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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모꼬짱 이야기

모꼬야 집에 가자

by 동경 미짱 2026.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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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5개월을 가족으로 함께 했던 모꼬는 집이 아닌 시 아버지 생신을 맞아 방문한 시댁에서 힐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우리 집 자기야와 내가 다 함께 모여 있던 일요일 오전에 무지개다리를 떠났다
내가 안고 있다가 모꼬를 감싸고 있던 시트를 뽀송뽀송한 새 걸로 바꿔 주려고 “ 자기야 모꼬 잠깐 안고 있어” 하면서 모꼬를 자기야 품에 안겨 준 그 순간 숨을 거뒀다
참 욕심도 많은 아이 …
내 품에 아빠품에 다 안겨보고서는 아주 편안하게 떠나갔다
집이 아닌 시댁에서 눈을 감았지만 동경으로 돌아와 집에서 장례를 치울까도 생각했지만 시댁까지 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서 떠난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다 함께 장례를 치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국 나고야의 시댁에서 모꼬를 보내기로 했다

반려 동물 장례식장도 있고 직접 화장장까지 가지 않아도 전화 한통하면 집 앞으로 화장 시설을 갖춘 장례차가 와서 집 앞에서 화장을 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시 아버지가 근처 절에서 사람 장례뿐 아니라 반려 동물 장례도 한다고 들었다며 이왕이면 스님의 불경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절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해서 절에서 장례를 치렀다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치고 화장을 한 후 유골함에 담긴 모습으로 모꼬는 내 품에 안겼다


시 아버지는 이 절에 모꼬의 유골을 안치하는 게 어떻게냐고 물으셨다
절에서 49제를 비롯 봉납 등등 모든 관리를 해 주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지만 나와 우리 집 자기는 단번에 싫다고 했다
모꼬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
아무리 절이라지만 멀고 먼 나고야에 두고 갈 수가 없다
당연히 집으로 데려가야지
모꼬야 이제 집에 가자

동경으로 돌아오는 길
지난 8월에 자기야랑 나랑 시드니에서 돌아 온 히로랑 그리고 모꼬랑 온 가족이 시댁에 갔었었다
히로가 호주에 가 있었던 터라 오래간만에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겸 시댁 방문이었다

그때 바로 이 강에서 휴식을 취했었다
모꼬도 함께 내려 두 발로 당당하게 이 강변을 산책했었었다

우리 집 자기야가 잠깐 들러 가자고 했다
원래는 기차역이었는데 지금은 폐쇄가 된 기차역 옛터이다

모꼬의
유골함을 들고  옛 기차역사를 걷고 있는 우리 집 자기야..
이쁘게 핀 벚꽃
그리고 촉촉하게 내리는 비 …

비로 인해 벚꽃 잎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떨어진 꽃잎이 꽃딜을 만들었다

마치 모꼬가 가는 그 길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
위에는 이쁜 벚꽃이 만개를 했고
하늘에선 눈처럼 벚꽃 잎이 흩날리도
바닥엔 떨어진 벚꽃 잎이  꽃길을 만들고
촉촉하니 비 바저 내린다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 …
차 안에서 우리 집 자기야랑 내내 모꼬 이야기를 했다
우리 집 자기야는 부모님 앞에서 너무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하며 애써 참아 왔던 울음을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모꼬 이야기를 나누다 터져 버리고 말았다
조수석에서 모꼬 유골함을 꼭 안고 있는 나에게 우리 집 자기야는 말했다
“ 집에 가서 현관문을 열면 모꼬가 있을 것 같아 ”
그렇지? 현실은 내 품 안에 유골함이 안겨져 있지만 나도 그래  집에 가면 모꼬가 집에 있을 것 같아 …


모꼬의 유골함은 히로가 돌아 올 때까지 집에 둘 예정이다
항상 앉아 있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남쪽 마당이 보이는 창가에 …
반려견 유골을 집에 두는 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히로가 돌아올 때까지는 집에 두고 싶다
히로가 집에 돌아오면 다 함께 모꼬와의 이별을 할 생각이다
모꼬야 이제 집에 왔어
편히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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