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잼으로 시작한 물물교환

나 에게는 운 좋게도 블루베리를 맘껏 따가도 된다는 지인이 있다
그래서 매년 내 밭은 아니지만 내 밭 인양 블루베리를 맘껏 따오고 있다
1년 치 먹을 블루베리 잔뜩 냉동해 두고도 남아서 블루베리를 대량 소모할 수 있는 잼을 만들곤 한다
올해엔 블루베리 잼을 세번이나 만들었다
세 번 만든 중 두 번은 소분해서 회사 동료들과 지인들에게 조금씩 나눠 주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997

블루베리 잼 한 냄비 만들었는데 남는게 없네 ..

6통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 주다 보니 부족했다
주고 싶은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또 한번 만들어서 나눠 주었다
뭔 지인이 그리 많은데 말입니다 ㅋㅋ

딱히 뭘 바라고 나눠 준 것 아니다
블루베리가 많이 있고 나 만 먹기엔 너무 많고 그래서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눠 주자 싶어서 한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나의 수제 블루베리 잼은 여러가지 형태로 돌아왔다

 

회사 동료가 직접 담갔다는 랏쿄
랏쿄는 마늘처럼 생겼지만 마늘이 아닌 오히려 양파에 더 가까운 하지만 양파도 아닌 뿌리 식물이다
처음이 보면 다들 마늘인 줄 안다
설탕을 넣은 식초에 담그는데 새콤 달콤하고 보통은 카레 먹을 때 같이 먹는 게 일반적이다
수제 블루베리 잼을 줬더니 수제 랏쿄가 되어 돌아왔다

텃밭에서 땄다는 가지 다섯 개
블루베리 잼이 가지가 되어 돌아왔다

이건 언니 미치꼬상네 고추
언니 미치꼬상은 교외에 세컨드 하우스가 있어서 이것저것 많이 심고 키우고 있다
매운맛이 전혀 없어 샐러드로도 먹을 수 있는 큼직한 고추다
난 마당 바비큐 때 쌈장에 찍어 먹었다

직장 동료가 만들어 온 주먹밥

우메보시( 일본식 매실 장아찌)를 담갔다고 한다
우메 보신 한국 매실 장아찌와는 달리 아주 씨고 짜다
처음 먹을 땐 나무 시어서 인상을 잔뜩 찌푸려 가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엔 이건 도저히 못 먹겠다 싶었는데 히로를 가졌을 때 신게 당겼고 그때 우메보시를 먹을 수 있게 되었었다
예전에 나도 직접 담가 본 적이 있는데 소금에 절이고 밀리고 하는 꽤 귀찮아서 한번 담궈 보고는 끝!
우메보시를 담글 때 보랏빛 시소 잎이 들어간다 (깻잎 같이 생긴건데 보통은 초록색인데 우메보시를 담글때 보라빛 시소 잎을 넣어 색을 입힌다 우메보시를 담그고 나면 시소 잎은 바짝 말려서 갈아서 밥에 뿌려 먹기도 하는데 이걸 유까리라고 한다 )
나의 수제 블루베리 잼은
우메보시를 담그고 남은 시소로 만든 유까리를 넣고 만든 주먹밥이랑 우메보시로 돌아왔다

미혼인 그녀는 꽤 요리를 잘한다
요즘 주부들도 잘 안 담그는 우메보시를 직접 담갔다고 한다
색이 참 곱다

말로는 누가 사 온 건데 집에 먹을 사람이 없어서라며 가져 왔는데 모르겠다
진짜이지 아니면 블루베리 잼에 대한 답례로 사 온 건지 …
초코바 과자가 달콤하다

 

레이나 상의 야마나시에 사는 친척이 보내왔다는 샤인 머스켓
살려면 꽤 비싼데 …
나의 블루베리 잼이 샤인 머스켓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 2개
유미꼬상 친척이 농사 지은 걸 보내 온 건데 유미꼬상 엄마가 김상 갖다 주라며 챙겨 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블루베리 잼이 배가 되어서 돌아왔다

정말 뭔가를 바라고 블루베리 잼을 나눈 게 아닌데 정말 여러 가지 형태로 나에게로 돌아왔다
마치 물물교환을 한 것 같다
사실 내가 블루베리 잼을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레이나나 유미꼬상은 제철이 되면 친척이 보내온 과일이나 쌀 같은걸 나에게 주곤 한다
언니 유미꼬도 텃밭에서 가꾼 오이다 가지다 때론 집에서 딴 키위를 가져다주곤 하니까 줬으니까 받은 물물교환이 아니긴 하지만 …

뭐 주고받고 나쁘진 않다
줘서 기쁘고 받아서 기쁘고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을 한꺼번에 다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