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츠분節分이다
세츠분은 입춘의 전날로 일본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날 중 하나이다
잡귀를 쫓고 무병 장수하라는 의미로 집 밖으로 콩을 던지고 한 입에 배어 먹기 힘들 정도로 굵은 김밥을 먹는 날이다
김밥은 칼로 자르면 안 되고( 칼로 자르면 좋은 인연을 잘라낸다는 의미가 있어서 자르지 않고 베어 먹어야 한다)
올 해의 좋은 방향을 바라보며 다 먹을 때까지 말을 하면 안 되고 등등등 … 많은 룰이 있는데 중요한 건 굵은 김밥 먹는 날이다
세츠분의 기원은 분명 전통과 문화에서 출발했겠지만
어찌 보면 밸런타인처럼 김밥을 파는 상술이지
않을까 싶다
2월 3 일 세츠분이 되면 마트나 편의점인 각종 김밥으로 가득하다
초밥집에선 크리스마스 케이크처럼 미리 주문을 받기도 한다
일반 김밥의
3배 혹은 4배나 더 굵은 김밥을 속 재료에 따라 한 줄에 최소 1200엔 정도다
울 동네 마트에 가 보니 연어 같은 해산물이 들어간 김밥은 한 줄 2600엔도 있었다
히로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나 같은 외국인이 굳이 ㄹ본 문화 따라 할 필요 없을 것 같아 그냥 넘어 갈려고 했는데

회사 동료 유미에게서 라인이 왔다
유미는 엄마랑 함께 만들었다며 …
사진을 보니 어차피 저녁은 만들어어 하고 그렇다면 나도 만들까 싶어서 …

마트로 달려가 연어만 사 가지고 왔다
평소보다 연어가 훨씬 더 비쌌다
오이 아보카도 계란 단무지 당근 등등
집에 있는 재료로 급히 만들었다

보통 김밥보다 훨씬 더 굵은 太巻き를 만들었다
욕심을 내서 속 재료를 삐져나올 정도로 꽉 채웠다

내 거 한 줄
우리 집 자기야 꺼 한 줄
워낙 굵어서 한 줄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집 단톡방에 올렸더니 연어를 너무 좋아하는
히로의 반응은 “ 연어 샀네 …”
혼자 하는 서울 살이에 연어 먹을 일이 없어서일까
연어가 먹고 싶은가 보다 …

미역국 한 그릇 끓여내면 오늘 저녁은
끝!

이렇게나 굵다
결국 양이
너무 많아서 나는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건 우리 집 자기야가 먹었다
오늘은 세츠분 일본에서는 恵方巻き라고 해서 한해의
무병장수를 시원하며 굵은 김밥을 먹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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