라 뽑아 먹기도 그렇고 그냥 내 버려두었었는데
씨가 떨어져 번식을 한 건지
올해 이렇게 풍작을 이뤘다
아직은 봄이라 하기엔 이른 꽃샘바람이 차가운 3월
수선화 보다 튤립보다 더 빨리 우리 집 마당을 푸르른 초록으로 장식해 준 달래 …
오늘 난 그 달래를 몇 뿌리 뽑았다
그리고 달래 장을 만들었다
거창하니 자급자족이라 불러 본다 ㅎㅎ
이 달래장은 내일 부칠 부침개용 양념장으로 만들었다
내가 주말에 갑자기 부침개를 부치는 이유는
우리 집 자기야의 외사촌 여동생이 내일 우리집에 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집 자기야의 외삼촌네는 동경에서 1200킬로나 떨어진 멀고 먼 구마모토다
워낙 멀다 보니 20년이 넘은 결혼 생활중 외심촌 네는 지금까지 5번 정도 갔었나 보다
그것도 외할아버지 살아 계실 때 얘기도 외 할아버지가 돌아 가신 후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명절에 전화로만 인사를 드렸었는데 올 설이 명절 인사차 외삼촌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장녀가 현재 동경이 있다는 얘기를 듣기 되었다
대학 졸업한 지 한참인데 그 사이 직장도 다녔고 직장 그만두고 외국 몇 군데 돌아다니다가 지금은 동경대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집인 구마모토에서 1200킬로나 떨어진 동경에서 적지도 않는 나이에 홀로 공부를 하고 있단다
이종 사촌 오빠가 동경에 사는 건 당연히 알고 있는데 진작에 연락하고 가끔 와서 밥이라도 먹고 하면 얼마나 좋아 ( 이건 한국 사람의 정서다. 우리 집 자기야는 외가랑 꽤 친하게 지내는 편이지만 보통의 일본 사람들은 사촌이라고 집에 오고 그러지 않는다)
여동생도 객지 생활에 외로울 테고 우리도 동경에 일가친척 하나 없는데 왕래하고 살면 얼마나 좋아..
그래서 사촌 여동생이 동경 있는 걸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으니 연락을 해서 밥이나 먹으러 오라고 했고
그날이 바로 내일이다
사촌 여동생인 아이꼬랑 내가 처음 만난 건 그녀가 중학생일 때였다
굉장히 숫기가 없고( 그 집 2남 1녀가 다 숫기가 없음) 부끄럼이 많았던 아이였었다
사촌이지만 시누이인데 아이라고 하다니 ㅎㅎㅎ
그 후로도 몇 번 만나긴 했지만 마지막으로 만나게
7년쯤 전이었던 것 같다
내일 그녀에게 밥 먹으러 오라고 하긴 했는데 뭘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그냥 한국 음식을 하자였다
부침개도 부치고 잡채도 만들고 이것저것 …
퇴근 후 장을 보고 내일 만들 음식 준비를 하다 보니
벌써 시간이 …
내일 마당의 달래 몇 뿌리 더 캐다가 무침을 할까
아니면 달래전을 부칠까 고민 중이다
마당 한 구석에서 자란 달래를 보며 드는 생각
어디서 냉이 씨는 안 떨어지나
마당에서 냉이가 나면 얼마나 좋을까 …
달래에 냉이까지 나면 진짜 완전 자급자족인데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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