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꼬가 15년 전 우리 집에 오게 된 계기는 히로였다
형제가 없는 히로에게 모꼬는 동생이었다
흔히들 동생이 생기면 동생에게 질투를 한다고 하는데 형제 없는 히로는 그런 걸 모르다가 모꼬가 우리 집에 오면서 그 질투란 걸 했었다
내가 모꼬를 안고 쓰다듬고 뽀뽀하며 애정 표현을
하면 내 품에서 모꼬를 뺐어 가곤 했었다
그게 히로가 초등 3 , 4 학년 때쯤 일이다
모꼬가 있어서 그 무섭다는 중 2병은 히로에게는 거의 없었다
엄마랑 틀어져 맘 상해도 저녁에 함께 모꼬랑 산책을 하면 서 자연스레 풀리곤 했었고 그 무섭다는 사춘기에 모꼬 때문에 대화가 끊이지 않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가 모꼬에게 해 준 것보다 모꼬로 인해 우리가 받은게 더 많은것 같다
울 부부 오랜 시간 평탄하게 살아온 것도 모꼬가 딸처럼 우리 부부 사이에 있어서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모꼬에게 받은 게 너무 많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히로에게 여동생 같은 존재인 모꼬의 상태를 히로는 자세히 몰랐다
히로가 호주에 가기 전 모꼬는 건강했었다
히로가 호주에 가 있는 사이 신장병이란 걸 알았다
히로가 호주에서 돌아왔을 때도 모꼬는 약을 먹고 있었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지난 11월 히로가 한국으로 떠날 때도 모꼬는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히로가 한국으로 떠난 한 달 후에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이란 12월에 전날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었는데 밤에 갑자기 경련을 하고 눈이 뒤집히고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고통스럽고 불안한 밤을 지새웠다
그때 나랑 우리 집 자기야는 모꼬가 그 밤을 넘기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섭고 두려워 밤새도록 모꼬를 돌보며 울었었다
다음 날 아침 거짓말처럼 모꼬는 살아났다
병원에서 검사를 한 결과
신장, 간장, 호르몬 수치, 갑상선 …
모든 수치가 정상치를 훌쩍 넘었다
의사 선생님 말이 이 수치로 이렇게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 하셨다
그날부터 지금 까지 복용하던 신장 간장약들을 끊고 매일매일 수액을 맞았다
먹고 싶은 거 뭐든지 먹이라 하셨다
사실상 포기 선언이었다
하지만 모꼬는 수액을 맞으며 기력을 찾았고 지난 3 개월간 바다로 여행도 가고 매주 강가 캠핑장으로 다니며 고맙게도 잘 견뎌 주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대단하다고 하셨다
히로에겐 모꼬의 상태를 알리지 않았다
그저 잘 있다고 했다
모꼬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
형제들 카톡 단체방에

모꼬 사진과 함께 모꼬가 갔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히로에게 비밀로 했었지만 친정 식구들은 모꼬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내가 이 카톡을 보내자마자
히로에게서 “ 무슨 뜻이야? ”라는 메시지가 왔다
아차차 …
잊고 있었다
히로가 한국에 가면서 히로도 이 단체방에 들어와 있다
는 걸 난 잊어버렸다
히로에게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히로가 알아 버렸다
이젠 히로에게 더 이상 숨길수가 없어서 히로에게 전화를 했고 히로가 한국으로 떠난 후부터의 모꼬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을 했고 엄마 아빠 품에 안겨서 편하게 잘 갔다는 얘기를 전하며 나도 울고 히로도 울고
우느라 뭔 말을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히로에게 모꼬의 상태를 전하지 않은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상태였지만 모꼬는 지난 3 개월간 너무 잘 지냈다
정말 얘가 그렇게 심각한 상태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너무 잘 먹었고 하루에 대변을 세 번 네 번 볼 정도로 식욕이 왕성했다
어떤 날은 컨디션이 나쁜 날도 있었지만 다음 날은 다시 컨디션을 회복했고 비록 안겨서였지만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했었고 여행도 다니며 수액만 아니면 모꼬가 투병중이란 걸 잊어버릴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었다
우리 집 자기야가 모꼬가 히로를 기다리는 게 아닌가 했었다
그렇다면 히로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모꼬의 상태를 히로에게 전하면 히로는 일본으로 돌아올 테고 그럼 모꼬가 안심하고 훌쩍 떠나버릴 것 같아서 그래서 히로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모꼬를 화장하고 시댁으로 돌아온 저녁 …
전날 저녁에 내 품에 안겨 있던 모꼬가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모꼬가 없는 방에 있고 싶지 않아서 잠시 바람 쐬고 오겠다고 했더니 그런 내가 걱정이 되었는데 우리 집 자기야도 따라나섰다

전날 모꼬와 함께 한 마지막 하나미 ( 꽃구경 피크닉)를 했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과 하루 전 모꼬를 안고 걸었었는데 …
한참을 걸었다
우리 집 자기야랑 모꼬가 편히 잘 갔다며 서로를 위로하며

모꼬가 없다는 게 믿기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갑게
맞아 줄 것 같은데 …


지금도 현실이 아닌 것 같다
아직 모꼬가 없다는 게 와닿지 않는다
지난 12월에 위기의 그 밤을 겪고 모꼬 간병을 하면서 각오를 했었고 멀지 않아 모꼬가 떠날거라고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크다

모꼬는 아직 우리 곁에 있을까?
아님 저 하늘로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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