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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우리집이 오는 아들 친구들을 박대할수 없는 이유

by 동경 미짱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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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에게 라인이 왔다
오늘 저녁에 집에서 친구들이랑 바비큐를 하고 싶다고
물론 우리 집에서 …
난 반댈세
집 안에서 논다면 모를까
그리고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코로나 시대인것을 ..
아무래도 아이들이 모이다 보면 게다가 바비큐를 하다 보면 분위기상 점점 소리가 높아질 텐데 이웃들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에 난 반댈세
하지만 히로는 정말 한 고집하는 아이다
나 또한 고집하면 남에게 지는 고집이 아닌데 히로의 똥고집을 이기기는 참 어렵다 ㅠㅠㅠ
나의 반대에 오늘 모일 멤버들은 그리 떠드는 멤버가 아니니까 조용히 할 거고 그래도 정 안 된다면 히로 혼자서 마당에서 고기 굽고 친구들은 집 안에서 먹겠단다
그렇게까지 해서 꼭 집에서 바비큐를 해야 하는 건지
게다가 요즘 물가가 장난 아니게 비싸다
솔직히 4명의 아이들이 집에서 고기와 각종 재료들을 사다가 구워 먹는 거보다 고깃집에 가서 먹는 게 더 싸게 치이니까 고기 먹고 싶으면 그냥 고깃집 가서 먹어라고 했더니 고기 먹고 싶은 것도 있지만 애들이 우리 집에서 바베큐란 걸 하고 싶은 거라며 고집을 부리는 히로


아니 왜 자꾸 우리 집에 오려고 하는 거냐고
우리 집에 꿀이라도 발라 놨냐고 …

결국 그렇게 갑자기 히로 친구들이 모여 우리 집에서 바비큐 ….

히로는 고교 시절 테니스부였는데
오늘 모인 친구들 셋은 전부 축구부였다
히로는 초등 6년간 축구를 했기에 축구를 좋아하고 또 곧잘 했기에 테니스부였지만 축구부 친구들과 절친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할 땐 반대를 해도 왔으니 또 손님 대접은 해야 하니까 고기는 아이들이 분담해서 사 왔지만 쌈 사 먹을 채소랑 김치 그리고 쌈장이랑 기타 양념들을 만들어 주었다
이 놈들이 이젠 아예 대 놓고 나를 “미경짱”이라 부른다
한국 같으면 친구 엄마 이름을 부르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일본은 정말 친근하고 친한 사이면 나이 상관없이 00 짱이라며 애칭처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내 지인들 중에도 손주들에게 할머니라 부르지 못하게 하고 00 짱이라 부르게 하는 이들이 꽤 있다

우리 집 자기야..
아들 친구들 바비큐에 끼어서
아들 친구들에게 하이볼을 만들어 주고 있다
물론 아예 눈치 없는 아빠가 아닌지라 처음엔 아이들끼리 바비큐를 하도록 하고 우리는 집 안에 있었는데 아들 친구의 요청에 따라 마당에 등장!
하이볼!
내가 술이 대해 잘 몰라서 자세한 설명이 어려운데 언뜻 보니 위스키에 얼음 가득 넣고 탄산수를 섞는것 같다.
아들 친구들은 친구 아빠를 “ 자기야”(한국말로 자기야라 부은다)라고 부른다
친구 엄마는 미경 짱이고 친구 아빠는 자기야 고 …

히로 말을 들으면 다른 친구 부모들과는 만날 일도 없고 만나더라고 인사 한마디면 끝인데 우리 집만 특별 대우를 하는 거란다
자기들끼리 모여 놀 때도 “ 미경 짱이랑 자기야는 잘 있어? “라고 물어볼 정도란다

술안주에 최고인 매콤한 곱창 볶음
이 녀석들 이젠 성인이라고 술도 마신다

어쨌든 다른 부모들에게 하지 않는 특별 대우라니까 그래서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는 거라니까 이거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
하긴 성인인 사내 녀석들이 빈집도 아니고 친구 부모가 있는 집에 오고 싶어 하고
친구 아빠에게 “ 하이볼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고
친구 엄마에게 미경 짱이라며 애칭으로 부르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니까 우리 집이 좋다니까 오고 싶다니까 이 녀석들을 박대할 수가 없다

눈치 없이 나도 자기야도 아들 친구 녀석들 바비큐 자리에 한 시간 정도 동석을 하며 이야기도 나눴다
( 이렇게 표현했지만 아들 친구 녀석들이 참석하라고 초대한 거임)

내 개인적인 생각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고 또 사람들이 오는 집이 잘 될 집이라는 생각이 있다
( 내가 나이에 비해 생각은 구 시대인 편이다
23년 전 한국에 있을 때 그때 그 사고방식에서 멈춰 있어서이다. 급변하는 한국 사정과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따라가지 못하고 23년 전에 멈춰 있다고 해야 할까 … 가끔 “나 꼰대인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사고방식은 아주 후지다 )

아무리 오라고 졸라도 오고 싶지 않은 집이 있는 반면 오지 말라고 해도 자꾸 가고 싶은 집이 있는 법
가고 싶은 집, 사람이 들락날락 하는 집은 그만큼 밝고 끌리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친구건 자기야 친구건 히로 친구건 오는 사람 막지 않는 편이다



울 모꼬짱도 오빠야 친구들과 함께 바비큐 참석 ㅎㅎㅎ

코시국인지라 주변 이웃의 눈치를 보느라 반대를 했지만 아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래도 역시 코시국인지라 너무 늦지 않는 시간에 집 안으로 이동
애들은 히로 방으로 가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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